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클로비스는 가장 오래된 미국인이 아니었다… 15,500년 전 흔적 발견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를 '발견'했다고 배웠다. 아니면 바이킹이 먼저 도착했을까? 사실 둘 다 아니다. 아메리카 대륙에는 이미 오랫동안 인간이 거주해 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학계가 생각했던 것보다 수천 년이나 더 일찍, 약 15,000년 전 클로비스 문화 이전부터 사람이 살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아메리카에는 만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인간이 살아왔다. 지금까지 북미에서 가장 오래된 주민은 클로비스 문화권 사람들(약 13,100년 전)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텍사스에서 나온 새로운 발견으로 이 통념은 완전히 설 자리를 잃었다고 마이클 워터스(Michael Waters, 텍사스 A&M 대학)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Science에 발표했다. 우리 종 호모 사피엔스는 무려 15,500년 전부터 이미 북미 대륙에 살고 있었다는 것이다.

기존 연구가 말해준 것

사실 이런 주장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전 연구들에서도 클로비스 문화 이전에 인간이 북미에 존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다만 당시 연구들은 발견된 유물의 수가 적었고, 연대 측정 결과도 불안정한 경우가 많았다.

2008년 역시 Science에 실린 한 연구는 "13,000년 전 이전 아메리카 거주 증거는 거의 없다"고 단언했다. 그때까지 아메리카의 더 오래된 거주를 뒷받침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는 칠레 몬테베르데(Monte Verde) 유적이었다. 이곳에서는 14,6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유물이 출토되었다. 미국 북부 위스콘신 주에도 약 14,800~14,200년 전 사람들이 매머드를 사냥하고 먹었던 흔적이 남은 유적 몇 곳이 알려져 있다. 물론 이보다 더 오래되었다는 주장도 많지만 신뢰도는 높지 않은 편이다.

그렇다면 핵심 질문은 텍사스의 이 사람들이 클로비스 문화 이전 최초의 '논란의 여지가 없는' 북미 주민인지 아닌지가 아니라, 아메리카 대륙이 어떻게 정착되어 갔는가 하는 문제로 옮겨 간다.

유적지는 어떤 곳이었나

텍사스의 이 유적지는 고대 인간 입장에서 이상적인 생활 터전이었다. 지층 곳곳에서 품질 좋은 부싯돌(플린트)을 손쉽게 구할 수 있었고, 작은 개울이 가까워 물 걱정도 없었다. 덕분에 이곳은 뼈·나무·상아·가죽을 가공하는 도구를 만드는 작업장으로 활발히 이용되었다.

연구진은 이곳에서 총 15,528점의 클로비스 이전(pre-Clovis) 시기 유물을 발굴했다. 그중 56점은 도구였고, 나머지는 제작 과정에서 나온 폐기물이었다. 모든 유물은 두꺼운 점토층에 감싸인 채 놀라울 정도로 잘 보존되어 있었다. 유적에는 더 후기 시대의 유물도 섞여 있었지만, 이들은 위치가 더 높은 후기 지층에서만 확인되었다. 연구팀은 여섯 가지 방법을 교차 검증해 해당 유물층이 "교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대 측정과 그 의미

과학자들은 유물의 정확한 연대를 가늠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안타깝게도 탄소연대측정(C-14)에 쓸 만한 유기물은 남아 있지 않았다. 대신 연구진은 빛을 이용하는 광여기 루미네선스(OSL) 연대 측정법을 동원했다. 보수적으로 잡아도 유물의 연대는 13,200~15,500년 전으로 추정된다.

이번 발굴 결과만 클로비스 문화 이전의 인류 존재를 시사하는 것은 아니다. 앞서 진행된 DNA 연구 역시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이번에 인류의 흔적이 이토록 남쪽 지역에서까지 확인된 만큼, 앞으로 다른 고대 유적이 추가로 발견될 가능성도 충분히 열려 있다. 결국 이번 발견은 아메리카 초기 거주사를 재작성할 더 확실한 증거를 찾는 여정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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