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인물

한가쿠 고젠(Hangaku Gozen): 군대를 이끈 13세기 일본의 여성 무사

한가쿠 고젠, 전설 속의 여무자(女武者)

한가쿠 고젠(Hangaku Gozen, 坂額御前)은 '한가쿠 여인'이라고도 불리며, 이타가키(Itagaki)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그녀는 13세기 일본에서 활약한 온나부게이샤(onna-bugeisha), 즉 무예를 갖춘 여성 무사입니다.

무사(武士)였던 조 스케쿠니(Jō Sukekuni)의 딸로 태어난 한가쿠 고젠은 헤이안 시대 말기부터 가마쿠라 시대 초기에 걸친 격동의 시대를 살았습니다. 그녀에게는 스케나가(Sukenaga)와 스케모토(Sukemoto, 또는 나가모치 Nagamochi)라는 자매가 있었으며, 가문은 에치고(越後) 지방에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한가쿠 고젠(Hangaku Gozen): 군대를 이끈 13세기 일본의 여성 무사

겐닌의 난과 조씨 가문의 운명

1180년, 천황의 후계 문제를 둘러싸고 미나모토(源氏)와 다이라(平氏) 사이에 벌어진 내전인 겐페이 전쟁(源平合戦)이 발발했습니다. 다이라 씨와 동맹을 맺고 있던 조(Jō) 가문은 1185년 전쟁이 끝날 때까지의 전투에서 패배하며 세력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1201년, 겐닌의 난(Kennin Rebellion)이 일어나면서 상황이 반전됩니다. 한가쿠의 자매 스케모토는 가마쿠라 막부 타도를 기도했고, 이에 호응하여 한가쿠는 조카인 조 스케모리(Jō Sukemori)와 함께 수천 명 규모의 군대를 일으켰습니다.

3천 대 1만, 토리사카야마 성전

한가쿠 고젠은 두 번째 자매인 스케가나(Sukegana)와 함께 토리사카야마(Torisakayama)의 요새를 방어하며, 자신들이 이끄는 3,000명의 병력으로 10,000명에 달하는 적군과 맞섰습니다. 전투에서 한가쿠는 곡선형 칼날을 지닌 긴 창 무기인 나기나타(naginata)를 휘둘러 용맹하게 싸웠다고 전해집니다.

하지만 결국 그녀는 화살에 부상을 입고 포로로 잡혔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요새의 방어선도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포로 이후의 삶

한가쿠는 가마쿠라(현 도쿄에서 남서쪽으로 약 50km)로 압송되어, 당시 쇼군(정이대장군)이던 미나모토노 요리이에(Minamoto no Yoriie)를 알현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무사 아사리 요시토(Asari Yoshitō)를 만났고, 요시토는 쇼군의 허락을 받아 한가쿠와 혼인할 수 있었습니다. 부부는 이후 카이(甲斐) 지방에 정착하여 살아갔습니다.

한가쿠 고젠의 활약은 일본의 역사서인 아즈마 카가미(Azuma Kagami, 吾妻鏡)에 기록으로 전해지며, 오늘날까지도 일본 여성 무사를 상징하는 인물로 회자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