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로 발굴된 4만 2천 년 된 밧줄 흔적은 우리의 선사시대 '친척'인 네안데르탈인이 단순한 사냥꾼이 아니라, 훨씬 정교한 인지 능력을 갖춘 존재였음을 보여줍니다.

최근 발견된 네안데르탈인의 밧줄 잔여물을 설명하기 위해 재현한 밧줄 모습
가을, 순록 사냥을 앞두고
가을이면 순록 무리가 곧 찾아올 것이었다. 어떤 훌륭한 사냥꾼도 그랬듯이, 네안데르탈인 역시 장비를 미리 준비했습니다. 그는 미래를 내다보았습니다. 나무 껍질 바로 아래의 부드러운 부분에서 뽑아낸 여러 식물 줄기를 튼튼한 손가락 사이에서 비틀며, 엮기 좋도록 부드럽게 만든 것이죠. 튼튼한 밧줄 하나면 언제든 쓸모가 있었으니까요.
네안데르탈인이 밧줄을 사용했다는 첫 번째 직접적인 증거가 바로 이것입니다. 국립자연사박물관(MNHN) 선사학자이자 프랑스국립과학연구원(CNRS) 연구책임자(UMR-7194)인 마리-엘렌 몽셀(Marie-Hélène Moncel)의 주도 아래, 이번 성과는 국제 학술지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되었습니다.

주사전자현미경(SEM/MNHN)으로 촬영한 꼬인 밧줄 조각. © Marie-Hélène Moncel et alii
몽셀이 이끄는 연구팀은 주사전자현미경(SEM) 검사 과정에서 작은 틈새(굳어진 퇴적물)에 갇혀 있던 식물 잔여물을 발견했습니다. 프랑스 아르데슈(Ardèche) 지방 마라스(Maras) 유적의 지층에서 출토된 부싯돌 격지 날의 날카로운 면에 보존된 미세 조각들이었습니다.
론(Rhône) 계곡을 내려다보는 이 암석 은신처에는 네안데르탈인이 약 9만 년 전부터 4만 년 전 사이에 남긴 수많은 유물이 잠들어 있으며, 15년이 넘는 세월 동안 금세공인의 정밀함으로 연구되어 왔습니다.
“이 섬유질로 만들어진 밧줄 조각은 침엽수에서 유래했습니다. 분광 분석 검사를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었죠. 이는 네안데르탈인이 목재에 대해 깊은 지식을 갖고 있었으며, 무엇보다 뛰어난 추상화 능력을 지녔음을 보여줍니다.”라고 Sciences et Avenir와의 인터뷰에서 몽셀이 설명했습니다.

아르데슈 마라스 암석 은신처에서 출토된 부싯돌 격지. 꼬인 밧줄 조각이 바로 이 도구에서 발견되었습니다. © Marie-Hélène Moncel et alii
셈을 할 줄 알았던 사람의 작품
연구에 따르면 이 식물 잔여물들은 '꼬여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는 인간의 손길로 변형되었음을 입증하는 결정적 단서입니다. “세 다발의 섬유를 함께 접어 하나의 끈을 만들었습니다. 이는 예상 밖의 인지 능력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네안데르탈인은 섬유를 꼬아 밧줄을 만들 때 필요한 계산 개념을 잘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즉, 수를 셀 줄 알았고 작업 공정을 단계별로 나눌 수 있었던 것입니다.”라고 몽셀은 덧붙였습니다.
이 밧줄 잔여물은 은신처에서 네안데르탈인이 거주한 가장 최근 지층, 즉 약 4만 년 전의 지층에서 발굴되었습니다. 이는 프랑스 남동부에서 네안데르탈인의 생활 방식을 재구성하기 위해 현장에서 활동 중인 30여 명의 전문가들이 이룬 연구 성과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환경 관리 방식, 거주 형태, 사냥 대상 동물, 도구 제작 기술 등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발굴 조사가 진행 중인 아르데슈 마라스 유적의 암석 은신처. © Marie-Helene Moncel
“고기, 나무, 식물을 자를 때 남는 흔적은 뗀석기 도구마다 완전히 다르게 나타납니다. 그리고 때로는 기적처럼, 이번처럼 특별한 밧줄과 같은 '잔여물'이 발견되기도 하죠.”
이제 우리는 당시 이 지역을 누비던 인류 가족의 유일한 구성원인 작은 네안데르탈인 무리가, 매년 가을이면 마라스 은신처를 찾았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목적은 론 평야를 건너 중앙 고원(마시프 상랄)으로 올라가기 전에 지나가던 순록을 사냥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발견은 사냥용 밧줄이나 음식과 물건을 운반하는 그물을 만든 존재가 호모 사피엔스만은 아니었음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조개 섭취나 도구를 강화하기 위한 자작나무 타르 접착제 사용과 마찬가지로, 네안데르탈인의 기술적·인지적 능력은 호모 사피엔스의 그것과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