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를 욕한 대가, 폴란드 법정에서 치르다
1930년대 중반, 유대인들이 히틀러에게 호감을 갖지 않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자명한 사실이었다. 적어도 폴란드에서는 아무도 그들의 의사 표현을 막지 않았으리라 짐작하기 쉽다. 그러나 그것은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었다. 당시 아돌프 히틀러는 한 나라의 국가원수였고, 어느 자존심 있는 국가든 외국 정상에 대한 모욕을 처벌하는 조항을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단지 조용히 지내고 싶었을 뿐인 한 유대인 사업가는 이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게 되었다.
바르샤바의 약품 창고주, 할버슈타트
나움 아브라함 할버슈타트(Naum Abraham Halbersztadt)는 바르샤바에서 약품 창고를 운영하던 사업가로, 적어도 1935년까지는 아무 탈 없이 사업을 이어갔다. 그는 당시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세를 잘 알고 있었다. 특히 나치 독일의 분위기는 유대인의 입장에서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동포들의 처우를 염려한 그는 독일 기업들이 제안하는 상업 협력 요청을 모두 거절했다. 그중에는 유명한 전자치과장비 업체인 엘렉트로덴탈-피셔(Elektrodental-Fischer) 공장도 포함되어 있었다.

문제는 독일 측이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는 점이다. 할버슈타트는 여러 차례 더 이상 제안서를 보내지 말라고 요청했지만, 해당 회사 직원들로부터 끊임없이 편지가 도착했다. 어느 날 마침내 참지 못한 그는 이 집요함과 독일의 상황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거침없는 문장으로 답신에 담았다.
"나는 여러분의 서신으로 저를 괴롭히지 말라고 수없이 요청해 왔습니다. 나치 체제가 존재하는 한, 히틀러와 그 무리가 독일을 통치하는 동안 저는 어떠한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며, 체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도 여러분과 거래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편물이 만든 불운한 사건
그는 이 편지 봉투 위에 짧은 문구를 덧붙여 적은 뒤 우체통에 투입했다. 불행히도 그에게 운명은 가혹했다. 독일 본토에서는 이례적인 우편물에 우체국이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편지는 '독일 제국 우정전신부'로 발송된 것이었다.
짧지만 노골적인 메시지는 관계자들을 경악시켰고, 곧바로 행정 조치로 이어졌다. 독일 당국은 이 불운한 편지를 폴란드 당국에 넘겼고, 폴란드 측은 다시 우정전신부에 해당하는 부처로 전달했다. 이후 편지는 검찰로 넘어갔고, 수사 과정에서 검찰은 신속히 이 성질 급한 사업가가 봉투의 문구를 적은 장본인임을 밝혀냈다.
폴란드 형법은 명확했다. 제111조는 외국 국가원수에 대한 모욕 행위에 대해 3년의 징역형을 규정하고 있었다. 검찰은 수사를 진행하고 증거를 확보한 뒤 공소장을 작성했고, 결국 할버슈타트에게 형사책임을 물었다.

재판과 언론의 반응
법원은 나움 아브라함 할버슈타트가 히틀러의 명예를 훼손했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했다. 신문들은 이 사건을 흥미로운 기사거리로 삼아 보도했지만, 정작 불행한 사업가를 옹호하겠다는 생각을 한 언론은 단 하나도 없었다.
오늘날의 시각에서 보면, 제3제국의 지도자를 모욕했다는 이유로 유대인이 폴란드 법정에 세워진 것은 놀라운 일로 들린다. 하지만 역사가 아주 독특한 유머 감각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