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4년 12월 25일, 제1차 세계대전의 서부 전선에서 역사에 남을 특별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영국군과 독일군 병사들은 이날 서로를 향해 총구를 겨누지 않기로 한 것입니다. 당시 네덜란드의 데 텔레그라프(Telegraaf)와 NRC 신문은 그해의 이 장면들을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병사들은 서로 초콜릿과 담배를 나누며 짧지만 확실한 평화를 만끽했습니다.
"크리스마스 내내 포성이 완전히 멎지는 않았지만, 서부 전선의 일부 지역에서는 대포 소리가 사라졌다"고 당시 보도는 전합니다.
"영국인들아, 우리에게 노래를 불러 다오!"
한 영국군 병사는 크리스마스 날 가족에게 보낸 편지에서, 크리스마스 이브 밤 동료들과 함께 독일군 진영에 노래를 불러주었다고 적었습니다.
"먼저 서로 메리 크리스마스 인사를 나눴다. 잠시 후 독일군들이 외쳤다. '영국인들아, 우리에게 노래를 불러 다오!' 우리는 성가집을 꺼내 '친절한 빛이여(Lead, Kindly Light)', '나와 함께 계시오(Abide with Me)', '밤에 양 떼를 지키던 목자들'을 불렀다. 그러자 그들은 세 번이나 만세를 불렀고, 우리도 이번엔 그들의 노래를 들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들도 기꺼이 불러주었다."
이어 그는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몇몇 동료들이 참호에서 나와 철조망 앞까지 걸어가 독일군과 직접 대화를 나눴다. 그렇게 우리는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총격전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그 합의는 끝까지 깨지지 않았다. 우리는 총탄에 쓰러질 걱정 없이 참호 사이를 마음껏 오갈 수 있었다."
또 다른 영국군 병사는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그들은 결코 나쁜 놈들이 아니었다. 단 몇 시간 전에만 해도 우리가 서로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니, 도무지 믿기지가 않았다."
참호 위로 손을 흔든 독일군, 초콜릿 한 상자로 시작된 화해
세 번째 병사는 휴전이 크리스마스 하루 종일, 자정까지 이어졌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새벽 일찍 독일군들이 참호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고 말했습니다.
"두 명이 앞으로 나와 술병을 흔들며 우리에게 다가오라고 손짓했다. 얼마 후 나는 다른 병사와 함께 그들에게 갔다. 우리는 초콜릿 한 상자를 들고 있었다. 서로 악수를 나누는 순간, 양측 참호에서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우리는 함께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셨으며, 그들에게 초콜릿을 선물했다. 이내 수많은 병력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아쉬운 장면도 목격했습니다. "멀리서는 양측 여전히 격렬한 전투 소리가 들려왔다."
축구공과 사진첩, 그리고 남겨진 안타까움
네 번째 병사의 기록은 더욱 생생합니다.
"우리는 서로 사진도 찍어주었다. 영국군들은 축구공을 가지고 공놀이를 했다. 해가 지기 전, 양측은 휴일 기간 동안 서로 총격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함께 각자의 참호로, 즉 각자의 '거실'로 돌아갔다."
그러나 모든 전선에 평화가 찾아온 것은 아니었습니다. "멀리 있었고 휴전에 동참하지 않았던 프랑스군은 종일 포격에 시달렸다. 나머지 병사들은 하루 종일 자유롭게 돌아다녔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적었습니다. "전쟁 중의 이 평화로운 하루가 마지막이 되지 못한 것이 정말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