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1만4천 년 전의 기적, 스페인 바스크 아이츠비타르테 동굴에서 발견된 들소 벽화

1만4천 년 전의 기적, 스페인 바스크 아이츠비타르테 동굴에서 발견된 들소 벽화

스페인 바스크 지방의 한 동굴 깊숙한 곳에서 약 1만4천 년 전으로 추정되는, 보기 드문 선사시대 그림들이 우연히 발견되었습니다.

1만4천 년 전의 기적, 스페인 바스크 아이츠비타르테 동굴에서 발견된 들소 벽화

스페인 바스크 지방에서 처음 공개된 구석기 시대 예술 작품들. 그중에서도 점토 위에 새겨진 이 들소 그림은 학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스페인에서는 전례 없는 발견

선사시대. 스페인에서는 유례를 찾기 어려운 발견입니다! 약 1만4천 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열다섯 점 남짓한 탁월한 동물 그림들이, 스페인 바스크 자치주 기푸스코아(Gipuzkoa) 주 에렌테리아(Errenteria) 인근의 구석기 시대 동굴 '아이츠비타르테 IV'에서 우연히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말, 들소, 사슴 등의 형상은 손가락으로 점토 벽면에 직접 그리거나 부싯돌로 파내어 표현되었는데요. 이번 발견은 올해 4월 초에 이루어졌으나, 그 실체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7월 중순이 되어서였습니다.

빌바오 출신 선사학자이자 프랑스 툴루즈 르 미라유 대학교 TRACES-UMR 5608 연구소 연구원인 디에고 가라테 마이다간(Diego Garate Maidagan) 박사는 사이앙스 에 아브니르(Sciences et Avenir)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발견은 스페인과 칸타브리아 지역에서 전례 없는 사례"라고 강조했습니다.

1만4천 년 전의 기적, 스페인 바스크 아이츠비타르테 동굴에서 발견된 들소 벽화

아이츠비타르테 동굴에서 발굴된 마들렌 문화기의 들소 그림. © Diego Garate / Guipuzkoa

이 지역에서 처음 확인된 입체 조형 기법

현장에 있었던 전문가들은 이 작품들의 정교한 조형에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평면에 머물지 않고 입체감과 사실성을 살린 이 기법은 해당 지역에서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것으로, 작품들이 놀랍도록 잘 보존된 상태로 발견된 것도 큰 의미를 갖습니다. 갤러리 탐사가 아직 끝나지 않아 그림의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동물 그림 외에도 손자국 하나와 두 개의 '여성 성기(외음부)' 형상이 함께 확인되었습니다.

1만4천 년 전의 기적, 스페인 바스크 아이츠비타르테 동굴에서 발견된 들소 벽화

'여성 성기' 형상 중 하나의 3D 스캔 이미지. © Diego Garate / Gipuzkoa

마들렌 문화기의 여성 상징

발견된 여성 상징 형상은 여성의 몸을 상징하는 알레고리로, 그중 하나는 길이가 1미터를 넘습니다. 이는 구석기 시대 후기의 마지막 단계인 마들렌 문화기(Magdalenian, 기원전 1만7천~1만2천 년경)에서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는 주제로, 이번 선사시대 작품들 역시 이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동굴 탐사가가 만든 기적의 보존

디에고 가라테 박사는 "이 창작물들은 깊은 수직 갱도를 통과해야만 도달할 수 있는, 접근이 극도로 어려운 구역에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이번 발견의 주역은 동굴 탐사가(스펠레올로그) 팀이었으며, 바로 그 험난한 접근성 덕분에 작품들이 수만 년 동안 완벽하게 '동결'된 채 보존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1만4천 년 전의 기적, 스페인 바스크 아이츠비타르테 동굴에서 발견된 들소 벽화

아이츠비타르테 동굴 벽화를 발견한 동굴 탐사가들. © Diego Garate / Gipuzkoa

1892년부터 이어진 연구, 그러나 아직 밝혀지지 않은 비밀

석회암 카르스트 지형에 자리한 약 30개의 천연 공동으로 이루어진 아이츠비타르테 동굴군은 1892년부터 알려지고 연구되어 왔지만, 아직 모든 비밀을 드러낸 것은 아니었습니다. 가라테 박사는 "2015년부터 그라베티안과 마들렌 문화기의 적토(붉은 산화철 안료) 흔적들을 접하기 시작했지만, 신선한 점토 위에 그려진 이 형상들처럼 이베리아 반도 전체에서 별난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제 과제는 극도로 취약한 이 유물들을 어떻게 연구하느냐입니다. 작은 접촉만으로도 훼손될 수 있는 만큼, 드론을 활용한 조사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인류 최초의 예술가들이 남긴 메시지가 어떤 방식으로 해독될지,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