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폼페이에서 역사상 가장 긴 비문이 새겨진 기념비적인 무덤이 발굴되었습니다.

길이 4m에 달하는 비문이 새겨진 이 거대한 무덤은 이탈리아 폼페이의 스타비아 문(Stabiae Gate) 인근에서 발견되었습니다.
고고학계를 흔든 폼페이의 새로운 발견
나폴리 남쪽에 자리한 고대 도시 폼페이는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단 하루아침에 사라진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적지입니다. '그란데 폼페 프로젝트(Great Pompei Project)'의 일환으로 진행된 행정 건물 복원 및 정비 작업 도중, 이탈리아 고고학자들은 도시의 주요 입구 중 하나인 스타비아 문 근처에서 우연히 거대한 무덤을 발굴하게 되었습니다.
이 무덤의 주인은 그나이우스 알레이우스 니기디우스 마이우스(Gnaeus Alleius Nigidius Maius)로 추정됩니다. 그는 화산 폭발 재난이 일어나기 1년 전에 세상을 떠난 인물로, 고대 도시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검투 경기 주최자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검투 경기는 무려 2만 석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원형경기장에서 열렸습니다.
무덤에 새겨진 고인의 생애 이야기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이 무덤에는 길이 4m에 달하는 비문이 새겨져 있으며, 이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폼페이 유적지에서 발견된 것 중 가장 긴 비문입니다. 이탈리아 일간지 '나폴리 레푸블리카(Napoli Repubblica)'에 따르면, 이 비문에는 고인의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들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결혼, 성대한 연회, 시민들에게 베푼 선물, 검투 경기 개최, 그리고 야생 짐승과의 대결까지 다양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폼페이 고대 유적지에서 발견된 가장 긴 비문 © Cesare Abbate /AP/SIPA

폼페이에서 출토된 검투사 투구 © Luisa Ricciarini /Leemagne/AFP
공식 발표와 미스터리 프레스코화와의 연관성
이번 발견의 학술적 중요성을 고려하여, 2017년 7월 26일 나폴리 프레데리코 2세 대학교 고전고고학 교수이자 폼페 관리국 총괄 디렉터인 마시모 오산나(Massimo Osanna)가 언론을 통해 공식 발표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장례 기념물이 과거에 발견된 프레스코화들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는 것입니다. 해당 프레스코화에는 검투사들의 모습과 행렬 장면이 묘사되어 있으며, 현재 나폴리 고고학 박물관 소장품 보관소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그동안 연구자들은 이 프레스코화가 폼페이 어느 지역에서 출토된 것인지 파악하지 못했는데, 이번 무덤 발견이 그 오랜 미스터리를 풀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참고로 폼페이 유적지는 1709년부터 알려지며 본격적인 탐사가 이루어져 온 곳으로, 250년 넘는 시간 동안에도 여전히 새로운 발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폼페이 유적지 출토 검투사 전투 장면 프리즈, 나폴리 고고학 박물관 소장 © Courtesy Archaeological Museum of Nap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