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1814년 영국군의 워싱턴 DC 방화 사건, 수도를 완전한 파괴에서 구해낸 것은 무엇이었을까?

미국 역사에서 가장 굴욕적인 순간 중 하나로 꼽히는 1814년의 워싱턴 방화 사건. 그런데 이 참사로부터 수도가 완전히 파괴되는 것을 막아준 결정적인 요인은 의외로 자연의 힘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1812년 전쟁 중 벌어진 영국군의 침공

먼저 시점을 정확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이 사건은 미국과 영국 간의 1812년 전쟁(1812~1815)이 진행 중이던 시기에 일어났습니다. 1814년 8월, 영국군은 체서피크만을 통해 상륙하여 블래덴즈버그 전투에서 미군을 격파한 뒤 수도 워싱턴 DC로 진입했습니다.

8월 24일, 영국군은 백악관과 국회의사당을 비롯한 주요 공공 건물들에 불을 질렀습니다. 당시 제임스 매디슨 대통령과 정부 관료들은 급히 도시를 탈출해야 했고, 미국은 건국 이후 처음으로 수도가 적에게 점령당하는 굴욕을 겪었습니다.

도시를 구한 초대형 폭풍우

그러나 다음 날인 8월 25일, 기록상 극심한 뇌우와 함께 토네이도로 추정되는 거대한 폭풍이 워싱턴을 강타했습니다. 이 폭풍우는 도시 곳곳에 번져가던 화염을 진압했고, 영국군의 추가 방화 계획도 무산시켰습니다.

폭풍으로 인해 영국군 병력 일부가 목숨을 잃었다는 기록도 전해지며, 이 예측 불가능한 재앙 같은 날씨는 영국군이 도시를 빠르게 포기하고 철수하는 데 한몫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잿더미에서 다시 일어선 수도

결국 워싱턴 DC를 완전한 폐허로부터 지켜낸 것은 군사적 방어가 아니라 갑작스럽게 몰아친 폭풍이었습니다. 불과 하루 남짓 만에 영국군이 물러난 뒤, 미국은 즉시 수도 재건에 착수했고 이 과정에서 백악관과 국회의사당이 현재의 모습으로 다시 세워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