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소설은 바다에서 펼쳐지는 모험을 그리고 있으며, 그중에는 베스트셀러 『제프파르트 이스트 노트!(Seefahrt ist Not!)』도 있다. 그러나 작가이자 해군 장교였던 요한 키나우(Johann Kinau), 즉 예명 고르흐 포크(Gorch Fock)는 이 모든 작품을 육지에서 구상했다. 그는 1916년 5월 31일 세상을 떠났다.
글: 마르티나 비터만(Martina Bittermann)
항해에 대한 사랑과 광활한 바다에 대한 동경을 상징하는 이름은 고르흐 포크만큼 뚜렷한 것이 거의 없다. 이 이름은 대개 두 척의 범선을 떠올리게 한다. ‘고르흐 포크(1호)’는 슈트랄준트(Stralsund) 항구에 정박해 있는 박물관 선박이고, ‘고르흐 포크(2호)’는 독일 해군의 범훈련함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본명이 요한 빌헬름 키나우(Johann Wilhelm Kinau)였던 시인 고르흐 포크를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그는 1880년 엘베 강의 섬 핀켄베르더(Finkenwerder)에서 태어났다.
요한 키나우, 배멀미 때문에 바다와 인연을 맺지 못하다
어부의 아들인 소년 키나우는 어려서부터 제방 위에 서서 북해로 출항하는 어선들을 갈망하는 눈으로 바라보곤 했다. 학업을 마친 뒤에는 선원이 되고 싶어 했지만, 몸이 너무 여리고 배멀미가 심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열두 살 소년에게는 크나큰 실망이었다.
그럼에도 키나우는 평생 책상 앞에서 바다와 이어져 있었다. 낮에는 엘베 강변의 해운 회사 하파크(Hapag)에서 사무원으로 일하고, 밤에는 고르흐 포크로서 이야기를 만들었다. 그는 일기장에 이렇게 적었다.
“나는 조용한 시골 사람들을 위한 책을 쓰고 싶다. 그들이 조용한 기쁨으로 읽어줄 수 있는 참 맛있는 책 말이다. 지금 내 눈앞에는 그 어느 때보다 또렷하고 아름답게 무언가가 떠오른다. 핀켄베르더가 무자비할 만큼 아름다운 모습으로.”
— 요한 빌헬름 키나우(예명 고르흐 포크)의 일기
표준어와 저지 독일어로 쓴 글
1958년에 명명된 범훈련함 ‘고르흐 포크’는 이 시인의 이름을 딴 것이며, 취역식에는 포크의 조카 울리 키나우(Ulli Kinau)가 대모로 참석했다.
고르흐 포크는 지금은 함부르크의 한 구역이 된 고향 핀켄베르더, 항해, 그리고 어부들의 삶에 대해 썼다. 그는 표준 독일어와 저지 독일어(플라트도이치)로 시, 소설, 희곡을 집필했으며, 때로는 야콥 홀스트(Jakob Holst), 조르조 포코(Giorgio Focco) 같은 필명도 사용했다.
베스트셀러 『항해는 필수다!』, 나치의 선전 도구로 악용되다
1913년 고르흐 포크는 베스트셀러를 터뜨렸다. 소설 『제프파르트 이스트 노트!』는 여러 언어로 번역되었고, 학교의 필독서로 지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훗날 나치 정권 시기에는 이 책이 재판되어 선전 도구로 오용되고 말았다. 주인공 클라우스 메베스(Klaus Mewes)가 가장 거센 폭풍우 속 모험에서도 살아남도록 만든 것은, 고르흐 포크 자신의 가장 깊은 열망이었다.
“육지에서 그는 아이들과 놀기를 좋아하는 아이다. 그러나 바다 위에서는 그 어떤 바람도 피하지 않는 담대한 모험가로, 리프를 접느니 차라리 돛을 바다에 던져 버릴 사람이다. 소년 시절 알지 못했던 공포는 남자의 영혼 안에 들어설 자리가 없다.”
— 『항해는 필수다!』(Seefahrt ist Not!) 중에서
꿈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스카게라크 해전으로 끝나다
1916년, 제1차 세계대전 중에 고르흐 포크의 평생 소원이 마침내 이루어졌다. 처음에는 보병으로 징집되었던 그는 본인의 청원 끝에 해군으로 전속되어 드디어 바다에 나갔다. 순양함 ‘SMS 비스바덴(SMS Wiesbaden)’에서 첫 돛대 위의 관측병을 맡았지만, 그 기간은 단 한 달에 불과했다. 해전 첫날인 5월 31일, 스카게라크 해전(유틀란드 해전)에서 이 배는 영국 전함들의 집중 포격을 받아 심각한 손상을 입었고, 그날 밤 침몰했다. 36세의 고르흐 포크는 순양함과 운명을 함께했다.
그는 얼마 후 다른 전사 선원들과 함께 스웨덴의 작은 섬 스텐스홀메른(Stensholmen)에 묻혔다.
고향에 남은 기억, 고르흐 포크 하우스
그를 기리기 위해 함부르크-핀켄베르더에 있는 부모의 집에는 ‘고르흐 포크 하우스’가 마련되어 있다. 자원봉사자들이 운영하는 이 향토 박물관에는 고르흐 포크뿐 아니라 역시 시인이었던 두 동생 야콥(Jacob)과 루돌프 키나우(Rudolf Kinau)의 책, 사진, 문서들이 전시되어 있다. 문화재로 지정된 이 건물에는 핀켄베르더의 역사와 관련된 자료들도 함께 보관·전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