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자들이 과테말라 북부 페텐(Petén) 지역에서 마야 역사상 가장 오래된 통치자 중 한 명의 무덤을 발견했습니다.

최근 과테말라 엘페루-와카 유적에서 발견된 마야 통치자의 유해 주변에 놓인 공물들
결정적 단서는 붉은 진사를 입힌 옥 가면
도자기 항아리 약 20점, 태평양의 바다에서 나는 신성한 조개 스폰딜루스(spondylus), 옥 장신구, 조각 펜던트까지. 이것이 고고학자들이 과테말라 티칼에서 78km 떨어진 라구나 델 티그레(Laguna del Tigre)에 위치한 엘페루(El Perú), 일명 와카(Waka') 유적에서 갓 발굴해낸 정교한 공물들입니다. 페텐의 울창한 정글 한복판에서 과테말라 고고학자들이 속한 '엘페루-와카 고고학 프로젝트(Proyecto Arqueológico El Perú-Waka)'는 훼손되지 않은 채 남아 있던 한 군주의 무덤을 세상에 드러냈습니다.
도자기 분석 결과 이 마야 통치자의 매장은 서기 300~350년경으로 잠정 연대가 책정되었으며, 이는 과테말라 해당 지역에서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왕실 무덤입니다. 산카를로스 대학교(과테말라)의 후안 카를로스 페레스 칼데론(Juan Carlos Pérez Calderon), 펜실베이니아 블룸즈버그 대학교의 다미엔 마르켄(Damien Marken), 세인트루이스 워싱턴 대학교 인류학과 데이비드 프리델(David Freidel) 교수 등 프로젝트 공동 책임자들은 최근 과테말라 문화부가 주관한 학술 심포지엄에서 이번 성과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 소식을 전한 온라인 저널 Phys.Org에 따르면, 이 무덤은 서기 2세기경 등장한 마야 왁(Wak) 왕조의 초기 군주 중 한 명이 영면한 안식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흥미롭게도 연구진은 도시의 의례 건축물 하나 아래에 있는 터널을 탐사하던 중 이 매장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무덤 주인이 왕족임을 입증한 결정적 증거는 바로 붉은 진사(辰砂) 가루, 즉 천연 황화수은으로 뒤덮인 아름다운 옥 가면이었습니다. 진사는 피, 곧 생명의 근원을 상징하는 물질로, 이 가면에는 마야 신화의 주요 신격 중 하나인 옥수수 신에게 바치는 왕실 문장이 담겨 있었습니다.

무덤에서 출토된 진사 가루로 덮인 옥 가면. © 와카 고고학 프로젝트, 과테말라 문화체육부
전문가들은 "서기 4세기 초에 다스린 것으로 역사에 알려진 왁 왕국의 왕, 테찬 아크(Te' Chan Ahk)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본래 군주의 얼굴을 덮도록 제작되었던 이 귀중한 가면은 긴 세월이 흐르면서 시신의 얼굴에서 미끄러져 내려온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같은 형태의 녹색 석재 가면은 이미 1960년대 인근의 명문 유적인 티칼에서도 발견된 바 있습니다.

태평양산 스 폰딜루스 두 종(Spondylus princeps와 S. calcifer)은 남미·중미·북미의 수많은 선사시대 문화에서 중요한 의례적·제사적 의미를 지닌 조개였다. © Mary Evans/Sipa
무역로를 장악한 번영의 도시, 엘페루-와카
엘페루-와카는 기원전 500년부터 서기 800년경까지 사람이 거주한 도시였습니다. 이곳은 리오 산 페드로 마르티르(Río San Pedro Mártir) 강 북쪽의 전략적 요충지에 자리해 광역 무역로를 통제할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큰 번영을 누렸습니다. 당시 강대한 마야 수도였던 칼락물(Calakmul)과 티칼(Tikal)과도 가까웠던 이 유적은 1960년대 석유 탐사대에 의해 처음 모습을 드러냈으며, 2003년부터 본격적인 발굴 조사가 이어지면서 지금까지 여러 귀족층 인물들의 무덤이 잇달아 발굴되고 있습니다.
*출처: "Tomb of Early Classic Maya Ruler found in Guatemala", Phys.Org, 2017년 9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