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최초의 지질공원이 드렌테주에 자리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 지방에는 고인돌(후네베트)과 마지막 빙하기가 빚어낸 풍경 등 고고학적·지질학적 현상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관계자들은 '혼츠루흐의 이야기'를 더 명확하게 전하고자 한다. 핵심 명소들만 강조하는 방식이 아니라, 빙하기 풍경 속에서 이들이 서로 맺고 있는 관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겠다는 것이다.
이번 주에 공식 지위를 인정받은 '혼츠루흐 지질공원(Geopark de Hondsrug)'은 네덜란드에서는 처음이다. 유럽의 다른 지역에서는 이미 약 50곳의 지질학적으로 흥미로운 지역이 지질공원이라는 '품질 마크'를 달고 있는 가운데, 이제야 드렌테에 순서가 돌아온 것이다. 이 지역에는 코에보르던, 에먼, 아르 엔 후너스, 티나를로, 보르허르오도른 자치체가 포함된다. "빙하기 동안 형성되었고, 선사시대부터 인간 정착의 영향을 크게 받아온 풍경입니다."라고 혼츠루흐 지질공원의 하리 볼터스는 설명한다. 참고로 이 지질공원은 한동안 이미 본격적으로 운영되어 왔다. 네트워크 조직인 유럽 지질공원 네트워크(EGN)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활동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지위, 달라지는 것은?
"그래서 새로운 지위 때문에 저희에게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라고 볼터스는 말한다. "다만 앞으로 더 많은 강연과 교육과정, 특히 교육을 겨냥한 프로그램을 열 계획입니다. 공식 지질공원이 된 만큼 지역 단체들과 이 지역 주민 20만 명 사이에서 더 많은 지지를 얻으리라 기대하며, 혼츠루흐에 대한 이야기를 더 넓은 대중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그 이야기란 도대체 무엇일까?
수레바퀴 자국과 모래 능선
"네덜란드 전체 53기의 고인돌 중 무려 47기가 혼츠루흐 지역에 있습니다."라고 볼터스는 자랑스럽게 말한다. "모래 능선이나 핑고 잔구 같은 지질 현상도 많습니다. 하지만 특히 중요한 것은 이곳에 존재하는 모든 지질학적·고고학적 현상들 사이의 연관성, 그리고 지역의 현재 자연과 문화사와의 관련성입니다."
이러한 연관성은 오래된 모래 능선 위에 남아 있는 옛 길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길망은 이 지역 마을과 도시들의 현재 위치, 그리고 그들을 잇는 경로를 결정해 왔다. 예컨대 코에보르던에서 그로닝겐 시로 가는 길은 모래 능선 위의 선사시대 수레길을 따라 지난다. 이 지역 마을과 도시의 입지는 높은 모래 능선의 존재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이다. 볼터스는 "이 오래된 길들은 고인돌을 세운 사람들의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라고 덧붙인다.
'죽은' 얼음판 속 얼음 혀
"모래 능선의 배열 – 네 개가 있으며 그중 혼츠루흐와 롤더루흐가 가장 두드러집니다 – 은 지질학적으로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합니다."라고 볼터스는 말한다. "이 줄무늬 패턴, 지질학 용어로 '메가플루트(megaflutes)'라고 불리는 것은 전 세계에서 여기와 캐나다 북부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지질공원에 소속된 지형학자 엔노 브레흐만에 따르면, 혼츠루흐 빙류와 캐나다의 두바운트 빙류는 지금까지 빙호(氷湖)가 터지면서 생겨난 것으로 알려진 지구상 유일한 '육상 빙류'다.
혼츠루흐 지역의 선형 모래 능선들은 두 번째로 최근인 잘 빙하기(살리엔) 동안, 움직이지 않는('죽은') 얼음 평원에 밀려 들어간 빠르게 흐르는 얼음 혀의 침식 작용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지질학자들은 드렌테의 선형 '능선'의 정확한 기원에 대해 백 년 동안 논쟁을 벌여왔으며, 아직 마지막 결론이 나온 것은 아니다.
