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달에 남겨진 수백 점의 유물, 인류의 '달 유산'으로 보호해야 할까?

달 표면에는 로버 3대, 성조기 6개, 추락하거나 착륙한 탐사선 수십 기, 각종 도구, 카메라, 심지어 우주인들의 폐기물까지 셀 수 없이 많은 물체들이 흩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잔해의 집합이 아니라 '인류의 달 유산'으로 등재해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달에 남겨진 수백 점의 유물, 인류의  달 유산 으로 보호해야 할까?

1971년 8월 1일 달 표면을 주행하는 아폴로 15호 로버.

비영리단체 '포 올 문카인드(For All Moonkind)'에 따르면 현재 달에는 인간의 흔적이 남아 있는 장소가 약 100곳에 달하며, 월면에 놓여 있는 물질의 무게만 최소 167톤에 이른다고 합니다.

최초의 달 탐사선과 착륙선들

달과 최초로 접촉한 인공물체는 1959년 9월 13일의 소련 루나 2호였습니다. 미국과의 '우주 경쟁' 속에서 발사된 이 390kg짜리 탐사선은 비의 바다(Mare Imbrium)에 충돌했으며, 충돌 시 대부분 증발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후 소련의 루나 계획, 미국의 레인저와 서베이어 계획 등 다수의 탐사선과 착륙선이 잇달아 달을 찾았습니다.

달에 남겨진 수백 점의 유물, 인류의  달 유산 으로 보호해야 할까?

NASA의 달착륙선 서베이어 모형(1966년). 출처: NASA

달 표면을 처음 밟은 인류

인류가 처음으로 달 흙을 밟은 것은 1969년 7월 20일의 일입니다. 주인공은 미국의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었죠. 두 우주인은 고요의 바다에서 총 22시간을 보낸 뒤 귀환했는데, 그 과정에서 달착륙선 하부 단계(LEM), 카메라, 부츠, 펜치, 기념품, 그리고 배설물 수집 장치 4개까지 불필요한 짐들을 전부 뒤로 남겨두었습니다. 당시 NASA는 약 50개의 물체를 확인했으며, 이후 5차례의 아폴로 임무를 통해 수백 점의 물체가 추가로 달에 남게 되었습니다.

달에 남겨진 수백 점의 유물, 인류의  달 유산 으로 보호해야 할까?

달 표면에 남은 인류의 발자국. 출처: AFP - Simon MALFATTO

'포 올 문카인드'의 노력: 달 탐사의 흔적을 지켜라

'포 올 문카인드' 설립의 계기는 2017년 유럽우주국(ESA) 국장 얀 뵈르너가 "달에 가서 미국 국기를 가져오겠다"고 농담한 데서 시작됐습니다. 미시시피대학교 법학 교수이자 공동설립자인 미셸 한론은 "현행법상 이러한 유적지는 전혀 보호받지 못한다"며, "누군가 LEM(달착륙선)에 접근하고 싶어도 이를 막을 국제법 조항이 없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달에 남겨진 수백 점의 유물, 인류의  달 유산 으로 보호해야 할까?

1969년 11월 아폴로 12호 승무원이 달에 남긴 카메라. 출처: NASA/AFP - Handout

한론 교수는 AFP에 "발자국, 로버 바퀴 자국, 고고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유물들이 있는 곳조차 어떠한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달 먼지는 유리보다 날카로워 장비에 조금만 묻어도 손상을 일으킬 수 있기에, 머지않아 관광객들이 아폴로 유적지를 파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우발적이든 고의적이든, 이를 방지할 안전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우주조약과 상충하는 보호 의지?

이러한 우려에 NASA는 아폴로 유적지 2km 이내 착륙 금지 등의 '권고안'을 채택했고, 미국 의회에서도 이를 사실상의 문화유 보호구역 및 금지구역으로 지정하는 법안이 발의되었습니다. 그러나 우주법 전문가 잭 비어드 교수 등 일부는 "국가들의 자유로운 우주 이용과 탐색을 제약하는 것은 우주조약의 근본 원칙에 어긋난다"고 반박합니다.

실제로 1967년에 체결된 우주조약은 이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달은 "주권 선언, 점용, 점거 등 어떠한 방식으로도 국가 전유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조약은 모든 우주 물체를 반드시 한 국가에 등록해야 하며 해당 국가가 영구적으로 책임을 진다고 규정합니다. 동시에 아폴로 기념품 도난 같은 행위도 금지됩니다. 이는 달의 무정부 상태를 막고, 우주 어디에 있든 물체의 소유권을 발사국에 귀속시키기 위한 장치였습니다.

조약대로라면 달은 '무법지대'가 될 위험

그러나 우주법의 공백은 유산 보호 문제를 넘어 법학자들, 우주 기관, 그리고 유엔마저 걱정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향후 수십 년 안에 달 교통량이 본격화될 것이 분명한데, 이 조약에 담긴 모호한 협력 원칙만으로는 이 현실을 규율하기에 역부족입니다. 실례로 2019년 한 해에만 중국 로봇과 이스라엘의 민간 탐사선이 달에 연달아 추락했으며, 인도의 탐사선 발사도 예정돼 있고, 미국은 2024년 우주인들을 달 남극에 보낼 계획입니다.

달에 남겨진 수백 점의 유물, 인류의  달 유산 으로 보호해야 할까?

2011년 9월 6일 미국 LRO 위성이 촬영한 1972년 아폴로 17호 착륙 지점. 로버가 남긴 흔적이 보인다. 출처: NASA/GSFC/ASU/AFP/Archives - HO

이후 수백 개의 우주 스타트업이 생겨났고, 그중 상당수는 달과 소행성의 물, 광물 자원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라이덴대학교 우주법 교수 탄야 마송은 AFP에 "분명히 갈등의 소지가 있다"며 "무법지대가 되지 않으려면 반드시 규칙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정지 궤도 위성 관리 방식처럼 주권을 부여하지 않으면서 우선권을 공정하게 배분하는 국제기구 설립을 제안했으며, '오염' 문제와 관련해서는 "달에 폐기물 처리장을 마련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글: 마르고 아벨로(Margaux Abello), AFP 통신 협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