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5월 9일 새벽 0시 43분. 베를린 교외 칼스호르스트(Karlshorst)에 위치한 군 공병학교 강당에서 독일의 무조건 항복 문서에 서명이 이루어졌다. 관련 협상은 전날 밤인 5월 8일 저녁부터 시작되었다.
나치 독일의 종말
그로부터 며칠 전인 1945년 4월 30일, 베를린 전투에서 소련군이 총리관저 바로 앞까지 진격하자 아돌프 히틀러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그가 남긴 후계자들은 결국 무조건 항복에 서명했고, 이로써 나치의 위협은 완전히 막을 내렸다.
항복 문서 조인식은 1945년 5월 9일 0시 43분에 거행되었다. 독일 최고사령부 대표로는 빌헬름 카이텔(Wilhelm Keitel) 원수, 한스 게오르크 폰 프리데부르크(Hans-Georg von Friedeburg) 제독, 그리고 한스위르겐 슈툼프(Hans-Jürgen Stumpff) 공군 대장이 참석해 서명했다.
승전국 연합군 대표단으로는 소련을 대표해 게오르기 주코프(G.K. Zhukov) 원수가, 영국을 대표해 아서 테더(A. Tedder) 공군 원수가, 미국을 대표해 칼 스파츠(K. Spaatz) 대장이, 프랑스를 대표해 장 드 라트르 드 타시니(J. de Lattre de Tassigny) 장군이 각각 서명했다.
항복 문서 서명과 함께 독일 정부는 육·해·공군이 보유한 모든 병력의 항복을 선언했다. 문서는 러시아어, 독일어, 영어 3개 국어로 작성되었으며 총 14개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 항복은 곧 유럽에서의 제2차 세계대전의 종결을 의미했다. 유럽은 더 이상 같은 참화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첫걸음을 내디뎠다.

슈만 선언, 유럽 통합의 초석이 되다
1950년 5월 9일, 프랑스의 로베르 슈만(Robert Schuman) 외무장관은 독일, 프랑스를 비롯한 여러 국가가 석탄과 철강 생산을 공동으로 운영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이를 "유럽 연방의 첫 번째 구체적 기반"이라고 선언했다. 이른바 '슈만 선언'은 오늘날 유럽연합(EU) 탄생의 출발점이 되었다.
"유럽은 만들어지지 않은 채 방치되어 전쟁이 일어났다. 유럽은 하루아침에, 또 하나의 단일 계획에 따라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다. 유럽은 진정한 연대를 실현하는 구체적인 조치들을 통해 창조될 것이다."
슈만 선언에는 "이렇게 형성된 생산 분야의 연대는 프랑스와 독일 간의 어떤 전쟁도 상상조차 불가능할 뿐 아니라 물질적으로도 실행 불가능하게 만들 것임을 입증할 것"이라는 문구가 명확히 담겨 있다. 이를 구현한 조약은 1951년 파리에서 체결·비준되어 1년 뒤 발효되었다.
석탄철강공동체에서 유럽연합으로
석탄철강공동체(ECSC)의 최초 6개 회원국은 1958년 로마 조약 서명을 통해 경제협력을 한층 확장하기로 하고 유럽경제공동체(EEC)를 설립했다.
1985년 채택된 단일유럽의정서는 공동시장 창설을 목표로 삼았고, 이 흐름은 1992년 마스트리흐트 조약으로 이어져 드디어 유럽연합이 공식 탄생하는 결실을 맺었다. 당시 12개 유럽 국가는 경제통화동맹 창설을 향한 걸음을 함께 맞추기로 합의했다.
통합 유럽 건설의 상징적인 사건이 일어난 이 날을 기념해, 매년 5월 9일은 '유럽의 날'로 지정되어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이 행사들은 EU 회원국 시민들이 서로 가까워지고 유럽적 정체성을 공유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모스크바의 첫 승전 퍼레이드
같은 해 6월 24일,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는 대독소련 전쟁의 승리를 기념하는 첫 승전 퍼레이드가 성대하게 열려 전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오늘의 유럽이 직면한 과제
'유럽의 날'인 오늘, EU 회원국 정상들은 루마니아에서 열리는 비공식 정상회의에 모여 중요한 유럽 의회 선거를 앞두고 연합의 다음 걸음을 논의한다. 그 전면에는 큰 도전 과제가 놓여 있다.
평화를 위해 쌓아온 기반을 위협하는 유럽회의주의와 어둠주의의 재부상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극우 세력의 성장에 대해 연합 자신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금 EU는 새로운 비전과 방향을 찾아 시민들에게 다시 활력을 불어넣고, 사회적으로 평등한 번영 속에서 하나로 결속해야 할 시점에 놓여 있다.
EU의 '유럽의 날' 공식 웹사이트에는 이 기념일을 위한 다양한 행사가 안내되어 있다. 대부분의 행사는 유럽 기구의 심장부인 브뤼셀과 스트라스부르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