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5년간의 폐쇄 끝에 시리아 이들리브(Idlib) 박물관이 2018년 8월 13일(월) 부분적으로 문을 다시 열었다. 나라를 휩쓴 전쟁의 직타를 피하지 못했던 이 기관은 소장품 중 일부를 전시하며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재개관 후 이들리브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이 고대 유물인 유등(油燈)을 관찰하고 있다. 사진은 2018년 8월 13일 시리아 북서부 도시 이들리브에서 촬영되었다.
이번에 일반에 공개되는 공간은 두 개의 특별 전시실이다. 관람객은 모자이크와 조각상, 기둥 머리 장식은 물론 암포라(양동이형 항아리), 유등 등 고대로부터 전해지는 점토 그릇과 용기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 여전히 전쟁 중인 지역에서 열린 이번 개관식은 2013년부터 문을 닫았던 박물관을 되살리기 위해 현지 학자와 고고학자 팀이 주도했다. 개관 첫날인 8월 13일에는 수십 명의 방문객이 유적 사이를 거니며 휴대전화로 사진을 담았다.
점토판의 보고, 에블라
"우리는 이들리브 박물관에 복원과 정비 작업을 진행해 다시 생명을 불어넣었다"고 이들리브 고고학 유적지 책임자 아이만 알나보(Ayman al-Nabo)가 개관식을 앞두고 AFP 통신에 말했다. 그는 "이것은 세계 전체, 특히 유네스코에 대한 메시지다. 유네스코가 이들리브 고고학 유적지에 대한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하드 조직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ayat Tahrir al-Sham)이 장악한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 주는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박물관과 고고학 유적지가 풍부한 지역이다. 대표적으로 시리아 최고(最古)급 왕국 중 하나였던 에블라(Ebla) 도시가 이곳에 자리한다. 가나안 민족부터 오스만 제국까지 여러 문명의 요람이었던 시리아에는 로마·맘루크·비잔틴 시대의 보물들이 가득하며, 모스크와 교회, 십자군 성채 등도 남아 있다. 현재 시리아에는 6개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등재되어 있지만, 2011년부터 이어진 내전의 파괴적 폭력을 피하지 못한 곳도 적지 않다.
알나보 책임자는 "전쟁 때문에 고고학 유적지를 한 번도 방문하지 못한 학생 세대 전체를 위한 단체 관람을 준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1989년에 개관한 이들리브 박물관은 전쟁 전 에블라 발굴 과정에서 출토된 유물 대부분을 소장하고 있었다. 에블라는 기원전 2400~2300년경 제작된 점토판으로 유명한 유적으로, 인류 최초의 알파벳 발명을 증언하는 기록이 담겨 있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아왔다.
내전 초기 에블라 고대 도시는 반군과 정권군 간의 전투로 약탈당하고 유린당했으며, 이들리브 박물관 역시 공습의 표적이 되었다. 시리아 고대유물청 전 국장 마문 압델 카림(Maamoun Abdel Karim)은 과거 AFP에 "시리아 박물관의 대다수 고고학 유물은 구조되어 다마스쿠스의 안전한 장소에 옮겨졌다"고 밝힌 바 있다.
8월 13일 방문객 중에는 고고학자 파예즈 카우사라(Fayez Kawssara)도 있었다. 그는 "젊은 시절 이들리브 박물관이 건립되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 긴 어두운 세월 끝에 오늘 남은 유물들과 함께 다시 문을 연다"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