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아테네에서 발굴된 쇠사슬에 묶인 100구의 유골, 2500년 전 '정치적 처형'의 비밀을 밝히다

아테네의 고대 묘지(네크로폴리스)에서 쇠사슬에 묶인 100구의 유골이 발굴되었다. 고고학자들은 이들이 처형된 비밀을 풀기 위해 수사에 나섰다.

아테네에서 발굴된 쇠사슬에 묶인 100구의 유골, 2500년 전  정치적 처형 의 비밀을 밝히다

2017년 7월 7일, 인골은 아테네 미국 고고학교(ASCSA)의 실험실로 옮겨졌다.

이들은 누구였으며, 왜 살해당했는가? 아테네에서는 2,500년 이상 전 폭력적인 죽음의 흔적을 지닌 100구의 유골이 발견되면서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되었다. 범죄 현장은 그리스 도시의 옛 항구인 팔레론 해안 지역에 위치한, 기원전 8세기부터 5세기까지 사용된 광대한 네크로폴리스다. 아크로폴리스 기슭의 케라메이코스와 같은 다른 고대 아테네 묘지와 달리 이곳에는 기념비나 비문이 없다. 모래 흙에 파인 단순한 무덤들 사이로 장례 화덕의 잔해와 항아리들이 뒤엉켜 놓여 있는데, 이 항아리는 당시 신생아와 어린아이를 안치하던 '관'이었다.

아테네에서 발굴된 쇠사슬에 묶인 100구의 유골, 2500년 전  정치적 처형 의 비밀을 밝히다

분석 중인 두개골. 출처: ARIS MESSINIS / AFP

명백한 '정치적 처형'의 희생자들

역사 속 위대한 인물이 아닌 이름 없는 이들을 위해 마련된 이 부지에서 고고학자들은 2012년부터 기묘한 유골들을 발굴해 왔다. 손은 등 뒤나 배 위에서 결박되어 있었고, 발에 족쇄가 채워진 경우도 있었으며, 일부는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린 채 발견되어 최후의 순간까지 저항했음을 짐작하게 했다. 발굴의 절정은 2016년 봄, 쇠사슬에 묶인 80명의 남성 유골이 담긴 무덤이 열리면서 찾아왔다. 발굴을 지휘한 고고학자 스텔라 크리술라키는 이를 그리스에서 "유례없는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치아 분석으로 밝혀진 초기 단서에 따르면 이들은 젊고 영양 상태가 좋았으며, 세 줄로 늘어서 있었다. 어떤 이들은 반듯이 눕고, 어떤 이들은 엎드려 있었으며, 52명은 팔을 들어 올린 자세로 누워 있었다. 두개골에 가해진 일격으로 생명을 잃은 이들은 명백히 '정치적 처형'의 희생자였다. 무덤에서 출토된 두 개의 토기를 근거로 크리술라키는 이 처형이 기원전 675년~650년경에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한다. 생물고고학자 엘레안나 프레베도루는 이 시기가 "도시 국가가 형성되고 민주주의로 이행하는 시기로, 참주·귀족·노동 계급 간의 긴장이라는 격렬한 정치적 불안이 배경"이었다고 설명하며, 아테네 미국 고고학교에서 이 고대의 죽음에 대한 '법의학적' 수사를 이끌고 있다.

킬론의 지지자들?

고고학자들이 검토 중인 가설 중 하나에 따르면, 고대 역사가 헤로도토스와 투키디데스의 기록을 바탕으로, 이 유골들은 귀족이자 전직 올림픽 챔피언인 킬론의 지지자들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킬론은 참주 정치를 세우려던 시도가 실패한 후, 강력한 경쟁 세력인 알크마이온 가문에 의해 학살당한 인물이다.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우리는 기본적으로 법의학 TV 시리즈를 통해 유명해진 모든 방법을 사용할 것"이라고 아테네 미국 고고학교 산하 초현대적인 맬컴 위너 연구소 소장 파나요티스 카르카나스가 웃으며 말했다.

아테네에서 발굴된 쇠사슬에 묶인 100구의 유골, 2500년 전  정치적 처형 의 비밀을 밝히다

아테네 미국 고고학교 실험실에서 인골 앞에 선 생물고고학자 엘레안나 프레베도루. 출처: ARIS MESSINIS / AFP

유전학, 방사선, 동위원소 분석 등 다양한 분석이 투입되어 나이, 가족 관계 가능성, 지리적 출신, 건강 상태, 사회경제적 수준 등 모든 단서를 수집할 예정이다. 5~7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인 이번 조사에는 네크로폴리스의 다른 모든 사망자, 즉 총 1,000명 이상이 포함된다. 이들의 두개골, 대퇴골, 흉골은 이미 실험실 보관함에 천장까지 쌓여 있다.

유골이 말하는 '가짜뉴스'의 한계

실험실 한 구석에는 팔이 등 뒤로 꼬인 채 발견된 유골이 고대의 폭력을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다. 그리스 고전주의의 이상화된 표현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프레베도루는 이 유골이 "전쟁 포로, 범죄자 또는 반란을 일으킨 노예"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80명의 쇠사슬' 중 10구는 가을까지 실험실로 옮겨질 예정이며, 나머지 유골들은 니아르코스 팔레론 문화센터 내부에서 열릴 전시를 위해 현장에 남는다.

카르카나스는 겉보기에 특별할 것 없는 사망자들, 특히 장례 항아리에서 발견된 수백 명의 어린아이들 역시 그들의 삶의 방식과 질병에 대해 이야기하며 고대 아테네에 더 많은 빛을 던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인간과 자연환경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는 생물고고학은 고대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재구성하는 데 대체 불가능한 학문이라는 것이다. 문자 및 기념물 자료는 고대 시대에는 매우 드물며, 무엇보다 '엘리트와 승자'의 역사만을 증언한다. 과거를 해독하는 데 이런 자료에만 의존하는 것은 "오늘날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기 위해 신문만을 믿는 것과 같다"고 그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