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이집트학자 자히 하와스(Zahi Hawass)가 왕가의 계곡(Valley of the Kings)에서 새로운 무덤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그것은 과연 투탄카멘의 아내, 안케세나몬(Ankhesenamon)의 마지막 안식처일까?

이집트 룩소르 인근, 나일강 서안에 자리한 왕가의 계곡과 파라오들의 무덤 전경.
네크로폴리스(NECROPOLIS). 또 하나의 미스터리가 등장했다. 이집트학자들은 룩소르 근교 나일강 서안의 테베 네크로폴리스, 이른바 왕가의 계곡에서 아직 기록되지 않은 무덤을 찾아낸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이집트 고대유물최고위원회(SCA) 사무총장(2002~2011)과 전 국무장관을 역임한 저명한 고고학자 자히 하와스에 따르면, 이곳은 제18왕조(기원전 1570~1293년)의 파라오 투탄카멘의 '대왕비'이자 누나였던 안케세나몬의 무덤일 가능성이 있다.
이는 아직 하나의 가설에 불과하며, 2017년 7월 이탈리아판 내셔널 지오그래픽과의 인터뷰를 통해 처음 공개되었다. 이 가설의 근거는 2017년 2월부터 5월까지, 이집트 알민야 말라위 박물관 관장 아흐메드 엘라이티(Ahmed El-Laithy)의 감독 아래 리보르노 출신 이탈리아 전문가 팀이 수행한 지하 레이더 탐사다. 전기 비저항 단층 촬영 기술인 ERT(Electrical Resistivity Tomography)를 활용한 지반 조사 결과, 서부 계곡 일대에서 매장실로 이어지는 지하 입구로 추정되는 구조가 포착된 것이다. 특히 자히 하와스는 이미 2009년 이 지역에서 '기초 봉헌물(foundation deposits)'을 확인한 바 있는데, 이는 고대 이집트인들이 중요한 건축물을 세우기 전에 치르는 의식에서 묻어둔 도자기 조각과 각종 봉헌 물품들을 의미한다. 다만 현재까지 이러한 추측을 입증할 발굴 조사는 진행되지 않은 상태다.

옥좌에 앉은 투탄카멘과 그 곁에 선 왕비 안케세나몬. © Robert Harding/AFP
신중을 기하는 전문가들
"그곳에 무덤이 존재하는 것은 확실하지만, 누구의 무덤인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자히 하와스는 2017년 7월 18일 라이브 사이언스(Live Science)와의 인터뷰에서 한층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안케세나몬의 무덤이라는 가설은 투탄카멘의 후계자인 파라오 아이(Aÿ, KV23)의 무덤과 근접해 있다는 점에서 비롯되었다. 황금 가면의 젊은 파라오 투탄카멘이 19세의 나이로 급서(기원전 1324년)하자, 어린 왕비는 아이와 재혼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모든 학자가 이 견해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투탄카멘 사후의 왕권 승계는 고대 이집트 역사 전체에서도 가장 불투명한 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안케세나몬이 아이의 아내였다는 증거는 매우 빈약합니다. 아이의 즉위명과 안케세나몬의 이름이 함께 새겨진 파이앙스 반지, 이른바 '블랑샤르 반지(Blanchard ring)'만으로 결혼이 성립했다고 단언하기엔 부족합니다. 이러한 '연관성'은 단순히 투탄카멘의 장례 의식과 관련된 것일 수 있습니다. 게다가 그의 통치기 기념물에서 발견된 비문에 따르면, 아이의 배우자는 테이(Tey) 단 한 사람뿐입니다." 몽펠리에 폴발레리 3세 대학교(Université Paul Valéry-Montpellier III) 강사이자 이집트학자인 마르크 가볼드(Marc Gabolde)는 새로운 무덤의 존재 가능성과 잠재적 피장자의 신원 모두에 대해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케세나몬의 최후에 대해서는 우리가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하 무덤(hypogeum)의 존재 여부를 검증하기 위한 발굴 조사가 조만간 허가될 전망이다. 참고로 이탈리아 토리노 공과대학교 응용과학과의 주관 아래 진행된 이번 지구물리학적 탐사는, 투탄카멘의 무덤(KV62) 내부에 미지의 공간이 존재할 가능성을 연구하는 프로젝트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 2017년 7월 7일자 내셔널 지오그래픽 이탈리아판에 게재된 코멘트: "그렇다. KV23, 즉 투탄카멘의 늙은 후계자이자 네페르티티의 아버지로 추정되는 아이의 무덤 바로 옆이다. 2월부터 5월까지 리보르노 기술팀이 ERT로 수행한 검사에서, 하와스가 또 다른 왕실 무덤의 기초 봉헌물을 확인했던 지점의 암석에서 전도성 이상 징후가 감지되었다. 이 무덤은 투탄카멘의 어린 아내이자 네페르티티의 딸인 안케세나몬의 것일 가능성이 있다. 남편을 잃은 그녀가 아이와 재혼했다면, 이 논리대로라면 아이는 그녀의 할아버지가 되는 셈이다. 혈족 간의 또 다른 자식 없는 결혼은, 사실상 제18왕조의 종말을 상징하는 긴 근친혼의 행렬을 마무리짓는 에필로그나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