신세대 레이더 기술을 활용한 전례 없는 정밀 조사가 곧 이집트 룩소르 인근 '왕들의 계곡'에 자리한 투탕카멘 무덤(KV62) 내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탐사의 핵심 목적은 무덤 안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빈 공간, 즉 미지의 공동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검증하는 것이다.

이집트 왕들의 계곡에 위치한 투탕카멘의 매장실 내부 모습.
수개월간 중단 상태였던 심층 탐사가 드디어 재개된다. 제18왕조의 젊은 파라오 투탕카멘의 지하 무덤에서 미지의 공간을 찾는 작업은 여전히 유효한 과제다. 다만 이번에는 탐사 주체가 바뀐다. 이탈리아 토리노 공과대학교(Polytechnic University of Turin) 소속 과학자들이 최신 세대 레이더 장비를 갖추고 왕들의 계곡을 방문해, 1922년 영국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가 발견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 무덤을 정밀 조사할 계획이다.
프랑코 포르첼리(Franco Porcelli) 단장은 "며칠에서 몇 주에 걸친 엄격하고 체계적인 과학적 작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토리노 공과대학교 응용과학기술학부 물리학 교수이자 이 프로젝트의 총괄 책임자다. 예비 조사는 앞으로 몇 주 안에 시작될 예정이다.
2016년, 전 세계를 숨 죽이게 만들었던 투탕카멘 무덤 탐사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2016년, 투탕카멘 무덤에서 진행된 새로운 탐사는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는 미국 애리조나 대학교 소속 영국 출신 이집트학자 니콜라스 리브스(Nicholas Reeves)가 제기한 추측에서 비롯되었다. 그의 가설은 이렇다. 19세의 나이로 요절한(기원전 1324년경) 젊은 왕 투탕카멘의 영원한 안식처 어딘가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 미지의 방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은 투탕카멘을 위해 마련된 무덤은 없었다. 사제들은 젊은 파라오를 원래 그를 위해 준비되지 않은 무덤에 안장했는데, 니콜라스 리브스에 따르면 그곳은 아버지인 파라오 아크나텐의 왕비였던 네페르티티(Nefertiti) 여왕의 무덤이라는 것이다.
이 이론을 뒷받침하기 위해 리브스는 프랑스 회사 팍툼 아르테(Factum Arte)가 왕실 지하 무덤의 복제품(파키미레) 제작 과정에서 촬영한 초고해상도 이미지(100~700마이크론) 분석에 의거했다. 이를 통해 그는 두 개의 봉인된 출입구 흔적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온라인에 게재한 문서에서 리브스는 투탕카멘 무덤에 벽화 뒤에 은닉된 '두 개의 비밀의 문'이 있다고 평가했다. 하나는 현재 매장실 서쪽 면에, 다른 하나는 북쪽 벽 뒤에 있다는 설명이었다.

카이로(이집트)에서 촬영된 당시 이집트 유물부 칼레드 알아나니(Khaled Al-Anani) 장관. 사진 출처: Francisco Carrion
일본 전문가 와타나베 히로카츠(Hirokatsu Watanabe)가 수행한 초기 열분석과 지하 투과 레이더 탐사 결과는 처음에 당시 이집트 유물부 장관이었던 맘두흐 엘다마티(Mamdouh Eldamaty)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그는 북쪽과 서쪽 벽 너머에 두 개의 미지 공간이 존재할 가능성이 90%라고 판단했다. 일본 전문가의 레이더 탐사 예비 분석 역시 이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했고, 이 결과는 2016년 3월 17일 목요일 카이로에 있는 유물부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엘다마티 장관 본인에 의해 공식 발표되었다.
미디어 열풍이 가라앉기를 기다려야 했던 시간
그러나 왕들의 계곡은 균열과 자연 공동으로 가득한 지형이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협회(National Geographic Society) 팀이 수행한 두 번째 통제 레이더 스캔은 같은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고, 이는 곧바로 연구자들과 전 세계 언론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2016년 5월 카이로에서 개최된 국제 학술회의 역시 이러한 결과의 해석을 놓고 과학계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이러한 사건들이 이집트 유물부 장관 교체 시기와 겹치면서, 해당 프로젝트는 보류 대상이 되었다. 과열된 미디어 열풍이 식을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그 긴 잠복기는 9개월에 달했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과학적 제안들이 신임 이집트 유물부 장관 칼레드 알아나니(Khaled al-Anani)의 승인을 얻게 되었다. 그 자체가 이집트학자이기도 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취소한 적이 없다. 다만 과학 기관과 협력하기를 선호했을 뿐이다. 이탈리아 측에서 진지한 제안이 들어왔고, 상임위원회가 이를 검토한 후 승인했다." 그는 스페인 일간지 '엘 문도(El Mundo)'와의 독점 인터뷰에서 이처럼 요약했다.
그는 전임자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덧붙였다. "우리는 과학과 그 방법론에 시간을 줘야 한다. 이번 새로운 조사는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공동이 존재할 수도 있고,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네펠르티티의 무덤을 발견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렇게 강조했다. "나는 학자다. 우선 공동의 존재를 입증해야 하고, 만약 존재한다면 그것이 무덤인지 아닌지를 특정해야 한다. 만약 무덤이라면 누구의 것인지 조사해야 한다. 우리는 아직 그 단계까지 오지 않았다!"
프랑코 포르첼리와 그의 팀에게 이번 세 번째 레이더 정밀 탐사는 니콜라스 리브스가 제기한 가설들에 대한 최종적인 답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로 리브스도 내셔널 지오그래픽 협회도 이번 새로운 연구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나아가 이 조사가 왕들의 계곡 전역으로 확대된다면 또 다른 무덤들을 발견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아멘호테프 1세, 투트모세 2세, 라무세스 8세의 무덤은 물론, 수많은 왕비들의 무덤이 아직도 발굴되지 않은 채 남아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