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주의의 토대를 마련한 그리스 최대 도시국가 '아테네'의 수호신이자, 올림포스 12신 중 하나인 아테나(Athena). 로마 신화에서는 미네르바(Minerva)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그리스인들에게 가장 깊은 사랑을 받았던 이 여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아테나의 탄생
아테나는 제우스와 그의 첫 번째 아내 메티스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그 탄생 과정은 올림포스 12신은 물론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모든 신들 중에서도 특히 독특합니다.
제우스의 아내라고 하면 헤라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사실 제우스의 자식들은 대부분 바람기로 얻은 자식들입니다. 그러나 아테나는 조금 다릅니다.
어느 날 제우스는 메티스에게서 태어난 자식이 자신을 무너뜨릴 것이라는 예언을 듣게 됩니다.
제우스 가문의 역사를 살펴보면, 할아버지 우라노스는 아들 크로노스에게 패배했고, 크로노스는 다시 제우스에게 패배했습니다. 3대 연속 몰락의 굴레를 두려워한 제우스는 아내 메티스를 통째로 삼켜 버립니다.
제우스는 잠시 안도했지만, 곧 심한 두통에 시달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어느 날, 두통이 절정에 달했을 때 아테나는 제우스의 이마에서 갑옷을 입은 채 태어납니다.
따라서 아테나는 제우스의 첫째 자녀입니다. 만약 신들 사이에 상속 문제가 있었다면 상당한 다툼이 벌어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제우스는 아테나의 탄생을 매우 기뻐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한 설에 따르면 아들이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하며, 또 다른 설은 메티스가 아닌 제우스 자신의 몸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자신을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어찌 보면 제우스는 인간적인 면모가 물씬 풍기는 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에서 사랑받는 아테나, 로마에서 인기 있는 마르스
제우스와 메티스의 딸인 아테나가 전쟁의 여신이라면, 제우스와 헤라의 아들인 아레스(로마명: 마르스) 역시 전쟁의 신입니다.
같은 전쟁을 관장하는 신이지만, 두 신의 역할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아테나는 방어와 전술의 신이고, 아레스는 공격과 장기적인 침략의 신입니다.
아테네의 수호신이라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아테나는 그리스인들에게 매우 인기가 많은 여신인 반면, 아레스는 그리스에서 인기가 좋지 못했습니다.
여기에는 그리스와 로마의 국가 성향 차이가 드러납니다. 그리스인들은 '침략'이라는 개념을 선호하지 않았습니다. 유명한 페르시아 전쟁도 아케메네스조 페르시아로부터 그리스를 지키기 위한 방어전이었고, 식민 도시를 건설할 때도 주변 민족과 크게 충돌하기보다는 빈 땅에 도시를 세우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반면 로마는 훗날 로마 제국으로 확장되는 과정에서 볼 수 있듯이 정복과 침략을 밥 먹듯이 했습니다. 그렇기에 아레스로도 알려진 마르스가 로마에서 매우 인기가 많았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아테나에 해당하는 미네르바는 로마에서 외면당했을까요? 놀랍게도 미네르바는 로마에서도 꽤 인기가 많았습니다.
힘과 지혜, 아름다움을 겸비한 여신이니 인기가 없을 리가 없겠지요!
아이기스 방패와 아이기스 거울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나 사가 시리즈를 즐겨본 게이머라면 '아이기스 실드(Aegis Shield)'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을 것입니다. 원어 발음은 '아이기스(Aegis)'에 가깝습니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방패'보다 '거울'이 원래 의미에 더 가깝다는 점입니다.
아이기스는 원래 제우스가 소유하고 있던 물건으로, 제우스가 아테나에게 주었다는 설과 빌려주었다는 설이 공존합니다.
그리스 신화는 '그리스 신화'라는 한 권의 책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이야기의 모음이기 때문에, 지역과 시대에 따라 내용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마치 카드 게임 '밀리어네어'가 지역마다 고유한 규칙을 가지고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렇다면 아이기스 방패는 어떤 물건일까요? 영웅 페르세우스가 메두사를 물리친 후, 아테나는 메두사의 머리를 방패에 박아 넣어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무적의 방패로 만들었다고 전해집니다.
참고로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Aegis 함)'이라는 명칭도 여기서 따온 것입니다.
또한 전승에 따르면, 페르세우스가 메두사를 물리칠 때 사용한 거울이 바로 '아이기스의 거울'이라고 합니다.
아이기스는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스토스(로마명: 불카누스)가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방패가 아니라 어깨 장식이나 흉갑이라는 설도 있어 이 부분에는 아직 정설이 없습니다.
어쨌든 클래식 RPG 팬들에게 최강의 방패는 단연코 '아이기스 방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