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년기와 교육
호르헤 바사드레 그로만(Jorge Basadre Grohmann)은 1903년 2월 12일 페루 남부의 도시 타크나(Tacna)에서 아버지 카를로스 바사드레 포레로와 어머니 올가 그로만 버틀러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칠레가 타크나를 점령하던 시기에 비밀리에 운영되던 페루 학교인 '산타 로사(Santa Rosa)' 고등학교에서 수학을 시작했다. 1912년 가족과 함께 리마로 이주한 뒤에는 독일학교와 과달루페 국립학교(Nuestra Señora de Guadalupe)에서 공부를 이어갔다.
1919년 산마르코스 국립대학교(Universidad Mayor de San Marcos)에 입학하여 1928년 문학박사, 1935년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재학 중에는 '개혁 세대'라 불리던 젊은 지식인들과 함께 유명한 1919년 대학 토론회에 참여했다. 이 시기 그는 국립도서관에서 조수로 일하다가 사서로 승진했으며, 리마의 여러 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기도 했다. 1925년부터 1926년까지는 타크나·아리카 주민투표 위원회 앞에 파견된 페루 대표단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주요 경력
모교인 산마르코스 대학교에서 경력을 쌓은 그는 1930~1931년과 1935~1942년 두 차례에 걸쳐 산마르코스 대학교 중앙도서관 관장을 맡았다. 1931년에는 카네기 재단의 장학금 덕분에 미국으로 건너가 도서관 운영 체계를 연구했고, 이후 베를린 대학교에서 강좌를 수강하고 스페인의 여러 기록보관소에서 연구를 진행하며 1935년까지 해외에 머물렀다.
1943년 5월 국립도서관이 화재로 소실되자 마누엘 프라도 정부는 그에게 해당 시설의 관리를 맡겼고, 그는 이후 5년간(1948년까지) 도서관의 재건과 개편을 추진했다. 이곳에서 잡지 『피닉스(Fénix)』와 『페루 서지학 연감』 등 여러 간행물을 창간했으며, 1944년에는 국립사서학교를 설립하기도 했다. 또한 1948~1950년에는 범미연합(Pan-American Union) 문화국 국장을 지냈고, 1945년과 1956~1958년 두 차례에 걸쳐 공공교육부 장관을 역임했다. 이후 사생활로 물러나 국내외 재정 지원을 받으며 연구에 전념했다. 이사벨 아율로 라크루아(Isabel Ayulo Lacroix)와 결혼했으며, 1980년 6월 29일 리마에서 7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학문적 활동
바사드레는 1928년 산마르코스 대학교에서 '페루사' 단강좌를 담당하며 교수 생활을 시작했다. 다음 해에는 페루 법제사와 페루사(공화정 시대) 정교수 자리에 올랐고, 1954년 교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이 자리를 지켰다. 이 외에도 초리요스 육군사관학교와 페루 가톨릭대학교에서 강의했으며, 아르헨티나·스페인·미국의 고등교육기관에서도 교편을 잡았다.
1939년 리마에서 열린 제27차 아메리카니스트 국제회의의 사무총장을 맡았고, 1956년부터 1962년까지 페루역사연구소(오늘날의 국립역사아카데미) 소장을 지냈다. 1941년부터는 페루어 아카데미, 1946년부터는 리마 지리학회 회원으로 활동했다. 1977년 멕시코에서 수여된 '라파엘 헬리오도로 발레' 상을 수상했으며, 1977~1978년 인문과학 분야 국가문화상도 받았다. 1965년에는 페루 교육 포장의 최고 등급인 '아마우타(Amauta)'급을 수여받았다.
저작 활동
바사드레는 교육과 연구 양면에서 역사학 분야에서 결실 풍부한 성과를 남겼다. 그는 페루 공화정 시대의 역사를 주로 연구하며 새로운 방법론과 분석 관점을 도입했고, 끊임없이 자신의 접근 방식을 혁신하고자 노력했다. 방대한 저술을 남겼는데, 주요 작품은 다음과 같다.
- 『페루사 속 군중, 도시와 농촌』(1929) — 산마르코스 대학교 학년 개강식 기념 강연
- 『공화정의 태동』(2권, 1929~1930)
- 『페루: 문제와 가능성』(1931, 1978년 부록과 함께 재간)
- 『페루의 역사적 운명에 대한 명상』(1947) — 논설 모음집
- 『법의 역사에 대한 기초』(1956)
- 『페루 공화국사를 위한 사료 기초 입문』(2권, 1971)
- 『역사 속 우연과 그 한계』(1973)
- 『삶과 역사: 인물, 장소, 문제에 관한 에세이』(1975)
- 『개막: 역사·교육·문화·정치 주제 선집』(1978)
- 『페루의 선거와 중앙집권』(1980)
무엇보다 그의 기념비적인 저작 『페루 공화국사(Historia de la República del Perú)』(1939년 초판, 이후 개정·증보를 거쳐 1968~1969년 16권짜리 제6판 완성)는 이 시대 페루 역사학에서 가장 중요한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