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메네스 제국(Achaemenid Empire) 시대의 미공개 삼중 언어 비문이 이란 페르시아의 왕 다리우스(Darius)의 무덤 근처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이끼 아래 2000년 넘게 잠들어 있던 비문
이 아케메네스 제국의 비문은 무려 2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지의류(이끼)에 덮인 채 숨겨져 있었습니다.
바위에 정교하게 음각된 네 줄의 문장이 새겨진 지 2000여 년 만에 전문가들의 눈에 띄었습니다. 고대 페르시아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 글자들은 이란 페르세폴리스(Persepolis) 북서쪽, 파르스(Fars) 주에 자리한 왕실 묘역 '나크셰 로스탐(Naqsh-e Rostam)'을 품고 있는 절벽에서 확인되었습니다. 이곳은 기원전 550년부터 330년까지 이란 고원에서 인도에 이르는 광활한 영토를 지배했던 아케메네스 제국의 유적으로, 암석 무덤과 설형 문자(쐐기 문자) 비문군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특히 이곳의 명문들은 이미 19세기부터 학자들의 주목을 받아왔습니다. 마치 귀중한 로제타 섬(Rosetta Stone)처럼 고대 페르시아어, 엘람어, 바빌로니아어 세 가지 언어로 동시에 기록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란 페르세폴리스 북서쪽에 위치한 왕실 묘역 나크셰 로스탐 ©IRNA
우연히 발견된 미지의 비문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이 문장들을 발견한 사람은 고대 이란 언어·문화 전문가인 모즈타바 도루디(Mojtaba Doroodi)였습니다.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교(Freie Universität Berlin) 이란학 연구소의 소힐 델샤드(Soheil Delshad) 박사는 프랑스 과학지 '사이앙스 에 뒤 방'(Sciences et Avenir)과의 인터뷰에서 "제 부탁으로 이 연구원이 사진작가와 함께 현장을 찾았습니다. 나크셰 로스탐에 관한 추가 자료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리우스 왕의 왕실 무덤 주변을 탐사하던 중, 그는 어느 부조의 오른쪽 상단 모서리에서 갑자기 이 글자들을 발견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이 비문은 2001년 절벽을 공격하던 지의류와 먼지를 제거하는 벽면 청소 작업 중 이미 드러난 바 있지만, 지금까지 누구도 이 삼중 언어 설형 문자 비문을 기록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첫 두 줄은 고대 페르시아어, 세 번째 줄은 엘람어, 네 번째 줄은 바빌로니아어로 되어 있으며, 페르시아 아케메네스 제국의 가장 위대한 왕 중 한 명인 다리우스 1세(Darius I)의 왕실 무덤 오른쪽에 조각된 인물 형상 바로 위에 위치해 있습니다.
고대 페르시아어, 엘람어, 바빌로니아어로 적힌 미공개 비문 © M.A. Mosllanezhad
해독의 난관: 침식과 미지의 동사
"비문의 시작 부분, 즉 인물의 이름이 담긴 부분은 심각한 침식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라고 소힐 델샤드는 덧붙였습니다. 따라서 해당 인물이 누구인지 특정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다만 직함의 마지막 부분은 '파티쇼리안(Patishorian)'으로 보이며, 이는 고대 페르시아어로 '파티슈바리슈(pātišuvariš)', 그리스어로 '파테이스코레이스(Πατεισχορεῖς)'로 번역됩니다.
"이 비문 해독의 가장 큰 어려움은 세 언어 모두에서 알려지지 않은 동사가 사용되었다는 점입니다."라고 델샤드는 말했습니다. 이 동사는 지금까지 알려진 어떤 아케메네스 왕실 비문에서도 사용된 사례가 없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네 줄의 문장은 다음과 같이 읽을 수 있습니다. "[이름(유실됨)], 파티쇼리안, (무엇인가를) 다리우스 왕을 위해 행하다."
한편, 인물이 왼손을 입에 가져가는 제스처는 여러 해석이 가능합니다. 일부 학자는 이를 애도의 표시로 보는 반면, 다른 학자들은 주권자에 대한 경의의 표현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란학 분야의 예외적 발견
이번 발견은 이란학계에서 매우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파리 고등실용학교(EPHE) 강사이자 델샤드와 공동 연구 중인 우터 헹켈만(Wouter Henkelman)은 "이 비문은 기록된 세 고대 언어 각각에 새로운 동사 하나를 더해준 것입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관련 학술 논문도 조만간 발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