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미공개 쿰란 사본에서 해독된 에세네의 비밀 달력

이스라엘 하이파 대학교(University of Haifa)의 두 연구자가 쿰란(Qumran)에서 발견된 마지막 미공개 사본 중 하나의 수수께끼를 풀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에세네(Essenes)가 사용했던 독특한 달력에 관한 기록이었습니다.

최근 이스라엘 하이파 대학교에서 해독된 쿰란 동굴 출토 사본의 파편 중 하나.

2,000년 전의 작은 필사 파편들은 유대 광야와 쿰란 동굴(서안 지구)에서 1947년부터 1956년 사이에 발견된 유명한 '사해 사본(Dead Sea Scrolls)'에 속합니다. Journal of Biblical Literature에 따르면 이 파편들은 그동안 해독되지 않은 마지막 사본들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하이파 대학교 성서학과의 두 학자가 마침내 이 수수께끼를 해결했습니다.

연구진은 기원전 2세기경 등장한 급진적 유대교 분파인 에세네의 것으로 추정되는 약 60개의 파편으로 이루어진 퍼즐을 해독해냈습니다. 스트라스부르 대학교의 사해 사본 전문가이자 고문헌학자인 미카엘 랑글루아(Michael Langlois)는 "일부는 겨우 1㎠에 불과한 이 작은 파편들 속에서 에슈발 라촌(Eshbal Ratzon)과 요나단 벤도브(Jonathan Ben-Dov)가 암호화된 형태로 기록된 364일 달력을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연구자들은 먼저 흩어진 파편들의 원래 위치를 재배열하고 여백에 적힌 메모를 해독했습니다. 그 결과 성경에서 아담과 노아 사이에 위치한 족장의 이름을 딴 '에녹 천문서(Astronomical Book of Enoch)'라는 기존 문서와 관련된 달력 텍스트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왜 하필 364일 달력이었을까?

당시 유대 공동체 대부분이 365일 달력을 사용하던 시절에 왜 364일 달력을 만들었을까요? 연구진은 "1년을 7일씩 52주로 나눔으로써 에세네는 태양과 달의 주기를 일치시켜 가장 중요한 연례 의례와 축제가 항상 같은 날짜에 열리도록 하려 했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네 계절의 전환을 표시하는 특별한 날들도 있었는데, 이번 해독을 통해 그중 하나의 명칭인 '테쿠파(Tekufah)'가 처음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불변의 달력에서는 매년 첫날이 항상 같은 요일에 해당했으며, 안식일(샤바트), 유월절 등 유대교의 모든 중요한 종교 절기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성경에는 기록되지 않은 다른 축제들도 함께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상당한 오차가 누적되었고, 결국 계절과 달력이 어긋나게 되었습니다.

랑글루아는 "자신들의 달력이 옳다고 확신했던 에세네는 우주 자체가 무질서해지고 세상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365일 달력을 사용하던 예루살렘 성전의 사제들을 비판하던 그들은 결국 종말론적인 세계관을 받아들이게 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에세네 달력은 단순한 시간 측정 도구를 넘어 집단의 정체성이 담긴 선택이었음을 보여줍니다. 이제 두 이스라엘 전문가들은 아직 해독되지 않은 마지막 사해 사본의 해독에 도전할 예정입니다.

유명한 사본들이 발견된 사해 인근 쿰란 동굴의 모습. © Leemage/AFP

사해 사본이란?

사해 사본은 1947년부터 1956년 사이 유대 광야에서 발굴된 히브리어, 그리스어, 아람어로 쓰인 세속 및 종교 문서와 두루마리를 통칭하는 이름입니다. 900여 개 사본에서 나온 두루마리와 수천 개의 파편으로 구성된 이 2,000년 된 유물들은 예리코 남쪽 약 12km 지점, 서안 지구의 '키르벳 쿰란(Khirbet Qumran)'에 정착했던 금욕주의 은둔 집단인 에세네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귀중한 문서들 중 약 4분의 1은 미공개 히브리어 성경으로, 20세기 최대의 고고학적 발견 중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사해 인근 11개 동굴에서 베두인족에 의해 발견된 이 유물들은 오늘날까지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2012년에는 12번째 동굴의 존재가 발표되었으며, 그곳에서 빈 두루마리가 발견되었습니다. 2016년부터는 이스라엘 고대유물청이 유대 광야의 모든 동굴에 추가 사본이 숨겨져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체계적인 탐사를 재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