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 형제가 처음 비행에 성공했을 때, 그 소식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수많은 발명가들이 도전했지만, 미국인 형제만큼 성공한 이는 드물었다. 역사학자 데이비드 맥컬로(David McCullough)는 이 유명한 형제들의 탄탄한 합동 전기를 펴냈다.
두 가지 흥미로운 일화에 따르면, 윌버와 오빌 라이트의 비행에 대한 열망은 어린 시절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아버지가 프랑스에서 가져온 '작은 헬리콥터' 장난감이 그 계기였다. 막대기와 꼬아 넣은 고무줄로 만든 소박한 장난감이었지만, 아버지가 그것이 천장을 향해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여주자 아이들은 순식간에 호기심을 불태웠다. 형제는 이 장난감을 애정 어린 마음으로 '박쥐(bat)'라고 불렀다. 초등학교 시절 담임교사의 회고도 남아 있다. 형제가 늘 나무 조각들을 가지고 무언가를 만들어 놓곤 했는데, 무엇을 만드느냐고 물었더니 답은 '날 수 있는 기계'였다고 한다.
바람을 읽다
라이트 형제에게 공예와 이동 수단에 대한 매력은 어린 시절부터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었다. 이 합동 전기를 읽다 보면, 형제가 손으로 직접 만지는 작업을 무엇보다 즐겼다는 사실이 금방 드러난다. 맥컬로에 따르면 형제는 작업대 앞에 있을 때 가장 행복했다. 이동 수단에 매료되어 있던 그들이 함께 자전거 가게를 차린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형제는 일솜씨가 뛰어났고, 자전거에 대한 수요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었다.
그러나 형제에게는 더 큰 열망이 있었다. 바로 비행이다. 수 세기 동안 여러 발명가들이 비행기를 만들려다 좌절해 왔다. 875년 스페인의 한 학자가 새처럼 날기 위해 온몸에 깃털을 붙이고 도전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지만, 물론 실패했다. 유럽 곳곳에서도 사람들이 스스로 날개를 만들어 하늘에 뛰어들었지만, 모두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흥미진진한 실험의 시간
라이트 형제가 활동하던 시기, 즉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는 수많은 비행 시도가 있었다. 자동차가 성공 가도를 달리기 시작하고 전화 같은 중요한 발명들이 쏟아져 나오던 때였다. 글라이더 조종사들은 이미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었다. 하지만 형제는 더 나아가길 원했다. 엔진을 달아 더 먼 거리를 비행하는 것이 그들의 목표였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형제는 인간이 어떻게 공중에 뜰 수 있는지 그 근본 원리를 이해해야 했다. 그들은 그 비결을 새들에게서 배웠다. 동시에 바람의 성질을 꿰뚫어 보려 노력했다. 그 장소가 바로 노스캐롤라이나의 외딴 곳, 키티호크(Kitty Hawk)였다. 책에서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대목이 바로 이 부분이다.
맥컬로는 형제가 연구하고, 땀 흘리고, 마침내 여러 대의 비행기를 만들어 내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이 부분은 마치 픽카레스크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독자는 마치 형제의 곁에서 최신 작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어깨 너머로 지켜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형제가 마침내 비행에 성공하자 세상은 발칵 뒤집혔다. 그들은 기록을 연달아 세우며 공중에 떠 있는 시간을 점점 더 늘려 갔다. 처음에는 이를 믿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많은 언론인들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형제의 비행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서, 그들은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된다. 미국뿐만이 아니었다. 프랑스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고, 파일럿 양성에도 힘썼다. '하늘의 지배자들'이라 불릴 만큼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발명가들이 비행에 성공한 이후부터 책의 재미가 확 줄어든다는 점이다. 후반부는 주로 형제가 진행한 수많은 비행을 다루는데, 시행착오 끝에 하늘을 개척해 가는 전반부에 비해 훨씬 밋밋하다.
형제의 인간적인 면모도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다. 맥컬로는 형제를 주로 두려움 없는 행동파로 그릴 뿐, 그 이상을 보여주지 못한다. 말하거나 글쓰는 것보다 손으로 직접 작업하는 것을 선호했던 형제의 성격 탓일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성공작이다. 존 애덤스와 해리 트루먼 전기를 쓴 바 있는 맥컬로는 또 한 번 탄탄한 합동 전기를 완성했다. 절제된 문체로 사건들을 명확하게 서술하며, 라이트 형제의 발전 과정을 당시의 시대상 속에 능숙하게 배치해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