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알메르(Almere)의 땅속에서 약 4500년 된 목조 어로 시설이 발굴되었습니다. 이는 유럽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신석기 시대 어로 시설 중 가장 큰 규모입니다. 당시 주민들이 이미 정착 생활을 영위하며 계획에 따라 일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알메르 시 고고학자 빌럼얀 호헤스테인(Willem-Jan Hogestijn)은 말합니다.
우연한 발견
"아, 그리고 여기 나무 기둥도 하나 보이네요." 2013년 봄, 고고학 조사기관 아르콜(Archol) 소속 조사원이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모든 것의 시작이었습니다. 이 회사는 알메르 인근 데 스틱트세 칸트(De Stichtse Kant) 상업단지에서 여러 차례 발굴 조사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A27 도로변에 위치한 이 부지에는 곧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었고, 땅속에 석기 시대 부싯돌 도구가 묻혀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무 기둥이라니, 참으로 특이한 일이었습니다. 호헤스테인은 조사 범위를 조금 더 넓혀달라고 요청했고, 그것은 탁월한 결정으로 판명되었습니다. 현재까지 이 지역에서 3500개가 넘는 말뚝이 발굴되었으며, 이들은 신석기 시대 대규모 '어량(魚梁)'의 일부였습니다.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 결과, 이 나무들은 약 4400년 전에 베어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어로 시설의 구조
어량(fishing weir)은 물고기를 특정 방향으로 유도하는 구조물로, 통상 그 경로 끝에 그물통을 설치합니다. 기둥 사이에는 나뭇가지나 버들가지 등으로 엮은 자리를 설치했는데, 알메르에서도 이러한 잔재가 발견되었습니다.
호헤스테인은 알메르의 말뚝들이 유럽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신석기 시대 어로 시설 중 가장 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구조물은 이미 190미터 이상 이어져 있지만, 시작점도 끝점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구조물의 상당 부분이 아직도 지하에 매장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덴마크 등지에서 비슷한 규모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어로 시설이 여러 차례 발견되었지만, 이러한 주장은 충분한 증거 없이 복원한 것에 근거합니다. 한편 더 오래된 어로 시설도 알려져 있습니다. 1996년에는 알메르 호게 파르트(Hoge Vaart)에서 길이 약 10미터에 달하는 6000년 이상 된 세 개의 어로 시설이 발견된 바 있습니다.
숲 관리의 흔적
알메르 어로 시설의 목재는 포르더르(간척지) 바닥의 진흙 속에서 놀랄 만큼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호헤스테인은 "마치 철물점에서 막 가져온 것처럼 보였다"고 말합니다. 덕분에 추가 연구가 가능했습니다. 고고식물학 전문 연구기관 비악스(Biax)의 고고학자들은 말뚝 대부분이 자작나무 재질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나이테 분석 결과 거의 모든 나무가 늦여름 무렵에 베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호헤스테인은 "자작나무가 다시 자라날 수 있는 시기는 딱 그때뿐이다. 4500년 전 사람들이 이미 미래를 내다보며 일하고 있었다는 뜻이다"라고 설명합니다. 이는 일종의 산림 관리를 시사한다고 그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두가 내 의견에 동의하는 건 아니다!"
다른 계절에 베어진 말뚝도 드물게 발견되며, 때로는 작은 무리를 이루기도 합니다. 이는 어로 시설의 보수·정비 작업을 가리키는 것일 수 있다고 호헤스테인은 추측합니다. 어량을 건설한 사람들은 최소 수년간 같은 장소에 거주했을 것입니다.
물고기 저장고
어로 시설 발견 후 세부 사항이 하나둘 밝혀지면서, 신석기 시대 알메르 주민들이 일련의 '물고기 우리'도 만들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삼각형 모양의 목조 우리로, 물고기를 잡기 위함이 아니라 살아 있는 상태로 보관하기 위한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이 저장고는 무슨 용도였을까요?
호헤스테인은 "당시 이곳에 있던 호수에서 하루 먹을 만큼의 물고기를 공급하기에는 어량이 너무나 컸다"고 말합니다. 그는 신석기 시대 사람들이 '피크 공급', 즉 산란을 위해 매년 고향 수역으로 이주하는 연어 같은 계절성 어류의 대량 도래에 초점을 맞추었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그렇다면 저장 공간이야말로 유용한 것이지요."
훈제 연어와 선물 경제?
그러나 상상력을 자극하는 다른 가능성도 있습니다. 캐나다 서부의 헤일추크(Heiltsuk) 원주민 부족은 전통적으로 연어를 훈제해 저장해 왔습니다. 이때 연어는 너무 기름지면 안 됩니다. 기름기가 많으면 오래 보관할 수 없고 금방 산패하기 때문입니다. 호헤스테인은 알메르의 신석기 시대 사람들 역시 물고기를 훈제·건조했으며, 사용 전에 잠시 우리에 넣어 살을 빼두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습니다.
또한 그는 포획량의 일부가 사회적 관계에 대한 투자로서 나누어졌을 가능성도 염두에 둡니다. 원시 사회에서는 관대함이 높이 평가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석기 시대 인간에게도 그랬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주민들이 남는 물고기를 좀 더 멀리 사는 사람들에게 선물로 주어 마음을 얻었을지도 모릅니다. 호헤스테인은 "삶이 고단했다. 언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지 알 수 없었다"고 강조합니다.
전문가들의 평가
"훌륭한 발견입니다." 라이던 대학교 고고학 명예교수 렌더르트 라우 코이만스(Leendert Louwe Kooijmans)는 이렇게 반응했습니다. 그는 모래 토양 지대 외곽의 서부 네덜란드 지반이 각종 어로 시설로 가득 차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점토 속에서는 찾기 어렵기 때문에, 이번처럼 발굴된 것은 분명 특별한 일입니다."
4500년 전에 어량으로 어업을 했다는 사실 자체는 코이만스에게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당시 모래 토양 지대에는 농경 외에도 축산과 어업을 함께 하던 농부들이 살았습니다. 그런 삶의 방식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겠지요." 그는 물고기 잉여분과 그 활용에 대한 추측에는 입장을 밝히지 않습니다. "그것들은 어디까지나 모델일 뿐, 검증할 수 없습니다."
다만 코이만스에게는 다른 궁금증이 있습니다. 왜 이 구조물은 주로 자작나무 줄기로 이루어져 있는가? 덴마크의 발견물은 대개 개암나무, 피나무, 물푸레나무인데 말입니다. 당시 알메르의 이탄지가 자작나무로 뒤덮여 있었던 걸까요? 그리고 어량은 왜 그렇게 거대한가? 단 하나의 시설인가, 아니면 서로 다른 시기의 어량들이 이룬 네트워크인가?
특별하고 흥미로운 발견인 만큼 탐구할 것이 아직 많다고 코이만스는 말합니다. "그래서, 알메르.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