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가 이미 '친밀한 마사지'를 위한 원시적인 기구를 사용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20세기에 들어 진동기는 눈부신 성장을 이루었지만, 사실 처음부터 오르가즘을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클리토리스 자극이 목적이 아니었다면 진동기는 어떤 용도로 쓰였을까요? 그리고 왜 초기 사용자의 상당수는 남성이었을까요?
성학자 브렌다 러브(Brenda Love)는 진동기의 발명을 무려 클레오파트라에게 돌렸습니다. 기원전 1세기, 아름다운 통치자는 벌이 든 호리병 박(속이 빈 박으로 만든 그릇)을 이용해 스스로를 자극했다는 것입니다.

진동기의 역사는 생각보다 훨씬 기발하고 놀랍습니다!
다만 이 일화를 뒷받침하는 역사적 증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확실히 알려진 사실은, 최초의 진동기들이 조지 테일러(George Taylor)의 증기 기관식 '매니퓰레이터(Manipulator)'와 조지프 모티머 그란빌(Joseph Mortimer Granville)의 전기식 '페르카퇴르(Percateur)'로서 19세기 후반에 탄생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 기기들은 세상에 나오자마자 빠르게 큰 인기를 얻으며 성공 가도를 달렸습니다.
처음부터 클리토리스를 위한 것이었을까?
1915년, 미국의학협회(AMA)는 '진동기 산업' 전체를 환상이자 함정이라 규정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평가는 기기들의 폭발적인 인기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예컨대 20세기 초, 필라델피아의 제임스 바커(James Barker)는 자신의 제품을 이렇게 광고했습니다.
바커 진동기로 집에서 편안하게 마사지를 즐기세요. 신경과 온몸을 상쾌하게 해주며, 안색과 두피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통증을 없애줍니다. 약물 없이 자연스럽게 혈액순환을 촉진합니다. 의사도 추천합니다.
이 기기는 특히 목욕 후나 운동 후에 더없이 유용하다고 홍보되었습니다. 사업심이 강한 이 미국인은 구매자에게 진동 요법에 관한 소책자를 무료로 덤으로 붙여주기도 했습니다. 즉, 진동기는 원래 이런 용도로 만들어진 것이지, 친밀한 마사지 기구 전문가 레이첼 메인즈(Rachel Maines)가 주장했던 것처럼 클리토리스 자극을 위해서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메인즈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히스테리는 마사지로 치료되었고, 진동기도 같은 목적으로 발명되었다"는 명제는 사실이 아닙니다. 물론 실제로 진동기는 수많은 질병 치료에 사용되었는데, 그 대상에는 여성의 질병만 포함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진동기는 다양한 건강 문제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습니다
성사(性史) 연구자 할리 리버먼(Hallie Lieberman)은 "진동기는 통증, 과민성, 소화불량, 변비를 치료하기 위해 발명되었다. 남성의 경우 말이다"라고 말합니다. 최초로 특허를 받은 전기 진동기의 발명가인 모티머 그란빌 박사는 자신의 기기를 성기능 장애 치료에 사용했지만, 결코 여성에게는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만능 진동 판치다
시간이 지나면서 진동기의 용도는 평등해졌습니다. 여성 역시 '충격' 요법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입니다. 지난 세기 초 몇 년 동안 의사들은 진동기를 류머티즘, 발기 부전, 불면증, 난청, 심지어 독감이나 요통까지 포함해 200가지가 넘는 질병 치료에 활용했습니다.
그리고 유명한 히스테리, 즉 '자궁 호흡 곤란'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빅토리아 시대 의사들에 따르면 이 병에 유일하게 효과적인 처방은 오르가즘이었고, 진동기는 환자들을 손으로 직접 자극하느라 지친 의사들의 수고를 덜어주기 위한 도구였습니다.
물론 앞서 언급한 모든 경우에 마사지가 실제로 치료 효과를 냈던 것은 아니지만, 환자의 기분을 확실히 좋게 해주는 것은 분명했습니다. 제조업체들은 나아가 진동기의 주름 제거 효능까지 내세웠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위에 유용하다는 점을 은근히 암시했지만, 당시 자위는 엄연한 금기였기 때문에 명시적으로 쓰거나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1927년 진동기 광고
1908년 한 광고는 "여성의 필요를 아는 여성이 발명했습니다"라는 문구로 비버트(Bebout) 기계의 구매를 권유했습니다. 한편 사노픽스(Sanofix) 기기는 이마, 얼굴, 목, 가슴 마사지용으로 각각 따로 네 종류의 '팁'을 갖추고 판매되었고, 손이 피곤하지 않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진동 액세서리는 이보다 더 다양했습니다. 필요에 따라 헤드에는 원형 또는 사각형 판, 축, 공, 디스크, 심지어 회전하는 미니어처 망치까지 장착할 수 있었습니다. 보다시피 100년 전에도 누구나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찾을 수 있었던 셈입니다!
반면 진동기에 씌워진 의료적 후광이 완전히 걷힌 것은 1950년대에 이르러서였습니다. 알프레드 킨지(Alfred Kinsey)가 여성 성에 관한 획기적인 연구를 발표하면서, 조사 대상 여성의 62%가 자위를 경험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입니다. 그때부터 진동기는 "삶을 즐기는 그 멋진 느낌"을 선사하는 기구로 광고되기 시작했습니다. 피임약의 보급과 1960~70년대의 성적 혁명도 한몫했습니다. 그때부터 개인용 마사지기는 오늘날의 모습, 즉 절정에 이르게 하는 도구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참고 문헌
- Brenda Love, "The Encyclopedia of Unusual Sex Practices", Barricade Books 1992.
- Hallie Lieberman, "Buzz: The Stimulating History of the Sex Toy", Pegasus Books 2017.
- Rachel Maines, "Orgasm Technology. »Hysteria«, vibrator and sexual gratification", Aletheia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