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정부가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한 성교육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할 계획이다. 하지만 불과 반세기 전까지 네덜란드 남부 가톨릭 지역에서는 성에 관한 지식을 신부가 직접 가정을 찾아가 일러주는 풍경이 일상이었다. 시대를 달리하는 두 성교육의 모습을 나란히 놓고 보면, 세월이 가져온 변화의 크기를 실감할 수 있다.
"한 방울도 흘려서는 안 됩니다"
현재 80대의 림부르흐(Limburg) 출신 노인은 1954년 결혼할 때 아내와 함께 "아주 늙은 신부"를 만나 특별한 교육을 받아야 했던 것을 생생히 기억한다. 그 신부는 예비 부부에게 이렇게 당부했다고 한다. "그리고 명심하세요, 한 방울도 흘려서는 안 됩니다!"
노인은 "그 자리가 끝났을 때 우리 부부는 정말로 안도하고 기뻤다"고 털어놓았다.
결혼 후에도 이어진 신부의 가정방문
결혼식이 끝났다고 교회의 관심도 함께 끝난 것은 아니었다. 신부는 결혼 후에도 정기적으로 가정을 방문해 자녀 계획을 캐물었다. 하나님은 결혼을 통해 가능한 한 많은 자손을 얻도록 뜻하셨다는 것이 교회의 가르침이었기 때문이다. 성관계는 결혼 생활 안에서는 의무였지만, 그 밖에서는 철저히 금지되었다.
대가족 이상과 영화 '레벤스강'
당시 사회에는 대가족이야말로 이상적인 가족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실제로 가톨릭 다자녀 가족 협회는 1938년 영화 '레벤스강(Levensgang)'을 제작해 이러한 이상을 널리 알렸다. 25,000여 명의 관객은 스크린에서 이런 내레이션을 들었다. "힘의 원천은 대가족이다. 기업가적 정신과 삶의 온기로 가득하고, 배고픈 아이들의 배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이 있는 곳."
베커스 주교의 한 마디가 바꾼 풍경
대부분의 가톨릭 신자들은 교회의 가르침에 순순히 복종하며 자녀를 계속 낳았다. 그러다 1963년 베커스(Bekkers) 주교가 TV 방송에서 "자녀 수는 결혼한 사람들의 양심의 문제이며, 성직자가 개입할 일이 아니다"라고 선언하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1년 전 등장한 피임약은 순식간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사람들은 이를 "베커스의 맛있는 것"이라 불렀다. 그렇게 대가족은 햇볕에 닿은 눈처럼 사라져 갔다.
'유튜브의 캔디'가 기대되는 이유
반세기 전 "베커스의 맛있는 것"이 네덜란드 가톨릭 사회의 출산 문화를 완전히 바꿔놓았듯, 오늘날의 "유튜브의 캔디" 역시 이민자 청소년들의 10대 임신과 성병 감염 문제를 줄이는 데 비슷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