넵튠(Neptune)은 개그 콤비의 이름이 아니라, 그리스 신화의 바다 신 포세이돈을 로마 신화에서 부르는 이름입니다.
오늘은 올림포스 12신 중 하나이자 주신 제우스의 형제인 포세이돈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포세이돈의 탄생부터 바다의 신이 되기까지
포세이돈은 크로노스와 레아 사이에서 태어난 둘째 아들로, 제우스·헤라·헤스티아와는 남매지간입니다.
제우스 편에서도 언급했듯이, 크로노스는 자신의 자식에게 왕좌를 빼앗길 것을 두려워해 갓 태어난 아이들을 하나씩 삼켜 버렸습니다.
간신히 위기를 모면한 제우스는 크로노스에게 약을 먹여 형제들을 구출했고, 그 덕분에 포세이돈도 크로노스의 몸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후 포세이돈은 제우스와 함께 크로노스와 티탄들과의 전쟁에서 승리했고, 승전 후 세상을 나누어 다스리게 됩니다.
포세이돈이 어떻게 바다의 신이 되었는지는 전승에 따라 이야기가 조금씩 다른데, 여기서는 가장 평화로운 '제비뽑기 설'을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하늘은 제우스가, 바다는 포세이돈이, 지하 세계는 하데스가 맡는 식으로 형제들이 추첨으로 영역을 나누었다는 내용입니다.
전승에 따라서는 티탄과의 전투 과정이나 크로노스에게 삼켜진 순서가 달리 전해지기도 합니다. 그리스 신화에는 일본의 '모모타로'나 '우라시마타로'처럼 지역과 시대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는 요소가 많아, 어느 하나를 정답이라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포세이돈은 어떤 신일까?
포세이돈은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에 필적하는 최강급의 신입니다. 무기인 삼지창(그리스어: 트라이아나, 영어: 트라이던트)을 들면 폭풍과 해일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대지를 가르거나 산을 날려 버릴 만큼 강력한 힘을 지녔습니다.
그 위상만큼이나 다양한 사물의 이름 유래가 되었는데, 세계 최대급 장수풍뎅이로 알려진 '네프투누스 장수풍뎅이' 역시 포세이돈의 로마식 이름인 넵튠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 사진은 일본 미야자키현 니치난의 선메세 니치난 곤충 박람회에서 촬영한 넵튠 장수풍뎅이 박제본으로, 일본 장수풍뎅이보다 한 체급 이상 큰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페가수스는 메두사와 포세이돈의 아들

(루벤스, 《메두사의 머리》)
메두사는 그리스 신화를 잘 모르는 사람도 이름 정도는 아는 초유명 인물이지만, 사실 포세이돈의 연인이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날개 달린 말 페가수스는 페르세우스가 신들의 도움으로 메두사를 물리칠 때 태어난 것으로 유명한데, 사실 그 시점에 메두사는 포세이돈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습니다. 즉, 페가수스는 포세이돈의 아들인 셈입니다.
원래 메두사는 매우 아름다운 여인이었는데, 문제는 포세이돈이 아테나의 신전 안에서 메두사를 유혹했다는 점입니다.
아테나는 전쟁의 여신답게 성격이 꽤 강렬합니다. 트로이 전쟁에서 보였던 모습만 봐도 알 수 있죠.
하지만 상대는 숙부인 포세이돈. 아테나는 그를 응징할 수 없었고, 대신 메두사를 흉측한 모습으로 변하게 하고, 자신의 얼굴을 본 자를 돌로 만드는 저주를 내렸습니다.
메두사는 고르곤 자매 중 막내였는데, 자매들이 이에 항의하자 아테나는 자매들까지 비슷한 모습으로 바꿔 버렸습니다.
게다가 페르세우스에게 잘린 메두사의 머리는 아테나가 애용하는 방패 '아이기스'에 박혀 버립니다. 불행한 연인만 처벌받고 가해자는 그대로인 셈이니, 마치 회사에서 상사와의 불륜 때문에 여직원만 징계당하는 꼴입니다.
아마 이 일이 원인이 되어 아테나와 포세이돈은 사이가 좋지 못했고, 두 신은 자주 충돌했습니다. 실제로 아테네의 수호신 자리를 놓고 경쟁하다 진 포세이돈이 도시에 재앙을 보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며, 이런 장면을 그린 회화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르네 앙투안 우아스, 《아테나와 포세이돈의 대립》)
저주의 신, 포세이돈의 공포
올림포스 12신은 기본적으로 화내면 무섭습니다. 프로메테우스에게 벌을 내린 제우스도 무서웠지만, 포세이돈 역시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아틀란티스를 침몰시킨 것도 포세이돈입니다. 아틀란티스 사람들이 타락하여 자신에 대한 믿음을 잃자 분노한 것이라 하는데, 구약성경의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와 비슷한 서사로, 고대 신화의 원형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합니다.
또한 포세이돈은 페르세우스의 아내 안드로메다를 거대한 바다 괴물의 제물로 바치라고 명령하기도 했습니다. 에티오피아 왕비 카시오페이아가 바다 요정들보다 자신이 더 아름답다고 자랑하자, 포세이돈은 바다 괴물을 보내 왕국을 황폐화시켰고, 이를 달래기 위해 공주 안드로메다가 제물로 바쳐질 뻔한 것이죠. 결국 페르세우스가 메두사의 머리를 꺼내 괴물을 돌로 만들면서 구원됩니다.
포세이돈이 내린 저주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단연 오디세우스에 대한 저주입니다.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에서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전쟁 후 귀향하는 길에 포세이돈의 아들인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를 눈멀게 만들었고, 그 대가로 10년 동안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는 표류를 겪어야 했습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우주선 등에는 영어 발음 그대로 '오디세이(Odyssey)'라는 이름이 붙는 경우가 많고, 반면 그 공포와 강함 때문에 군함이나 전투기에는 '넵튠(Neptune)'이라는 이름이 붙곤 합니다.
태양계 행성 해왕성의 영어 이름 역시 'Neptune'입니다. 우리말로 '바다의 왕 행성'이라 번역했어도 어색하지 않았을 이름이죠.
지금까지 올림포스 12신 개별 특집이었습니다. 다른 신들의 이야기도 궁금하다면 관련 글도 함께 확인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