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6월, 네덜란드 학계의 최대 화두
매년 6월이면 네덜란드 학계가 술렁입니다. 네덜란드 최고 권위의 과학상인 스피노자상(Spinoza Prize) 발표 시즌이 다시 돌아왔기 때문입니다. 2014년의 영예는 물리학자 디르크 바우메이스터(Dirk Bouwmeester), 고고학자 코린 호프만(Corinne Hofman), 환경 생물공학자 마르크 반 로스드레흐트(Mark van Loosdrecht), 생태학자 테우니스 피어스마(Theunis Piersma)에게 돌아갔습니다. 네덜란드 과학연구기구(NWO)는 이 상을 '네덜란드판 노벨상'이라 부르며, 매년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최고 수준의 연구 성과에 수여합니다.
2014년 수상자
- 디르크 바우메이스터 — 라이덴 대학교 및 캘리포니아 대학교 산타바바라(UCSB) 물리학 교수
- 코린 호프만 — 라이덴 대학교 카리브 고고학 교수
- 마르크 반 로스드레흐트 — 델프트 공과대학교(TU Delft) 환경 생물공학 교수
- 테우니스 피어스마 — 흐로닝언 대학교 철새 생태학 교수
스피노자상은 1995년부터 NWO가 매년 시상해 온 상으로, 매번 3~4명의 과학자가 수상의 영광을 누립니다. 상에는 조각상과 함께 무려 250만 유로의 상금이 함께합니다.
수상자는 이 상금을 자신의 연구에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젊은 유망 연구자를 새로 임용하거나, 고가의 연구 장비를 구입하거나, 해외 저명 전문가를 네덜란드로 초빙하는 데 쓸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판 노벨상', 어떻게 뽑히나?
스피노자상은 연구자가 받을 수 있는 네덜란드 최고의 상입니다. 그렇다면 NWO는 누가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어떻게 판단할까요?
매년 NWO는 학계 최고위 관리자들에게 후보 추천을 요청합니다. 각 대학의 총장(rector magnificus)이 추천서를 통해 소속 연구자 한 명을 지명하고, 그 밖의 연구기관장들도 한두 명의 연구자를 추천할 수 있습니다.
NWO의 역할은 스피노자상 시상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이 기구는 네덜란드 과학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대학과 연구소에서 활동하는 수천 명의 연구자에게 연구비를 지원하고, 각종 보조금과 연구 프로그램을 통해 네덜란드 과학의 방향을 결정짓습니다.
심사 기준
모든 추천서가 접수되면 NWO 특별 위원회 위원들이 한자리에 모입니다. 위원들은 후보들을 두루 비교하며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을 찾습니다. 국내외적으로 가장 뛰어난 연구 실적을 가진 사람은 누구인가? 연구 외에도 영감을 불어넣는 리더십이나 젊은 연구자 지도 같은 활동에도 힘쓰는 사람은 누구인가?
여기에 더해 수상자는 상금을 의미 있는 연구에 잘 집행할 수 있어야 하고, 은퇴가 얼마 남지 않은 나이가 아니어야 합니다.
그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위원회가 반드시 고려해야 할 또 하나의 기준이 있습니다. 바로 수상자가 특정 분야에 몰려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상을 ▲인문·사회(alpha/gamma) ▲자연과학(beta) ▲생명·의학(life/medical)의 세 범주에 골고루 배분하도록 노력합니다.
17세기 철학자에서 이름을 따오다
스피노자상의 이름은 17세기 네덜란드의 위대한 철학자 바루흐 드 스피노자(Baruch de Spinoza)에서 유래했습니다. 그의 사상은 합리론, 즉 인간은 치밀하게 사고함으로써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신념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스피노자는 '네덜란드 정전(Canon van Nederland)'에 오른 50개 주제 가운데 하나이며, 옛 1000길더권 지폐에도 그의 초상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발표와 시상식
긴 심사 끝에 마침내 발표의 순간이 찾아옵니다. 대학과 연구기관의 장들은 NWO에 누구를 추천했는지 철저히 비밀에 부치기 때문에, 수상 소식은 수상자 본인에게도 커다란 깜짝 선물이 됩니다. 다행히 상금으로 무엇을 할지 고민할 시간은 넉넉합니다. 조각상과 수표가 전달되는 공식 시상식은 가을에 열리기 때문입니다.
역대 스피노자상 수상자 명단은 NWO 공식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