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고대 로마의 향수 문화: 부자와 가난한 이를 위한 두 가지 용기

고대 로마의 향수 문화: 부자와 가난한 이를 위한 두 가지 용기

고대 로마의 향수는 사치품이라면 알라바스터(설화석고) 용기에 담겼고, 값싼 향수라면 유리병에 담겼습니다.

남녀노소 모두 즐긴 로마의 향수

고대 로마에서 향수는 특히 제정 시대를 중심으로 크게 유행하며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성별과 나이를 불문하고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향수를 몸에 뿌렸는데, 이는 단순한 개인의 취미를 넘어 당시 사회 전반에 퍼진 하나의 문화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로마인들의 향수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어떤 원료가 주로 쓰였고, 또 어떤 용기에 보관되었을까요?

전문 상점과 향수의 제조 방식

사료에 따르면 기원후 1세기 로마 시내에는 이미 이러한 향기로운 연고를 전문적으로 제조·판매하는 상점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향수는 다양한 천연 물질을 식물성 기름에 담가 우려내는 침지(浸潤) 방식으로 만들어졌으며, 그 원료로는 주로 꽃, 허브, 그리고 수지(樹脂)가 사용되었습니다.

알라바스터와 유리, 신분을 가르는 용기

어느 시대나 마찬가지로 로마에도 고급 향수와 값이 저렴하고 대중적인 향수가 공존했습니다. 고급 향수는 몸단장에 큰돈을 아끼지 않을 수 있는 부유층을 겨냥한 것이었고, 나머지는 서민들도 부담 없이 구할 수 있는 제품이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용기에서도 이러한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사실입니다. 고급 향수는 대체로 귀하고 값비싼 알라바스터 앰플(병)에 담겼지만, 저렴한 향수에는 단순한 유리병이면 충분했습니다. 덕분에 유리병에 담긴 향수는 가난한 이들도 손쉽게 구할 수 있었습니다.

향수를 '무익한 사치'로 여긴 황제

고대 로마의 향수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인기가 높았습니다. 다만 남성 중에는 향수를 쓸데없는 사치로 여기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소박하고 '촌스러운' 스타일로 유명했던 황제 베스파시아누스(Vespasianus)가 바로 이 부류에 속했습니다. 스베토니우스가 전하는 한 일화에 따르면, 그는 화려함보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인물이었기에 이런 유행에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