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와 20세기가 교차하는 시점, 근대 문명이 탄생하던 격동의 시대를 살았던 천재 발명가 니콜라 테슬라. 그는 진보 그 자체의 상징이었으며,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수많은 기술의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번개의 지배자'라고 불렀습니다. 하지만 그의 업적은 그것만이 아니었습니다.
1. 교류(Alternating Current)
테슬라의 가장 위대한 업적 중 하나는 교류의 실용적인 활용 방안을 찾아낸 것입니다.
그는 교류가 지닌 특성을 이용해 회전 자기장을 만들어내는 다상 전동기를 설계했습니다. 이 장치는 기존의 직류 전동기보다 효율이 뛰어났을 뿐만 아니라 고장률도 훨씬 낮았습니다.
세르비아 100 디나르 지폐에 새겨진 니콜라 테슬라
교류는 변압기를 통해 전압을 손쉽게 높일 수 있어 장거리 전력 전송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덕분에 전선 저항으로 인한 손실도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대중이 테슬라의 교류 시스템을 곧바로 받아들이지는 않았습니다. 가장 큰 반대자는 테슬라의 옛 상사이자 라이벌인 토머스 알바 에디슨이었습니다. 에디슨은 직류 기반의 기술에 모든 것을 걸고 있었고, 교류가 인명에 더 큰 위협이 된다는 논리로 맹렬히 반대했습니다.
두 시스템은 전간기 동안 병행 사용되다가 결국 테슬라의 교류가 승리했습니다. 오늘날 우리 집의 모든 콘센트에는 교류가 흐르고 있습니다.
1891년 교류 발전기, 니콜라 테슬라의 가장 유명한 특허
2. 공명 변압기(테슬라 코일)
테슬라가 '번개의 군주'라는 별명을 얻은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1891년에 발표한 공명 변압기, 흔히 '테슬라 코일'이라 불리는 발명품 덕분입니다.
테슬라 코일은 1차·2차 권선이 동일한 높은 공명 주파수에서 작동하는 일종의 공심 변압기입니다. 이를 통해 수백만 볼트에 달하는 초고전압을 만들어낼 수 있으며, 그 결과 눈부시게 화려한 전기 방전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테슬라는 이 발명품을 대중 강연과 시연회에 활용해 관객들을 매료시켰습니다.
자신의 유명한 발명품 앞에 선 니콜라 테슬라
화려한 연출 덕분에 대중문화 창작자들도 빠르게 주목했습니다. 초기 SF 영화와 호러 영화에서는 번개 효과를 만들 때 테슬라 코일이 사용되었습니다. 무대 예술가들 역시 이 장치가 만들어내는 방전에 손을 대는 묘기를 선보여 관객을 놀라게 했습니다. 고주파 교류는 보통 감전 느낌을 주지 않지만 심한 화상을 입힐 수 있고, 공연 중 장치가 고장 나면 치명적인 감전으로 이어질 수 있어 목숨을 건 위험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오늘날 테슬라 코일은 아마추어 전자공학 애호가들의 프로젝트 소재로도 인기입니다. 반도체 시대가 열린 이후에는 또 다른 '오락적' 기능도 생겼는데, 코일 회로의 교류를 음향 주파수로 변조하면 방전 소리로 음악을 연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무선 전력 전송
공명 변압기는 인상적인 전자기 방전뿐 아니라 강력한 교류 전자기장도 만들어냅니다. 테슬라는 실험 과정에서 이 전자기장을 활용해 짧은 거리의 전력 전송에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전선에 연결되지 않은 전구를 밝혀 관객을 탄성 질러 했고, 희귀 가스가 채워진 유리관이 변압기 근처에서 스스로 빛나는 모습을 선보였습니다.
발명가는 장거리 무선 에너지 전송이라는 가장 큰 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이러한 실험이 오늘날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수많은 기술의 초석이 되었다는 점은 주목할 가치가 있습니다.
