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의 '구시가지'가 무려 266일간의 치열한 전투 끝에 이슬람국가(IS) 조직의 손에서 마침내 탈환되었습니다. 순교의 도시라 불리는 이곳에서 유네스코급 문화유산이 어떻게 파괴되었는지 함께 되돌아봅니다.

2017년 7월 9일, 해방된 직후의 이라크 제2도시 모술의 구시가지 모습.
9개월간의 공세 끝에 함락된 IS의 '수도'
9개월에 걸친 공세 끝에 이라크 내 이슬람국가(IS)의 '수도'였던 모술은 2017년 7월 초, 이라크 정부군의 지휘 아래 들어오며 마침내 함락되었습니다. 이라크 하이다르 알아바디 총리가 모술 전역의 해방을 공식 선언했지만, 화면 가득 펼쳐진 것은 처참한 파괴의 현장이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이라크 제2의 도시는 수많은 시신이 널린 삐뚤빼뚤한 잔해의 무덤에 불과했습니다. 불에 타 무너진 건물들, 잿더미가 된 주택들... 그야말로 참상 그 자체였습니다.
2014년부터 지하드 세력은 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을 장악해 왔습니다. 이들은 주민들에 대한 범죄적 만행을 넘어, 실질적인 '문화 말살(cultural cleansing)'까지 감행했습니다. 아시리아 제국의 고대 수도 니네베 인근 땅에서 IS 이슬람주의자들은 2014년 7월, 나비 유니스(성경에서 요나로 알려진 예언자)의 영묘를 폭발물로 파괴했습니다. 이들은 이slam 순례지가 배교의 장소가 되었다고 주장하며 성역을 무찔렀던 것입니다.

2014년 7월 파괴된 직후의 나비 유니스 모스크. 사진 출처: Khalid Mohammed AP/AFP
불도저로 밀려버린 아시리아 제국의 보석, 님루드
IS는 2015년 2월, 전 세계에 충격을 주기 위해 파괴 장면을 촬영·유포할 목적으로 모술 고고학 박물관을 폭파했습니다. 특히 인간 머리를 한 거대한 날개 달린 황소 조각상 라마수(lamassu)가 부서지는 장면은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이러한 폭력은 근교 문화유산에 대한 대규모 파괴 행보로 이어졌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파르티아 시대 도시 하트라(기원전 1세기~기원후 1세기), 불도저로 완전히 유린당한 아시리아 제국의 보석 님루드, 그리고 기원전 8세기 아시리아 제국의 수도였던 '사르곤의 요새' 호르사바드(두르샤루킨)까지 모조리 파괴 대상이 되었습니다.
더욱이 2017년 6월에는 IS 지하드ists들이 상징적인 12세기 비뚤어진 첨탑으로 유명한 모술의 보물, 알누리 모스크마저 폭파하며 우상 파괴 행위를 계속했습니다. 이곳은 IS의 자칭 '칼리프'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유일하게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던 바로 그 장소이기도 했습니다.

IS의 파괴 전후 알누리 모스크와 상징적인 12세기 첨탑의 모습. 사진 출처: Mohamad el-Shahed / AFP
'마흔 예언자의 도시', 기독교 유산의 유린
테러 민병대는 '마흔 예언자의 도시'라 불린 모술의 풍부한 기독교 역사 유산 역시 끊임없이 파괴했습니다. 6세기에 지어져 이라크에서 가장 오래된 기독교 건축물이었던 성 엘리야 수도원은 2014년에, 노트르담 드 뢰르 교회와 모술 성모 마리아 교회는 2015년 2월에 불타 없어졌습니다. 구시가지에서는 칼데아 기독교 모술 성 토마스 교회만이 겨우 일부 벽체를 유지하고 있을 뿐입니다.
폐허 속에서 발견된 미지의 아시리아 궁전
2017년 2월 도시 동부 지역이 해방되었을 때, 즉각 현장으로 돌아온 고고학자들은 놀라운 발견을 하게 됩니다. 바로 요나(나비 유니스) 영묘의 잔해 아래에서 기원전 7세기로 추정되는, 학계에 알려지지 않았던 아시리아 궁전의 흔적이 발견된 것입니다. 이 유적은 IS가 굴착한 터널 작업 중 우연히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2017년 3~4월, 유네스코 정찰 임무의 일환으로 멸종 위기 문화유산 디지털 보존을 전문으로 하는 프랑스 기업 이코넴(Iconem)의 전문가들이 이곳에 진입할 수 있었습니다. 스타트업 창립자 이브 위벨만(Yves Ubelmann)은 사이앙스 에 자비르(Sciences et Avenir)에 "IS는 오래된 고고학 발굴 입구에서 갱도를 팠다"며 "이 미궁 속에서 우리는 스캐너를 사용해 그곳에 안치되어 있던 인상적인 바빌론 황소 프레스코화들의 3D 실측 작업을 의뢰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유엔은 모술 기반 시설 재건에만 10억 달러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문화유산의 복원까지 감안하면 모술의 상처를 아우는 데는 훨씬 많은 시간과 자원이 필요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