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안드레 보렐, 다이애나 로든, 베라 리, 소니아 올샤네즈키 – 화장로에서 산 채로 태워진 여성 첩보원들

첩보원에게 포착되면 고문에 이어 사형이라는 최악의 결말을 각오해야 한다. 나치에게 붙잡힌 이 요원들 역시 대의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 다만 그들의 경우, 처형 집행자들은 마치 중세 시대를 연상시키는 잔혹한 방식을 택했다.

1940년 6월 프랑스가 함락된 직후, 영국은 나치 점령지에서 첩보망 구축에 착수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특수작전집행부(SOE)였으며, SOE는 프랑스 전담 부서인 'F 섹션'을 설립했다.

전쟁이 진행되는 몇 년 동안 수많은 독립적인 첩보 조직들이 만들어졌다. 본국에서 파견된 요원들과 현지에서 모집된 요원들이 함께 활동했다. 하지만 독일군은 연합군의 뒤를 끈질기게 쫓았고, 일부 첩보원들이 보안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탓도 컸다.

'실종된 요원들'

나치에게 붙잡힌 SOE 요원 중에는 네 명의 여성이 있었다. 안드레 보렐(Andrée Borrel), 다이애나 로든(Diana Rowden), 베라 리(Vera Leigh), 소니아 올샤네즈키(Sonia Olschanezky)가 바로 그들이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그들의 최후는 오랫동안 알려지지 않았다. 더글러스 보이드(Douglas Boyd)는 저서 『요원들: 집행자, 유혹자, 배신자』에서 다음과 같이 전한다.

독일 당국의 명령에 따라 SOE 요원들은 '밤과 안개(Nacht und Nebel)'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져야 했다. 1941년 시작된 이 나치 절멸 작전의 희생자에는 정치 활동가와 레지스탕스 운동가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살해당한 이들의 가족, 친구, 동료들은 그들이 어디서, 언제, 어떻게 죽었는지 결코 알아서는 안 되었다.
안드레 보렐, 다이애나 로든, 베라 리, 소니아 올샤네즈키 – 화장로에서 산 채로 태워진 여성 첩보원들

네 명의 SOE 요원은 죽음을 맞기 위해 나츠바일러 강제수용소에 도착했다.

첩보원 후보들을 훈련하던 SOE 장교 베라 앳킨스(Vera Atkins)는 이들과 다른 실종 요원들의 행방을 찾아 나섰다. 그 실마리는 나츠바일러 강제수용소로 이어졌다. 그곳에 수감되어 있던 요원 존 스톤하우스(John Stonehouse)는 1944년 7월 6일 네 명의 여성 수용자가 도착하는 것을 목격했다. 자신감 있고 우아한 그들의 모습은 수용소 안에서 상당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처음에는 SS 장교들을 위한 창관으로 끌려온 여성들이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가설은 금세 사라졌다. 보이드는 "네 명의 여성이 계단을 따라 감옥으로 끌려 내려갈 때, 여성들 자신만 빼놓고 수용소의 모든 사람이 그들이 죽기 위해 나츠바일러에 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기록한다. 남은 의문은 단 하나였다. 과연 어떤 죽음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가? 놀랍게도 그들의 살인자조차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 전에 수용소 직원들 사이에서 이들을 어떻게 살해할지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공개 점호 때 교수형에 처하는 방법도 가능했는데, 이것이 수용자들에게 가장 흔히 적용되던 처형 방식이었다. 그러나 처형 담당자 페터 슈트라우프(Peter Straub)는 그런 '연극'을 벌이는 데 반대한다며, 장티푸스 예방접종이 필요하다고 속인 뒤 치명적인 용량의 페놀을 주사하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나츠바일러가 절멸수용소가 아닌 강제수용소라서, 페놀이 충분히 비축되어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푸르쿠아(Pourquoi)? – 왜요?"

처형 당일, 요원들은 화장터 블록으로 끌려가 주사를 맞았다. 그들이 의식을 잃자, 최고 온도로 달구라는 명령을 받은 화장로 쪽으로 끌려가기 시작했다. 수용소의 다른 수용자들은 복도에서 들려오는 격렬한 신음 소리를 들었다. 마지막으로 끌려간 희생자는 필사적으로 저항했고, 자신을 학대하는 자들에게 "푸르쿠아? – 왜요?"라고 물었다고 전해진다.

"그 여자가 끌려가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크게 신음했습니다. 화장로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듣고 나서, 신음하던 여성들이 하나하나 곧바로 화장로에 넣어졌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 목격자의 증언
안드레 보렐, 다이애나 로든, 베라 리, 소니아 올샤네즈키 – 화장로에서 산 채로 태워진 여성 첩보원들

이 기사의 핵심 내용은 더글러스 보이드의 저서 『요원들: 집행자, 유혹자, 배신자』(벨로나 출판사, 2019)에 기반하고 있다.

"네 여성 모두 산 채로 불타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 의식을 되찾았다" – 더글러스 보이드는 저서에서 이렇게 확인한다. 이 진술은 나츠바일러의 SS 대원 한 명이 처형 집행자 본인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를 통해 뒷받침되었다. 수용자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생존을 위해 몸부렸다.

마지막 여성이 발부터 먼저 화장로에 반쯤 들어간 상태에서 깨어나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달궈진 화장로의 고통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곳에는 많은 남자들이 있었기에 그녀를 화장로 안으로 밀어 넣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녀는 끝까지 저항하며 슈트라우프의 얼굴을 긁었다.

이 초유의 처형은 슈트라우프에게 지울 수 없는 충격을 남겼다. 그는 훗날 동료에게 이렇게 털어놓았다. "나는 오랫동안 아우슈비츠에 있었다. 그동안 굴뚝에서 약 400만 명이 나갔지만, 이런 일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다. 나는 끝났다." 전쟁이 끝난 지 몇 달이 지난 후 베라 앳킨스가 그를 찾아냈을 때도, 그의 얼굴에는 여전히 손톱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출처

  • 더글러스 보이드, 『요원들: 집행자, 유혹자, 배신자(Agents. Enforcers, seducers, traitors)』, 벨로나(Bellona),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