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왜 '인류의 요람'은 아프리카 투르카나 호수였을까?

어째서 '인류의 요람'이 아프리카 투르카나 호수(Lake Turkana) 주변에 위치하게 되었을까요? 지구과학자 조제 요르덴스(José Joordens)는 그 이유를 명확히 알고 있습니다. "투르카나 호수는 극심한 가뭄 시기조차 끊이지 않고 물을 공급하는 고갈되지 않는 원천이었습니다."

케냐와 에티오피아의 국경을 이루는 광활한 사막 평원은 덥고 건조합니다. 이 평원 한가운데 자리한 투르카나 호수로의 여행은 그야말로 진정한 모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이드 없이 나서는 것은 목숨을 걸고 하는 일"이라고 여행자들은 거듭 경고를 받습니다. 하지만 그 보상은 큽니다. 비록 가장 온화한 형태는 아니지만, 이곳에서 생명이 다시 펼쳐집니다. 호수에는 악어가 헤엄치고, 주변 암석 사이에는 전갈과 독사가 숨어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플라밍고, 얼룩말, 토피 영양도 살아갑니다. 그리고 다산체(Dasanetch), 투르카나(Turkana), 갑브라(Gabbra) 같은 민족들이 적은 수로나마 이 땅에서 삶을 이어갑니다.

수백 점의 화석

과거에는 상황이 달랐습니다. 300만 년 전부터 200만 년 전까지, 투르카나 호수 주변 지역은 매우 활기가 넘치던 곳이었습니다. "1968년 이후 이 호수 주변에서 수백 점의 호미닌(人類祖先) 화석이 발견되었습니다"라고 지구과학자 조제 요르덴스는 설명합니다. 그녀는 아프리카의 원시 생명과 기후 발전의 연관성을 탐구한 NWO 연구로 2011년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이 지역은 '인류의 요람'으로도 불립니다. 하지만 정작 왜 그럴까요? 무더위가 찾아오는 이 사막에서 우리의 조상인 호미닌들은 대체 무엇을 찾았던 걸까요?

언제나 흘러넘치던 물

요르덴스에게는 그 답에 대한 확신이 있습니다. 바로 물입니다. 지난 400만 년 동안 동아프리카는 상대적으로 강수량이 많은 시기와 극심한 가뭄의 시기를 번갈아 겪어왔습니다. 요르덴스가 밝혀낸 바에 따르면, 이러한 교차는 지구 자전축 방향의 회전 운동 때문에 일어나며, 이는 동아프리카가 태양에 대해 차지하는 상대적 위치를 끊임없이 변화시킵니다. 요르덴스는 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르카나 분지는 그 긴 세월 동안 상대적으로 습윤한 상태를 유지했고, 그 결과 호미닌들이 매번 가뭄 시기마다 되돌아오던 피난처 역할을 했습니다."

그녀의 설명에 따르면, 투르카나 분지는 에티오피아 고원 배수계의 최종 출구였으며, 마치 깔때기 끝에 놓인 것과 같았습니다. 즉, 투르카나와 에티오피아 고원 사이에는 항상 강을 통한 연결이 유지되어, 건조한 시기에도 물이 분지로 흘러 들어올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오늘날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동아프리카 지구대의 다른 분지들에서는 해당되지 않는 특징입니다.

어류 화석 속 스트론튬 단서

요르덴스는 동아프리카의 강수 강도를 재구성하고 이를 호수 지역에서의 호미닌 서식지와 출현 시점과 비교하여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녀는 지구화학자이자 동위원소 전문가인 암스테르담의 동료 위베르트 폰호프(Hubert Vonhof)와 함께, 고대 투르카나 호수 퇴적물에서 발견된 어류 화석 속 스트론튬 동위원소 87Sr과 86Sr의 비율을 측정했습니다. 강물 속에서 이 비율은 물이 흐르는 암반의 성분에 의해 결정됩니다. 반면 여러 강이 합류해 이루어진 호수에서는 87Sr/86Sr 비율로부터 각 강이 기여하는 물의 비중을 계산해낼 수 있습니다.

200만 년 전 투르카나 호수의 물은 주로 북쪽에서 흘러드는 오모강(Omo River)이 공급했습니다. 오모강은 87Sr/86Sr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환상현무암 위를 흐르며 호수로 유입됩니다. 한편 남서쪽에서는 훨씬 작은 여러 강들이 87Sr 함량이 높은 변성암 지대를 지나 호수에 도달했습니다. 호수에서 오모강 물의 비중이 커질 때마다 동위원소 비율은 낮아졌습니다. 요르덴스는 "그리고 북쪽 산악 지역에 더 많은 비가 내릴 때 오모강 물의 비중이 높아졌다"고 설명합니다. 결국 87Sr/86Sr 비율은 에티오피아 고원의 몬순 강도를 가늠하는 척도가 된 것입니다.

호미닌의 피난처

요르덴스의 데이터는 이 지역 기후 정보에 전례 없는 정밀도를 제공했습니다. 그 결과 몬순 강도는 약 21,000년 주기를 두고 흔들리는 진자 축처럼 지구 자전축이 회전하는 세차운동(precession cycle)에 의해 주도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그러나 가장 주목할 만한 사실은 호미닌 화석이 극심한 가뭄기와 극심한 습윤기 양쪽의 퇴적물 모두에서 발견되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요르덴스는 "우리는 투르카나 분지가 이른바 르퓌지움(refugium), 즉 피난처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호수가 결코 마르지 않았다는 사실 덕분"이라고 말합니다. 물은 갈증을 해소하고 식물 성장을 가능하게 하며, 어류와 패류의 서식처가 된다는 점에서 생명의 필수 조건인 만큼, 충분히 설득력 있는 설명입니다.

전문가들의 열렬한 반응

암스테르담 대학교 고생태학·경관생태학 교수 헨리 호히엠스트라(Henry Hooghiemstra)는 연구진이 개발한 스트론튬 동위원소 기법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강수량을 간접적으로 측정하는 완전히 새롭고 지극히 영리한 방법이다. 종래의 꽃가루 분석 같은 기존 방법들에 대한 멋지고 독립적인 보완재가 될 것이다."

곧 마를지도 모르는 호수

그렇다면 오늘날 투르카나 분지의 주민들은 어떤가요? 그들에게는 더 시급한 문제가 있습니다. 강대한 오모강의 물 공급 덕분에 400만 년간 뜨거운 사막 속 오아시스였던 투르카나 호수는 이제 곧 말라붙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오모강에 댐을 건설해 저수지를 만들고 전력을 생산하려는 대규모 계획을 추진 중이며, 이미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요르덴스에 따르면, 특히 저수지를 채우는 기간 동안 투르카나 호수로 공급되는 오모강 물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게 된다면 현대의 호미닌은 400만 년 만에 처음으로 다른 곳에서 새 터전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