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인물

바이외 태피스트리는 어떤 자수 기법으로 만들어졌을까?

11세기에 제작된 바이외 태피스트리(Bayeux Tapestry)는 이름과 달리 실을 촘촘히 짜서 만든 '테이프스트리'가 아닙니다. 이 작품은 직조가 아니라 바늘과 실을 이용한 바느질, 즉 니들크래프트(needlework) 기법으로 완성된 대형 자수 작품입니다.

짜지 않고 수놓은 그림

많은 사람들이 테이프스트리라는 이름 때문에 이 작품을 벽직(벽걸이용 짠 천)으로 오해하지만, 실제로는 리넨(마) 원단 위에 양모 실을 놓아 윤곽과 표면을 하나하나 수놓아 만든 것입니다. 약 70미터에 달하는 길이에 1066년 노르만 정복의 주요 장면이 생생하게 담겨 있어, 중세 미술과 역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습니다.

사용된 자수 기법

바이외 태피스트리에는 크게 두 가지 바느질 기법이 활용되었습니다. 인물과 사물의 윤곽선은 줄자수(stem stitch)로 그렸고, 넓은 면적은 실을 나란히 놓은 뒤 다른 실로 고정하는 레이드 앤 카우칭(laid-and-couching) 기법으로 채웠습니다. 이 독특한 조합은 오늘날 '바이외 스티치(Bayeux stitch)'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오푸스 앵글리카눔과의 관계

이 작품의 바느질 솜씨를 잉글랜드 전통의 정교한 자수 기법인 오푸스 앵글리카눔(opus anglicanum) 계열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다만 엄밀히 말해 오푸스 앵글리카눔은 금실과 비단실을 사용하는 12~14세기의 고급 교회 자수 기법을 가리키며, 바이외 태피스트리처럼 양모 실과 리넨 원단을 사용한 작업과는 구분됩니다. 두 기법 모두 중세 잉글랜드와 노르만 유럽의 뛰어난 바느질 전통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