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홍수의 흔적부터 거대 익룡의 비행 비결까지, 미 지질학회 연례 대회 하이라이트

세계 최대 규모의 지질학 행사 중 하나인 미국지질학회(Geological Society of America) 연례 학술대회에는 언제나 볼거리가 가득합니다. 올해 대회는 지난 11월 4일부터 7일까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렸으며, 과학매체 케니스링크(Kennislink) 취재진이 현장을 찾아 가장 인상적인 발표들을 엄선해 소개합니다.

허리케인 샌디와 과거 홍수의 흔적

가장 시사성이 돋보였던 발표는 미국 뉴저지주의 과거 홍수를 다룬 포스터였습니다. 바로 지난달 말 허리케인 샌디가 미국 북동부 여러 주에 큰 피해와 홍수를 일으킨 그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연구진은 뉴저지 북부 두 개 호수의 퇴적토층을 분석했고, 그 결과 과거에도 홍수가 있었음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확인했습니다. 연구 발표의 타이밍이 완벽하게(물론 우연이지만) 맞아떨어진 사례입니다.

화석, 정말 좋은 투자처일까?

일부 화석 상인들은 화석이 점점 희소해지므로 좋은 투자 대상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웨스트체스터 대학교(펜실베이니아)의 사이먼 콘드클리프(Simon Condliffe)와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의 스콧 히펜스틸(Scott Hippensteel)은 정반대의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상어 이빨, 삼엽충, 화석 어류 등 잘 알려진 화석들은 지난 20년간 평균 7%씩 가치가 하락했습니다. 인터넷 보급으로 공급량이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결국 되팔기 목적의 화석 구매는 권장할 수 없으며, 화석은 아름다움과 특별한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에 소장하는 것이 옳다는 결론입니다.

선사시대에도 '고생물학자'가 있었다?

고생물학은 수백만 년 전 화석을 수집해 연구하는 현대 학문으로, 그 역사 자체도 길지 않습니다. 선사시대에 이런 학문이 있었으리라고는 상상하기 어렵지만, 미국 뉴멕시코주 밈브레스 계곡의 주민들은 서기 550~1000년경 이미 화석을 수집하고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고고학적 유적 맥락에서 3억~4억 년 된 산호와 해백합 등의 화석을 발견했으며, 이 화석들은 당시 주민들에게 상징적 가치를 지녔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로 인위적으로 구멍을 뚫은 태선동물 화석은 목걸이 펜던트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인류세(Anthropocene), 인간이 남긴 지질학적 각인

작년 대회 주제가 '시생누대에서 인류세까지(Archean to Anthropocene)'였다면, 올해는 인류세, 즉 인간이 지구 표면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세션이 별도로 마련되었습니다. 발표에 따르면 인구 밀도가 높을수록 해안선이 더 빠르게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철회된 포스터: 운석 충돌이 캄브리아기를 열었다?

가끔은 너무 좋아서 믿기 힘든 학술 발표 제목이 있습니다. 이번 대회 프로그램에도 '운석 충돌로 시작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캄브리아기(A possible meteorite impact initiation of the Cambrian)'라는 제목이 있었습니다. 초록에 따르면 오늘날 많은 해양 생물 집단이 출현한 캄브리아기 대폭발이 호주에서 일어난 운석 충돌에 의해 촉발되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포스터가 걸려 있어야 할 자리에 가보니 포스터는 없었습니다. 알고 보니 내용의 신뢰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발표가 철회된 것이었습니다. 미국지질학회에 의한 검열이 실제로 존재하는 셈입니다.

날개폭 10.4m의 거대 익룡은 어떻게 날았을까?

익룡 케찰코아틀루스(Quetzalcoatlus)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백악기 말기 북아메리카에 살았던 이 거대 익룡은 무게가 약 70kg, 날개폭이 10.4m에 달합니다. 그런데 이 거체가 어떻게 하늘을 날았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2~3m를 그냥 뛰어오른 뒤 날갯짓을 하는 방식은 통하지 않는데, 거대한 날개가 땅에 부딪혀 부러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발표에 따르면 이 거대 익룡은 이륙하기 위해 경사로가 필요했다고 합니다. 다리와 날개가 정확히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발표에 공개된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대 해양은 얼마나 산성이었을까?

과거 바다의 산성도를 파악하는 일은 현재로서도 쉽지 않습니다. 11월 6일 진행된 발표에서 과학자들은 특정 시기에 해양 산성화가 일어났는지 판단하려면 세 가지 단서를 종합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첫째, 산성화를 일으킨 원인, 즉 '방아쇠'가 존재해야 합니다. 둘째, 해당 시기 퇴적물에 칼슘 성분이 적어야 합니다(석회는 산에 녹기 때문입니다). 셋째, 산성에 민감한 생물들이 멸종했어야 합니다. 트라이아스기 말 대량멸종은 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편집부는 앞으로 며칠간 이번 학술대회와 관련한 심층 기사를 추가로 게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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