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화물선 오리아(Oria)호 침몰로 목숨을 잃은 4,100명의 포로 신분 이탈리아 군인들을 기리는 추모 행사가 올해도 열린다. 해상 대참사 76주기를 맞아 2월 9일 일요일 오전 11시, 아테네–수니온 연안 도로 60km 지점(팔레아 포카이아 지역 경계)에서 거행된다.
이번 행사는 사로니코스 시와 라브레오티키 시, 케라테아의 문화·사회 활동 단체 '크리시 토미(Chrysi Tomi)', 그리고 이탈리아 대사관이 공동 주최하며, 프로코피스 파블로풀로스 그리스 공화국 대통령의 후원으로 진행된다. 추모 미사는 아테네 가톨릭 교구장 세바스티아노스 로솔라토스 대주교가 집전하며, 이후 헌화식과 짧은 환영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특히 올해 행사에는 비영리 공익법인 '아리스톤 프락세이스(ARISTON PRAXEIS AMKE)'의 기획 제안에 따라 추모비 주변 지역에 나무를 심는 활동이 더해진다. 침몰로 생명을 잃은 영혼의 수와 같은 4,100그루의 곧게 뻗은 가지를 지닌 사이프러스 나무가 단계적으로 조성될 예정이며, 향후 7년간 체계적인 관리 계획도 함께 마련되어 있다. 시간이 흐른 뒤에도 이 나무들의 '존재'가 그곳을 아름답게 가꾸고 희생자들을 기리는 상징이 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잊혀진 해상 대참사
오리아호의 난파는 세계 해양 사상 가장 큰 참사 중 하나로 꼽히지만, 정작 널리 알려지지 못한 비극이다. 사건은 1944년 2월 12일 저녁, 사로니코스 만에 위치한 파트로클로스 섬(개도리오니시) 인근 해상에서 발생했다.
1943년 9월 8일 이탈리아가 항복한 뒤, 독일군은 도데카니소스 제도를 완전히 장악하게 된다. 이탈리아 수비대는 항복하여 전쟁포로 신분으로 전락했다. 1944년 2월 11일 오후, 독일 당국에 강제 징발된 노르웨이 선박 오리아호의 좁은 선창 안으로 무려 4,115명의 이탈리아 병사들이 짐처럼 실려 들어갔다. 배수량 2,127톤에 불과한 이 배는 원래 화물선으로, 1920년 영국에서 건조된 선박이었다.
오리아호는 악천후 속에서 저녁 무렵 로도스섬을 출항해 피레우스 항으로 향했다. 그러나 항해 도중 거센 풍랑으로 인해 피레우스에서 남동쪽으로 25마일 떨어진 파트로클로스 섬에 좌초하고 말았다. 배는 기울기 시작해 결국 침몰했고, 선창에 가득 차 있던 수천 명의 이탈리아 포로들에게 그날 사로니코스의 바다는 '젖은 무덤'이 되었다"고 사로니코스 시는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