빙하기의 역사책
빙하기들의 교차는 혼츠루흐 지질공원 안의 스테일란트 돈더런에서 또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곳은 모래 채석장이 남긴 특별한 잔유물로, 지난 수십만 년의 퇴적물을 그대로 보여준다. 무려 (아마도) 세 번의 빙하기가 이 노두에서 차례로 이어져 있다. 지질공원 바로 가장자리에 있는 티나를로 자치체의 이 절벽은 1년 전 드렌테 제2호 지질 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절벽의 밑부분에는 몇 미터 아래까지 이어지는 짙은 필로 모래 층이 드러나 있다. 이것은 빙하기 내 비교적 따뜻했던 시기, 아마도 엘스터 빙하기에 융빙수가 퇴적시킨 희고 고운 모래다. 다만 여기서 보이는 가장 오래된 퇴적물의 연대는 아직 확실하게 확정되지 않았으며, 필로 모래가 초기 잘 빙하기에 퇴적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흥미롭게도 같은 모래가 발로에르펠트의 이동사구에서도 지표에 나타난다. 혼츠루흐 지역에서는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셈이다.
거대한 지하 저수조
드렌테 지질공원의 지질학은 기후 변화(빙하기 동안에도 기후는 비교적 빠르게 변했다)처럼 많은 현대적 주제에 영감을 주는 원천이다. 물 역시 새 지질공원과 맞닿은 핵심 주제다. "훈세 계곡, 즉 훈세 강의 원시 하천에서 샘수로 솟아나고 식수로 채수되는 지하수는 수백 년에서 수천 년 묵은 것입니다."라고 볼터스는 말한다. "따라서 매우 깨끗합니다. 혼츠루흐 지역은 거대한 지하 저수지이며, 네덜란드에서 지하수가 짠 바닷물의 영향을 받지 않는 가장 북쪽 지역이기도 합니다."
역사가 새긴 지형의 기복
혼츠루흐는 최대 약 70km 길이로, 남동쪽으로 갈수록 높아진다. 그로닝겐의 해발 암스테르담 기준면(NAP) 5m에서 에먼의 NAP 20m까지 솟아 있다. 작은 고도 차이지만, 낮고 평평한 네덜란드에서는 꽤 의미 있는 규모다. 잘 빙하기 말기에 흐르던 융빙수의 힘으로 생겨난 훈세 계곡은 당시, 약 15만 년 전에는 주변 지형보다 무려 40m나 더 깊었다. 이 커다란 기복은 그 뒤를 이은 베이크셀 빙하기(바이크셀리엔)에 일부 파괴되었고, 이후 표사가 계곡을 부분적으로 다시 메웠다.
'울타리 친 지질학'이 아니라
전 세계의 특별한 지질 지역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되면 시대를 초월한 보호를 받는다. 유네스코가 배후에서 지질공원의 발전에 관여하기는 하지만, 지질공원의 개념은 조금 다르다. 지질공원은 볼터스의 표현대로 '울타리를 두른 지질학'이 아니다. "지질 지역은 대체로 면적이 매우 넓어 사람들이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그들 역시 소득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지질공원의 접근법은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 즉 주로 관광을 겨냥한 지질학 테마의 경제 활동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다.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상향식 개념
"유네스코에는 아직 지질공원을 위한 별도의 '카테고리'가 없지만, 미래에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라고 볼터스는 말한다. "지질공원은 지역 주민의 폭넓은 참여를 바탕으로 하는 상향식(bottom-up) 개념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반면 세계유산 목록에 오른 지질 명소의 주된 목적은 보호이며, 경제 활동은 최소화됩니다. 유네스코에게 지질학은 아직 최우선 과제가 아닙니다."
실제로 후지산은 지질학적 가치가 아니라 이 화산이 지닌 문화적 의미 때문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볼터스는 "유네스코 내부의 생각도 변하고 있습니다. 올해 11월에는 세계유산 내 지질학의 위상과 그 안에서 지질공원이 차지할 자리에 대해 논의하는 회의가 다시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