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3D 스캔으로 되살아난 100년 전 역사적 소리

100년 넘게 들을 준비가 되어 있던 오래된 음성 녹음물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레코드와 실린더가 너무 깨지기 쉬워 그대로 재생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연구자들은 독창적인 해결책을 찾아냈습니다. 바로 가상 복제본을 만들어 재생하는 것입니다. 덕분에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Alexander Graham Bell)의 녹음마저 이제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100여 년 전 과학자와 발명가들은 소리를 기록하는 실험을 활발히 진행했습니다. 당시에는 자기 테이프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유리, 셸락(shellac, 천연 수지), 양철 호일 등 갖가지 재료가 동원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음향 매체들은 매우 섬세해서 더 이상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재생할 수 없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재생할 수 없는 것입니다. 미국 버클리(캘리포니아 대학교), 국립 미국사 박물관(National Museum of American History), 의회도서관(Library of Congress)의 연구진은 3D 스캔을 통해 이 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게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녹음은 됐지만, 재생은 불가능

최초의 음성 녹음은 왁스 실린더에 바늘을 눌러 새기는 방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실린더가 바늘 아래에서 회전하고, 소리가 클수록 바늘이 왁스를 더 깊게 파고들었습니다. 즉 홈(groove)의 깊이는 음량에 비례하며, 깊이가 변하는 속도(센티미터당 굴곡의 수)는 음높이에 해당합니다.

실린더는 이후 평판형 레코드, 즉 축음기용 디스크로 대체되었습니다. 여기서도 홈은 바늘로 새겨졌지만, 이번에는 소리에 따라 바늘이 깊어졌다 얕아지는 것이 아니라 좌우로 움직입니다. 홈의 휘어진 모습에서 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녹음된 소리를 재생하려면 원칙적으로 스타일러스(바늘)를 홈을 따라 움직인 뒤, 그 움직임을 다시 소리로 변환해야 합니다. 그런데 아주 오래된 실린더나 레코드는 이 과정에서 손상될 수 있습니다. 재료가 너무 연약해서 바늘이 홈 자체를 변형시켜 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진을 기반으로 한 복원

미국 연구팀은 오래된 녹음을 듣기 위해 완전히 다른 접근법을 고안했습니다. 실제 실린더나 레코드를 재생하는 대신, 그것의 가상 복제본을 재생하는 것입니다. 원본 매체를 촬영하거나 스캔하여 홈을 분석하고, 바늘이 이 홈을 어떻게 통과했을지를 계산합니다. 컴퓨터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소리가 어떻게 들려야 하는지 산출합니다.

2003년 버클리는 특수 카메라로 홈을 접사 촬영하는 이 기술의 첫 번째 버전을 선보였습니다. 사진은 매우 정밀해야 합니다. 홈의 폭이 최대 2밀리미터에 불과하고 좌우 편차는 극히 작지만, 바로 이 미세한 편차가 소리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사진이 부정확하면 재구성된 소리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연구진은 일반적인 방식으로도 재생할 수 있는 1950년경 녹음물로 시스템을 검증했습니다. 옛 축음기로 재생한 'Goodnight, Irene'과 광학적으로 재구성한 버전을 나란히 비교한 결과, 두 버전은 큰 차이가 없었으며 오히려 재구성본에서 잡음이 더 적게 들렸습니다. 컴퓨터 분석 결과에서도 같은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3D 기술로 확장하다

이 기술은 평판 레코드에는 잘 맞지만, 실린더 녹음에는 적용할 수 없습니다. 사진에는 깊이 정보가 담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연구진은 따라서 3D 방식도 개발했습니다. 일반 접사 사진 대신 공초점 현미경(confocal microscope)으로 촬영한 3D 이미지를 활용합니다.

3D로 재현된 실린더 표면의 일부를 위에서 내려다보면, 지정한 선을 따라 깊이가 어떻게 변하는지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앞서 레코드에서 본 것과 같은 형태의 음파입니다.

연구진은 이렇게 재구성한 음파를 실제 소리로 만들어, 아르케오폰(Archeophone)이라는 전문 재생 장치로 재생한 버전과 비교했습니다. 대상 곡은 'Just Before the Battle, Mother'였습니다. 이 경우에도 재구성된 음질은 원본만큼 좋았거나 오히려 더 뛰어났습니다.

유리판 녹음까지 복원 성공

이번 달에는 광학 재구성 기술(이미지에 기반하기 때문에 '광학'이라 부릅니다)로 또 하나의 이정표가 세워졌습니다. 연구진은 볼타 연구소 동료들(Volta Laboratory Associates)의 여섯 개 녹음물을 들을 수 있게 만드는 데 성공한 것입니다.

"녹음은 고무, 밀랍, 유리, 양철 호일, 구리 등 다양한 재료에 이루어졌습니다. 발명가들이 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재료를 찾으려던 시기였기 때문입니다."라고 국립 미국사 박물관 학예사 칼린 스티븐스(Carlene Stephens)는 설명했습니다. "그 안에 무엇이 담겨 있는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일부 레코드에 남아 있는 수수께끼 같은 몇 개의 메모와 오래된 스미소니언 목록에 적힌 흐릿한 기록이 전부입니다." 광학 재구성 방식 덕분에 이제 그동안 묵묵히 보관되어 있던 녹음의 내용을 직접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 많은 복원 녹음은 유튜브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여섯 개 녹음의 재구성은 어디까지나 첫걸음입니다. 최종 목표는 역사적인 판과 실린더를 최대한 많이 디지털화하는 것입니다. 스미소니언에는 인류가 만든 가장 오래된 녹음물 약 400점이 보관되어 있으며, 이들은 발명의 과정부터 19세기 후반 사람들의 발화 패턴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통찰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참고 자료

  • IRENE 프로젝트 웹사이트에서 관련 정보와 음원 예시를 영어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스미소니언 공식 웹사이트에서 추가 정보를 영어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2011년 12월 발표된 연구 결과에 대한 상세 내용도 함께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