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인물

마리아 가에타나 아그네시(Maria Gaetana Agnesi), 교황이 임명한 수학자이자 철학자

마리아 가에타나 아그네시(Maria Gaetana Agnesi, 1718~1799)는 이탈리아의 수학자이자 철학자로, 당시 교황 베네딕토 14세에 의해 볼로냐 대학교에 임명되었으며, 수학 해석학에 관한 저서를 남긴 인물입니다.

여성의 교육권

비단 산업으로 부를 축적한 가정의 장녀로 태어난 마리아 가에타나 아그네시는 1718년 5월 16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태어났습니다. 활발하고 총명했던 그녀는 보모에게 프랑스어를 배웠고, 아버지 피에트로(Pietro)는 가정교사를 두어 그녀의 교육을 책임졌습니다. 그녀는 그리스어, 라틴어, 히브리어, 스페인어, 독일어, 철학, 수학을 배우며 고대 저술가들의 작품도 깊이 연구했습니다.

1727년 8월, 아홉 살의 마리아는 여성의 교육권을 주제로 한 라틴어 연설을 공개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일부 학자들은 이 연설문을 그녀가 직접 썼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이들은 글은 가정교사 중 한 명이 작성했고 그녀의 발표는 번역과 암기에 불과했다고 말합니다. 어느 쪽이든 언어에 대한 그녀의 뛰어난 재능은 많은 찬사를 받았습니다.

『해석학 강요(Instituzioni analitiche)』

마리아 가에타나가 열세 살이 되던 해, 어머니 안나(Anna)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듬해 아버지는 음악에 재능이 있던 차녀 마리아 테레사(Maria Teresa)와 함께 장녀를 내세운 살롱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피에트로는 학자, 귀족, 정치인들을 초청했고, 이들은 어린 마리아 가에타나의 철학과 자연사 발표를 듣기 위해 모였습니다. 한편 소녀는 동생들의 교육도 돌보아야 했습니다.

마리아 가에타나는 매우 독실한 신앙을 지녔습니다. 스무 살 무렵에는 수녀원에 들어갈 것을 고려했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뜻을 접었습니다. 이후 그녀는 공적인 모습을 줄이고 신앙과 학업, 특히 무엇보다 좋아하는 수학에 몰두했습니다. 그녀는 연구 주제와 관련해 질문을 던지거나 다른 이들의 질문에 답하며 폭넓은 서신 왕래를 이어갔습니다.

같은 시기 마리아는 자신의 대표작이 될 『해석학 강요(Instituzioni analitiche)』를 집필하고 있었습니다. 1748년 이탈리아어로 출간된 이 책은 대수학, 미분학, 적분학, 미분방정식을 다루는 학교 수학 교과서와 같은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마리아 가에타나는 누구나 수학을 공부해야 하며 당시에는 인쇄된 자료나 교사가 너무 드물다고 믿었기에, 이 책을 통해 과학 문화의 확산에 기여하고자 했습니다. 이 책은 프랑스와 독일 등 먼 나라까지 훌륭한 평가를 받았습니다.

볼로냐 대학교 명예 강사

1749년, 그녀의 저서를 읽은 당시 교황 베네딕토 14세(Benedict XIV)는 그녀를 볼로냐 대학교 명예 강사로 임명했습니다. 그녀는 최초의 여성 임명자인 라우라 바시(Laura Bassi) 불과 몇 년 뒤, 이 대학에 임명된 최초의 여성들 중 한 명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마리아 가에타나 아그네시는 끝내 볼로냐로 가지 않았습니다. 이듬해 아버지 피에트로가 빚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났습니다.

마리아 가에타나는 이후 신학과 가난한 이들을 위한 봉사에 헌신했습니다. 그녀는 수학 공부를 멈췄고, 더 이상 글을 쓰지 않았으며, 자문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의 집에서 살던 그녀는 그 집을 병든 여성들을 위한 호스피스로 바꾸었고, 공간이 부족해지자 결국 다른 집을 추가로 빌려 사용했습니다. 훗날 그녀는 호스피스 원장이 되었고, 교리교육을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마리아 가에타나 아그네시는 1799년 1월 9일, 80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