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기 무렵부터 스칸디나비아에서 본격화된 집약적 타르 생산은 바이킹 함대의 눈부신 발전과 궤를 같이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기술 혁신이 바이킹의 원정을 가능하게 만든 결정적 요소였을까요?

화가 알베르 세빌(Albert Sebille, 1874~1953)이 그린 바이킹 함대
스칸디나비아에서 배 선체에 방수 처리(코킹)를 위해 타르와 수지 물질을 사용했다는 사실은 학계에 이미 널리 알려져 있었습니다. 롱십(langskip), 스네카(snekkja), 크노르(knorr) 등 바이킹 선박들이 바다를 건널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방수 기술 덕분이었죠. 그런데 최근 스웨덴 동부에서 진행된 발굴 조사는 이 타르가 어떻게 생산되었는지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타르를 뽑아낸 '깔때기 모양 가마'
스웨덴 웁살라 대학교의 고고학자 안드레아스 헨니우스(Andreas Hennius)는 학술지 《안티퀴티(Antiquity)》에 발표한 연구에서, 산업적 규모의 타르 생산이 바이킹의 장거리 항해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번 조사에서 타르 생산과 연관된 수많은 깔때기 형태의 구조물, 일종의 가마(oven)를 발견했습니다. 이 가마들은 소나무 원목을 천천히 태워 타르를 추출하는 시설로, 일부는 한 번에 최대 500리터의 포티치(pitch, 타르 파생물)까지 생산할 수 있는 규모였습니다. 참고로 연구진은 롱십 한 척의 선체를 보호하는 데 약 130리터의 타르가 필요했던 것으로 추정합니다.

스웨덴 웁살라에서 발견된 고대 타르 가마터 유적. © 안드레아스 헨니우스
4세기까지 타르 생산은 가정에서 소규모로 이루어지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8세기부터 울창한 숲 인근에 타르 생산 구덩이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타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음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2000년대 초 웁플란드(Uppland) 지방에서 최초의 가마터가 발굴되었을 당시, 연구진은 처음에 이를 숯 생산 유적으로 여겼지만 곧 타르 생산 시설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11세기, 마지막 원정의 시대, 바이킹은 어디에나
헨니우스는 "바이킹 시대 해양 활동의 강화는 타르 소비를 크게 늘렸으며, 타르는 상업용 원료로도 자리 잡았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바이킹 팽창기였던 680년에서 900년 사이에 가마의 규모는 점점 커졌습니다. 그는 "집약적인 타르 생산은 노동력 운영은 물론, 숲 관리와 운송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조직 방식을 요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처럼 타르 생산은 조선 기술의 발전과 바이킹의 해상 영향력 확장과 정확히 맞닿아 있었던 셈입니다.
11세기, 마지막 원정의 시대가 되자 바이킹은 이미 사방에 퍼져 있었습니다. 8세기 말 잉글랜드 노섬벌랜드 해안의 린디스판(Lindisfarne) 수도원을 습격한 것을 시작으로, 9세기에는 아이슬란드에 도달했고, 이어서 그린란드, 나아가 한때는 아메리카 해안까지 진출해 이 땅을 '빈란드(Vinland)'라 불렀습니다. 또 다른 무리들은 동쪽으로 나아가 거대한 러시아의 강들을 거슬러 올라가 흑해와 카스피해에까지 닿았습니다.
바이킹 원정의 동기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항해술의 발전, 기후 변화, 인구 과잉 등이 원인으로 거론되지만, 은에 대한 강한 집착과 부의 축적 욕구, 그리고 무엇보다 모험심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특히 바다가 약탈의 무대로 여겨지던 시대였으니 더욱 그렇습니다.
흥미롭게도 스칸디나비아산 타르는 그 후로도 오랫동안 인기를 누렸습니다. 17세기에는 프랑스 국내 생산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 북유럽, 특히 스톡홀름에서 수입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침엽수 타르(포티치)는 근대 스웨덴의 최대 수출품이었으며, 콜베르(Colbert)의 주도로 프랑스 해군이 급성장하던 17~18세기에는 전략 물자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습니다.
'타르'라는 이름의 유래
타르(qaṭrān)라는 단어는 아랍어에서 유래했습니다. 타르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뉩니다. 하나는 나무나 나무껍질을 열분해(pyrolysis)하여 얻는 수지성 생성물인 식물성 타르이고, 다른 하나는 천연 역청(asphalt), 석탄 타르, 셰일 오일 등 지질학적 기원을 가진 타르입니다. 바이킹이 사용한 것은 전자, 즉 목재를 가마에서 천천히 태워 얻은 식물성 타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