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구석기 시대 인류는 불빛으로 조각 석판에 생명을 불어넣었을까?

프랑스 남부 구석기 시대 유적에서 발견된, 동물과 의인화된 형상이 새겨진 석판들은 그 용도를 두고 연구진의 호기심을 자극해 왔습니다. 한 연구팀은 이 돌들이 밤에 불빛을 통해 일종의 생동감 넘치는 야간 볼거리를 만드는 데 사용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구석기 시대 인류는 불빛으로 조각 석판에 생명을 불어넣었을까?

연구진의 실험 과정에서 화톳불 주변의 조도와 석편 복제품이 놓인 위치를 보여주는 사진입니다.

약 15,000년 전 우리 선조들은 해 질 녘이면 무엇을 하며 지냈을까요? 프랑스 몽타스트뤼(Montastruc) 유적에서 이루어진 발견은 그 단서를 제공합니다. 출토된 유물들은 상부 구석기 문화기인 마들렌기(Magdalenian) 시대, 즉 기원전 17,000년부터 14,000년 사이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호모 사피엔스에게는 포르투갈에서 독일에 이르는 서유럽 전역에서 휴대 가능한 예술품과 동굴 벽화 예술이 풍성하게 창작되던 시기였습니다. 발견된 유물 중 새겨진 석판들은 실용 도구였는지, 장식품이었는지, 아니면 의례용이었는지 연구자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2022년 4월 20일 학술지 PLOS One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유럽 구석기 예술을 이해하는 새로운 길을 열어줍니다.

수수께끼의 조각 석판

19세기 중반, 고고학자 페카도 드 릴(Peccadeau de l'Isle)은 프랑스 남서부의 마을 몽타스트뤼에서 약 50개의 석회암 판을 발굴했습니다. 이 석판들은 아베롱(Aveyron) 강 근처, 높이 29미터의 석회암 암벽 그늘에서 출토되었으며, 이곳은 약 15,000년 전 인류 사회가 거주했던 곳입니다. 석판에는 말, 순록, 아이벡스(산양), 소 등 동물과 의인화된 형상, 추상적인 무늬가 새겨져 있으며, 때로는 서로 얽혀 있기도 합니다. 거의 두 세기 동안 이 석판들은 대영박물관(British Museum)에 구석기 시대 예술 유물로 소장되어 왔습니다.

최근 한 고고학자 팀이 이들을 면밀히 분석하고자 했으나 중요한 약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발견 맥락이 너무 오래되어 정확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암벽 속 원래 위치나 출토 당시의 매장 깊이를 알 수 없어, 기능에 대한 해석은 필연적으로 추측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분석에서 단서가 발견되었습니다. 두 점의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 결과 이 석판들은 현재로부터 16,000년~13,5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유물들의 균질성은 현지(in situ) 퇴적을 시사합니다.

불과의 깊은 연관성

현미경, 3D 모델링, 가상현실(VR) 등 다양한 기술 덕분에 이 석편들이 빛에 약하게만 노출되었으며, 대다수가 가열 흔적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아마도 이들은 낮은 조명 환경의 화톳불 근처에 머물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러 석판은 갈라지거나 열균열이 있고, 분홍빛 변색 흔적 역시 불에 탔음을 보여줍니다. 이것이 바로 적변(赤變) 현상으로, 석재는 100°C~300°C 사이로 가열되면 붉은색을 띠게 되고, 600°C를 넘으면 옅은 회색으로 변합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러한 석편 가열 행위는 몽타스트뤼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일 수 있습니다. 몇 가지 가설이 제기됩니다. 우연히 불에 탄 것인지, 화덕 구조물이나 끓임돌처럼 순전히 실용적인 목적이었는지, 혹은 실용성 없는, 어쩌면 예술적 활동이었는지입니다. 프랑스 국립선사센터(National Center for Prehistory)의 고고학자 오스카 푸엔테스(Oscar Fuentes)는 Sciences et Avenir와의 인터뷰에서 "여러 단계의 도구와 기법을 실험적 요소와 결합해 이 석편들을 비교적 완전하게 분석할 수 있게 한 점에서 이 연구는 혁신적"이라며, "케서린 페리에(Catherine Ferrier)의 동굴 벽면 가열 실험 등 기존 연구들에 더해지는 성과"라고 평가했습니다.

극적인 색채 변화

연구팀은 요크 실험고고학 연구센터(York Experimental Archaeology Research Centre)에서 진행한 실험에서, 몽타스트뤼에서 발견된 것과 유사한 석회암 판을 실제 조건 즉 불가 근처에 배치했습니다. 일부는 화톳불에서 중간 거리에, 다른 일부는 불꽃 바로 옆에 두었습니다. 그 결과 석회암이 가열될 때, 특히 조각 부분에서 "눈부신 색채 변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는 몽타스트뤼 석판에서 기록된 적변 온도와 일치했습니다. 연구진은 불빛 강도의 변화만으로도 다양한 시각 효과가 연출될 수 있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연구진은 불가 가까이 놓인 석판이 조각 표면에서 반짝이며 "두드러진 시각 효과"를 낸다고 기록하며, 이것이 여러 무늬에 역동성을 부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효과는 "특히 겹쳐 새겨진 조각에서 현저하여", 불꽃의 영향으로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 보였다고 합니다. 푸엔테스는 "손으로 다룰 수 있는 조각 석판과 화톳불 빛에 따른 시각 효과의 관계를 연구하는 것은 상당히 참신한 시도다. 이런 측면을 다룬 연구는 많지 않다. 이런 종류의 석편이 실제로 이렇게 사용되었을 개연성이 높지만, 다른 유적에서 출토된 유물군, 특히 동물이 겹쳐 새겨졌거나 다리가 여러 쌍인 조각에 대한 연구로 가설을 뒷받침해야만 확실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의도된 연출

고고학자들은 이것이 의도된 효과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인간의 신경 체계는 빛과 그림자의 변화를 움직임으로 해석하는 데 잘 맞춰져 있으며, 파레이돌리아(pareidolia, 무형의 자극에서 익숙한 형상을 지각하는 심리)의 영향도 작용합니다. 이는 당시 사회가 지역 야생동물을 관찰하는 데 능숙했다는 전제 위에서 가능한데, 야생동물은 그들의 예술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연구자들에게 이는 "시각적 심리 반응을 유발하기 좋은 조건"으로, 불빛이 움직임의 착시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연구 결과가 가열 흔적의 다른 원인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지만, 이 석편들이 의도적으로 배치되었을 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또한 연구팀은 가열 흔적이 전혀 없는 석판도 있었으며, 이는 장식용이나 관상용으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한편 푸엔테스는 이러한 해석에 신중을 기할 것을 당부합니다. "이 석판들이 발견된 맥락을 우리는 알지 못한다. 실제로 나는 결과에 대해 복잡한 생각을 갖고 있다. 벽화 조각에 불빛을 활용한 사례는 이미 알려져 있지만, 이동식 석판은 활용 가능성이 다양해 주요 기능을 단정하기 어렵다. 몽타스트뤼는 이런 관점에서 연구하기 까다로운 유적이다. 이번 연구에서 짚이지 않은 점 하나는, 석재의 적변이 때로는 의도적인 것으로 조각의 흰색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데 쓰였을 수 있다는 것이다. 비엔(Vienne) 지역의 라마르슈(La Marche) 선사 유적에서는 돌을 문지르고 여러 번 다시 조각해 무늬의 흰색을 '새로 고친' 사례가 실제로 관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