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말, 새롭게 성립한 독일 제국은 베를린 빌헬름슈트라세(Wilhelmstraße)에 한 궁전을 매입했습니다. 이곳에는 독일 제국의 정부 수반, 즉 총리의 공식 관저인 제국 총리관저가 자리 잡았습니다. 아돌프 히틀러는 1933년 1월 30일 총리로 취임한 뒤 이 건물을 계속 사용했습니다.
나치 정권의 시각에서 19세기에 지어진 구 총리관저는 지나치게 부르주아적이었고, '천년 제국'이 세계사에 남길 위상에 비해서는 너무 작고 초라한 건물이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히틀러는 수석 건축가 알베르트 슈페어(Albert Speer)에게 새 정권의 이념에 부합하는 신 총리관저 건설을 명했습니다. 그리하여 1939년 1월, 국가사회주의 정권의 권력 중심이자 히틀러의 공식 집무 공간인 신 총리관저가 완공되었습니다.
신 총리관저는 완성된 순간부터 나치 정권의 권력과 위압감을 과시하는 상징이 되었을 뿐 아니라, 전쟁 최후의 몇 달 동안 히틀러와 그의 추종자들에게 마지막 피난처가 되기도 했습니다. 히틀러가 종전 직전 약 6개월간 은신하며 지냈고, 1945년 4월 30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바로 그곳, 총통 벙커(Führerbunker)는 1943년에 완공되었습니다.
히틀러의 벙커로 가는 방법
신 총리관저와 히틀러의 벙커가 있던 자리는 베를린 빌헬름슈트라세 모퉁이, An der Kolonnade 일대입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U2 노선의 모렌슈트라세(Mohrenstraße) 역에서 내리면 됩니다. 최적의 이동 경로를 찾으시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히틀러의 벙커 방문
베를린을 찾는 많은 여행자들의 방문 목적지 중 하나지만, 실제 현장은 기대와 달리 가장 심심한 곳에 속합니다. 벙커 구조물 자체는 아직 지하에 남아 있으나 1987년부터 봉인되어 지상에서는 눈에 띄는 흔적을 전혀 찾을 수 없습니다. 예전에 총리관저가 서 있던 부지에는 현재 공산주의 시대에 지어진 주거용 건물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다만 몇 년 동안 베를린의 한 업체가 오래된 민방위 벙커를 활용해, 히틀러가 인생의 마지막 몇 달을 보냈고 1945년 4월 30일 자살했던 벙커 사무실을 재현한 전시회를 운영한 바 있습니다. 이 재현 공간을 방문하는 방법은 여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