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저 해충들을 전부 몰살시켜라!” 제2차 세계대전 미군에 스민 대량학살 열망

미국의 작가들과 역사가들, 그리고 국가 기구 전체는 수십 년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 병사의 '완벽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 애써 왔습니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칠 준비가 된 젊은 애국자. 그러나 현실은 훨씬 더 복잡했습니다.


"평화를 가져오려면 일본인을 뿌리째 몰살해야 한다." 1943년 미군 병사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가량이 정확히 이러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7천만 인구를 지닌 한 민족에 대한 집단 학살이 최선일 뿐 아니라 승리를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믿었던 것입니다.


이는 결코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조작되었거나 부실하게 진행된 조사의 산물이라고 보기에는 더욱더 그렇지 않았습니다. 당시 미군은 나치 독일의 청소년들에게 주입된 사상과 놀랍도록 닮은 관념을 실제로 품고 있었습니다. 미국 정부와 이에 협조한 언론이 그렇게 만들기 위해 애쓴 결과물이었습니다.


“저 해충들을 전부 몰살시켜라!” 제2차 세계대전 미군에 스민 대량학살 열망

(당시 선전 문구) "일본인들이 완전히 분쇄될 때까지 끝없이 싸워라!"


권력에 봉사하는 선전


태평양 전쟁은 미국 연안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벌어졌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일찍이 1941년부터 대중의 관심이 빠르게 식고, 세상 끝까지 파견된 병사들의 전투 의지가 꺾일 것을 우려했습니다. 이 위협에 맞서기 위해 일본인들은 처음부터 경멸스러운 준인간으로 그려졌습니다.


연합군 장성 한 명은 부하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들이 상대하는 적은 교활하고 잔혹하며 무자비합니다. 근본적으로 그것은 야만인처럼 싸우는 비인간적 짐승이다. 먼저 죽이지 않으면 네가 죽는다."


서방의 선전물 속에서 일본인은 '황색 역병'으로 불렸습니다. '비합리적이고 비과학적인' 사고방식을 지녔기 때문에 어떠한 합의도 불가능한 존재라는 논리였습니다. 주간지 『타임(Time)』은 늘 소총을 든 채 나무 사이를 오르내리는 침팬지의 모습으로 일본군을 묘사했습니다.


“저 해충들을 전부 몰살시켜라!” 제2차 세계대전 미군에 스민 대량학살 열망

미국에서는 '일본인 사냥 시즌 개시' 같은 문구를 공공장소(예컨대 가게 진열창)에 내걸는 것이 애국 행위로 간주되었습니다. 농담처럼 '일본인 사냥 허가증'까지 유통되었습니다.


병사들은 이런 프레임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받아들였습니다. 더글러스 포드(Douglas Ford)가 저서 『태평양: 강대국의 충돌』에서 설명하듯, 수많은 군인은 적을 죽이는 일을 '극도로 성가신 해충 박멸'에 비유했습니다. 미국 최고의 종군기자 중 한 명인 어니 파일(Ernie Pyle)의 글이 이를 방증합니다. 태평양 전선에서 보낸 기고문에 그는 이렇게 적었습니다. "일본인은 사람이 쥐나 바퀴벌레를 대하듯, 혐오스러운 준인간으로 취급되었다."


일본과의 전쟁에 참전한 용사들도 비슷한 증언을 남겼습니다. 한 참전용사는 저서 『Into the Rising Sun』에서 "내가 인간을 죽이고 있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들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군 파일럿 리 스콧(Lee Scott)은 "독거미나 전갈 한 마리를 더 없앴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마다 마음속으로 웃음이 터졌다"고 고백하기까지 했습니다.


“저 해충들을 전부 몰살시켜라!” 제2차 세계대전 미군에 스민 대량학살 열망

(당시 선전 문구) "(일본인의 얼굴에 가하는) 매번의 타격이 승리를 부른다!"


해충 박멸자들


이오지마의 피비린내 나는 상륙 작전 당시 수많은 미군 병사가 '해충 박멸자(Pest Exterminator)'라는 문구를 새긴 헬멧을 쓰고 전투에 임했습니다. 이 사소해 보이는 사실은 흠 없는 미국 영웅을 찬양하는 교과서나 서적에는 좀처럼 등장하지 않습니다.


물론 일본 역시 전쟁에서 짐승 같은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결백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1945년, 일본인에 대한 사회 전반의 무감각과 경멸은 트루먼 대통령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망설임 없이 투하할 수 있는 토양이 되었습니다. 그의 병사들 스스로가 일본인의 몰살을 외치고 있었으니까요.


출처

  • 더글러스 포드, 『태평양: 강대국의 충돌(The Pacific. A Clash of Powers)』, 즈나크(Znak) 출판사,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