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한 작품 '누드 모나리자', 정체는 무엇인가
모나리자의 쌍둥이 작품으로 소개되며 화제를 모은 수수께끼의 그림 '누드 모나리자(The Naked Mona Lisa)'. 그런데 이 작품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

위가 '누드 모나리자' 소묘, 아래가 '모나리자' 소묘이다.
자세, 손의 모습, 미소의 디테일까지… 며칠 사이 이러한 요소들이 15~16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샹티이 콩데 박물관(프랑스 우아즈주) 소장의 목탄 소묘에서 발견되면서 온갖 소문이 난무했다. 설마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직접 그린 알몸의 모나리자일까? 하지만 결론을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콩데 박물관 수석 학예사 니콜 가르니에(Nicole Garnier)는 "'누드 모나리자'라 불리는 이 소묘에 대한 분석이 한창 진행 중"이라면서도 "이 밑그림(카르톤)이 다빈치 본인의 작품이라는 증거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분석은 파리 루브르 박물관 한쪽 날개 지하에 위치한 프랑스 박물관 연구복원센터(C2RMF) 실험실에서 수 주간 진행됐으며, 적외선 반사 촬영, X선 형광 분석, 자외선 검사 등 다양한 과학적 조사가 동원되었다.
콩데 박물관 부학예사 마티외 델디크(Mathieu Deldicque)는 "이번 조사를 통해 소묘의 구성 요소들을 확인하고, 육안으로는 더 이상 보이지 않는 요소들을 드러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1995년 조사 이후 재조명된 이유
그렇다면 이미 1995년에 분석된 바 있는 잘 알려진 작품에 왜 갑자기 관심이 쏟아지는 걸까? 델디크는 "당시에는 오늘날과 같은 첨단 기술이 없었고, 2019년 대규모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큰 회화 컬렉션을 보유한 콩데 박물관에 소장된 이 섬세한 소묘는 1862년 오마일 공작(Duke of Aumale)이 구입한 것이다. 당시 잉글랜드로 망명해 있던 루이필립 국왕의 아들 오마일 공작은 방대한 재산을 바탕으로 당시 기준으로는 천문학적인 금액인 7,000프랑을 지불하고 이 작품을 손에 넣었다. 가르니에 학예사는 "오마일 공작은 이 소묘가 다빈치의 손으로 그려진 작품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가슴을 제외하면 여성적인 특징은 많지 않다
그러나 파리에서 진행 중인 분석은 결정적인 정보를 내놓았다. 특히 이 소묘는 여러 시기에 걸쳐 수차례 수정·보완된 흔적이 뚜렷하다는 점이다. 가르니에 학예사는 "모나리자와 동일한 구도로 앞에 두 손을 올린 나체 여성의 흉상은 여러 장의 종이를 붙여 만든 것이며, 중앙 인물은 목탄으로 그려졌다"고 설명했다.
흥미롭게도 가슴 부분을 제외하면 근육질의 몸매와 어깨 등 여성적인 특징은 많지 않다. 전문가는 "당시에는 공방의 젊은 남성이 모델로 서는 일이 매우 흔했으며, 다빈치 역시 자신의 견습생들을 모델로 삼곤 했다"며 "'누드 모나리자'가 다빈치의 실종된 구도를 바탕으로 그의 협력자가 그린 작품이라는 해석도 제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화를 위한 준비 스케치였을 가능성"
참고로 이 소묘와 유사한 작품이 약 15점 더 존재하며, 그중 일부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 박물관 등에 소장되어 있지만 다빈치의 작품은 아니다. 가르니에 학예사는 "이 소묘는 유화를 위한 준비 모델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분석 과정에서 작품 주변에서 발견된 핀 구멍들은 이 그림이 판에 옮겨 그려졌음을 시사하며, 이러한 추측을 뒷받침한다. 또한 이탈리아산 종이의 워터마크 분석을 통해 작품이 1485년부터 1538년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다빈치가 1519년에 세상을 떠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델디크는 "이 소묘는 적어도 다빈치의 공방에서, 혹은 그와 가까운 사람, 예컨대 그의 제자 중 한 명이 그린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그렇다면 다빈치 본인이 몇 줄의 선을 직접 그렸을 가능성은 없을까? 현재의 분석만으로는 단정하기 어렵다. 다빈치처럼 왼손잡이였을 개인의 개입 흔적을 찾는 작업이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뚜렷한 성과가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