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토니 치에르플리코프스키 (사진 출처: 퍼블릭 도메인)
안토니 치에르플리코프스키(1884~1976)
역사상 가장 유명한 헤어디자이너 중 한 사람이자 새로운 유행을 창조한 선구자, 왕족들의 벗으로까지 불렸던 안토니 치에르플리코프스키는 구두 장인의 아들로 태어나 11세 때 처음 이발 기술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폴란드 우치(Łódź)에서 견습 생활을 시작했고, 1901년 파리로 떠났습니다. 이후 1910년에는 이미 자신만의 미용실을 열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아 라 가르송', 새로운 여성상의 탄생
연극 배우 에브 라발리에르(Ève Lavallière)의 인연을 계기로 그는 '아 라 가르송(a la garçon)'이라 불리는 단발 스타일, 즉 보브 헤어를 세상에 선보였습니다. 이 과감한 헤어스타일은 코코 샤넬의 드레스와 어우러지며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근대적인 여성상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이 되었습니다.
완벽주의자, 그리고 스타들의 미용사
이 대가는 당대 최고의 예술가들의 머리를 손질했을 뿐만 아니라 영화 스튜디오와 스타들을 위한 헤어스타일 콘셉트도 만들어냈습니다. 전설적인 가수 조지핀 베이커의 시그니처 이미지를 연출한 것도 바로 그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직업에 대해 극도로 진지했으면서도 한 명의 헤어디자이너로서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철저한 완벽주의자였던 그는 직원이나 고객과의 지나친 사적 친분을 경계했으며, 고객에게 어울리는 헤어스타일을 고를 때 한 번도 실수한 적이 없다고 전해집니다.
글로벌 뷰티 제국과 엉뚱한 매력
치에르플리코프스키는 여러 대륙에 걸쳐 확장된 글로벌 헤어·뷰티 제국을 성공적으로 건설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파리로 돌아와 후배 헤어디자이너 양성에 힘썼습니다. 한편 그는 독특한 괴짜로도 유명했는데, 자신이 살던 건물에 유리 바닥을 설치했고, 스스로 크리스탈 관 속에서 잠을 잤다는 일화도 남아 있습니다. 말년에 아내가 세상을 떠난 뒤 그는 고향인 폴란드 시에라츠(Sieradz)로 돌아갔으며, 그곳에서 92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