타임지 표지에 실린 니콜라 테슬라와 뉴욕타임스 1면에 실린 특집 기사
요즘 스마트폰에 널리 쓰이는 무선 충전기는 가변 전자기장으로 에너지를 전송합니다. 전자 거래 인증 등에 쓰이는 RFID 근접 카드 내부의 전자 회로에 전원을 공급하는 원리도 같습니다.
4. 무선 기술과 원격 조종
'라디오의 발명자'를 특정 인물로 지목하기는 어렵지만, 급변하는 전류 기법에 대한 실험을 통해 니콜라 테슬라가 초기 무선 기술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1898년 테슬라는 무선 원격 조종 보트 모형에 대한 특허를 받았습니다. 같은 해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시연회에서 그는 프로토타입을 공개해 관객을 매료시켰습니다. 작은 수조를 떠다니는 보트는 발명가가 송신기 패널의 레버를 움직이는 대로 회전하고, 가속하고, 감속했습니다. 라디오라는 신기술에 대한 인식이 아직 없던 당시 일부 관람객은 이 시연을 숙련된 마술사의 트릭 정도로 여기며 믿지 않았다고 합니다.
테슬라의 무선 조종 보트와 뉴욕 시연회
테슬라의 시연은 장치를 원격으로 제어하는 '텔레메트리(telemetry)' 분야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습니다. 그때까지는 유선 연결을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활용 범위가 크게 제한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군부는 이 발명품의 막대한 군사적 잠재력에 주목했고, 원격 조종 어뢰와 비행기 실험이 시작되었습니다.
100년 후 이 과정은 세계 주요국 군대가 널리 사용하는 무인 드론의 탄생으로 이어졌습니다.
테슬라의 무선 조종 보트 특허 도면
당시 보트 모형의 작동하는 복제품은 현재 베오그라드의 니콜라 테슬라 박물관에서 볼 수 있습니다.
5. X선
니콜라 테슬라가 X선 과학의 개척자 중 한 명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두 개의 전극을 넣고 공기를 뽑아낸 유리관인 크룩스관을 고전압 전원에 연결해 실험하던 중, 그는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투과성 방사선이 방출되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이 실험은 X선, 즉 고에너지 전자기파의 발견자로 널리 인정받는 독일 물리학자 빌헬름 뢴트겐의 유사한 연구와 독립적으로 이루어진 것이었습니다.
니콜라 테슬라 역시 X선의 발견자 중 한 명
X선 연구 결과가 발표된 이후 몇 년간 테슬라는 이 분야에서 계속 연구를 이어가며 X선 촬영술의 선구자 중 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6. 디스크 터빈
1913년 테슬라는 날개 없는 디스크 터빈에 대한 특허를 받았는데, 이것이 그가 미국에서 획득한 100번째 특허였습니다. 이 장치는 서로 짧은 간격을 두고 배치된 금속 디스크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디스크 사이 공간을 흐르는 고압 유체가 디스크를 회전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테슬라의 특허 목록에는 기존 장치에 대한 수많은 개량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발명가는 주로 전기 분야를 다루며 다양한 발전 및 송전 방식을 실험했고, 기존 전동기와 광원의 성능 개선에도 매진했습니다. 동시에 다른 분야의 도전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말년에는 항공 기술에 관심을 가져 이동식 프로펠러 세트를 장착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항공기까지 특허를 받았습니다.
참고 문헌
- Cheney Margaret, Uth Robert, Tesla: Master of Lightning, New York 1999.
- US Patent 433702 A, Electrical transformer or induction device. Google Patents.
- US Patent 1061206 A, Turbine. Google Patents.
- US Patent 1655113 A, Method of aerial transportation. Google Patents.
- US Patent 1655114, Apparatus for aerial transportation, Google Patents.
- Wróblewski Andrzej Kajetan, History of Physics. From the earliest times to the present day, PWN, Warsaw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