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인도-사라센 건축이란? 무슬림 건축의 3단계 발전과 3대 양식 총정리

인도-사라센 건축이란? 무슬림 건축의 3단계 발전과 3대 양식 총정리

델리 술탄국 시대에 무슬림 통치자들이 인도에서 세운 건축물의 예술은 '무슬림 미술', '사라센 건축', '인도-사라센 건축' 등으로 불립니다. 이 양식은 인도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온 고대 힌두 건축과 중세 라지푸트 건축뿐 아니라, 그 뒤를 이어 성립한 무굴 건축과도 뚜렷이 구별되는 독자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습니다.

무슬림 건축의 3단계 발전 과정

무슬림 건축은 시기적으로 뚜렷이 구분되는 세 단계를 거쳐 형성되었습니다.

1단계 – 파괴의 시기

첫 번째 단계는 정복자의 야망과 종교적 광신주의에 따라 힌두 건축이 대거 파괴된 시기입니다. 무함마드 고리와 함께 인도에 온 하산 니자미는, 요새가 하나씩 함락될 때마다 그 기둥과 기초가 거대한 코끼리들에게 짓밟혀 가루가 되었다고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인도의 수많은 도시·요새·사원이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2단계 – 재료 확보를 위한 부분 철거

두 번째 단계는 계획적인 부분 철거의 시기였습니다. 정복자들은 자신들의 모스크와 묘소를 짓는 데 필요한 '즉석 재료'를 얻고자 힌두 건축물을 헐었습니다. 사원 등 힌두 건축물에서 거대한 석재와 기둥을 떼어 내 새 장소로 운반했으며, 무슬림이 정복한 각 지역의 새 수도 건설 현장에서는 사원이 일종의 채석장처럼 이용되었습니다. 그 결과 북인도의 힌두 건축은 거의 완전히 파괴되고 말았습니다.

3단계 – 건설의 시기

세 번째이자 마지막 단계는 무슬림 세력이 인도 각지에서 본격적으로 모스크와 영묘를 축조하기 시작하면서 열렸습니다. 이때부터 인도-사라센 건축이 제 모습을 갖추며 발전하게 됩니다.

무슬림 건축의 3대 양식

무슬림 건축 양식은 크게 델리 양식, 지방 양식, 무굴 양식의 세 범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델리 양식 (1193~1554)

델리 양식은 '파탄 양식', '샤헨샤히(황제) 양식'이라고도 불립니다. 델리 술탄국 시대에 중앙아시아 출신 튀르크 술탄들과 아프가니스탄 출신 파탄 술탄들이 따른 양식으로, 대표 건축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 쿠트브 미나르 (1200년경)
  • 술탄 가리 (1231년)
  • 일투트미시(알타마쉬)의 영묘 (1236년)
  • 알라이 다르와자 (1305년)
  • 니잠우딘 영묘 (1320년)
  • 기야수딘 투글루크 영묘 (1325년)
  • 코틀라 피로즈 샤 (1354~1490년)
  • 피로즈 샤 투글루크 영묘 (1388년)
  • 무바라크 샤 영묘 (1434년)
  • 메루트의 모스크 (1505년)
  • 셰르 샤의 모스크 (1540~1545년)
  • 셰르 샤의 사하스람 영묘 (1540~1545년)
  • 아즈메르의 아다이 딘 카 존프라 (1205년)

(2) 지방 양식

중세 지방 무슬림 양식에는 다음과 같은 스타일들이 속합니다.

펀자브 양식 (1150~1325)
샤 유수프 가르디지 영묘(1150년), 타브리지 영묘(1276년), 바하울 하크 영묘(1262년), 물탄의 샤 룩네 알람 영묘(1320년) 등이 이 양식의 대표작입니다.

벵골 양식 (1203~1573)
판두아의 아디나 모스크(1364년), 구르의 파테 칸 영묘(1657년), 카담 라술(1530년), 탄티마라 모스크(1475년) 등이 두드러집니다.

구자라트 양식 (1300~1572)
캄베이(1325년), 아흐메다바드(1423년), 바루크와 참파네르(1523년)의 자마 마스지드와 나기나 마스지드(1525년)가 대표적입니다.

자운푸르 양식 (1376~1479)
아탈라 마스지드(1408년), 랄 다르와자 마스지드(1450년), 자마 마스지드(1470년) 등이 이 양식을 잘 보여줍니다.

말와 양식 (1405~1569)
만두의 자하즈 마할(1460년), 호샹 샤 영묘(1440년), 자마 마스지드(1440년), 힌돌라 마할(1425년), 다르의 라트 마스지드(1405년), 찬데리의 바달 마할 문(1460년), 쿠샤크 마할(1445년), 셰흐자디 카 라우자(1450년) 등이 유명합니다.

남부(데칸) 양식 (1347~1617)
굴바르가의 자마 마스지드(1367년)와 하프트 굼바즈(1378년), 비다르의 마드라사(1481년), 하이데라바드의 차르미나르(1591년) 등이 대표적입니다.

비자푸르-칸데시 양식 (1425~1660)
비자푸르의 골굼바즈(1660년), 라우자 이브라힘(1615년), 자마 마스지드(1570년), 탈네르 칸데시의 파루키 왕조 영묘군(15세기) 등이 속합니다.

카슈미르 양식 (15~17세기)
스리나가르의 자마 마스지드(1400년), 샤 하마다니 영묘(17세기) 등이 이 양식에 포함됩니다.

(3) 무굴 양식

세 번째 범주는 무굴 양식입니다. 델리, 아그라, 파테푸르 시크리, 라호르, 알라하바드, 아우랑가바드 등지에 요새·영묘·모스크·궁전·정원 정자 등의 형태로 최고의 걸작들이 남아 있습니다. 이 시기에 건축 재료는 적사암에서 대리석으로 발전했으며, 델리의 디완에 카스, 모티 마스지드, 자마 마스지드와 아그라의 타지마할 같은 세계적인 명건축이 세워졌습니다.

힌두-무슬림 양식 융합의 배경

인도-사라센 건축은 힌두 양식과 무슬림 양식의 결합을 통해 발전했습니다. 두 양식의 융합이 비교적 빠른 속도로 진행된 데에는 몇 가지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무슬림 통치자들이 인도에서 궁전·모스크·영묘를 짓기 시작했을 당시, 인도에는 무슬림 건축의 숙련 장인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페르시아 등지에서 장인들을 불러 들였고, 인도 장인들은 그들의 지휘 아래 작업했습니다. 따라서 무슬림 건축에 힌두 건축의 요소가 스며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귀결이었습니다.

둘째, 무슬림 세력이 인도 각지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수많은 궁전·모스크·영묘가 필요해졌습니다. 그러나 이를 감당할 재료를 단기간에 조달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많은 힌두 건축물의 장식재가 뜯겨 나가 원래의 건축물이 이슬람 양식으로 개조되었습니다. 그런 건축물에서는 힌두 양식과 무슬림 양식의 흔적이 동시에 드러납니다.

셋째, 많은 무슬림 신축 공사에서 오래된 힌두 사원과 궁전 등이 철거되고 그 재료가 재활용되었습니다. 이 점 역시 무슬림 양식에 힌두 양식의 영향이 남게 된 한 요인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