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장기 이식, 잊혀진 의학의 도전
줄기세포 치료와 인공심장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오늘날에는 쉽게 잊히지만, 지난 수십 년간 의사들은 동물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실험을 거듭해 왔습니다. 그러나 그중 어느 실험도 성공으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시도 가운데 가장 큰 파장과 가장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킨 사건이 바로 1984년 10월에 벌어졌습니다.
좌심이 사실상 없이 태어난 아기
스테파니 페이 보클레어(Stephanie Fae Beauclair)는 1984년 10월 14일, '좌심 저형성 증후군(Hypoplastic Left Heart Syndrome)'이라는 희귀 선천성 심장 질환을 안고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이 병은 심장의 왼쪽 절반, 즉 온몸으로 혈액을 내보내는 좌심실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하는 질환으로, 스테파니의 경우 심장의 왼쪽 부분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이 희귀 질환은 약 12,00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며, 치료하지 않으면 몇 주 안에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1980년대 당시에는 저형성 증후군에 대한 확립된 치료법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작은 스테파니의 부모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캘리포니아 로마린다(Loma Linda) 병원 의료진의 설득에 따라 그들은 지금까지 환자가 반드시 사망해 온, 가장 위험한 수술을 감행하기로 결정합니다.
많은 평론가들은 이를 순전한 미친 짓이라 평가했습니다. 레너드 베일리(Leonard Bailey) 박사가 이끄는 의료진은 신생아에게 어린 개코원숭이에게서 적출한 심장을 이식하기로 한 것입니다.

스테파니 페이 보클레어
미치광이인가, 개척자인가?
베일리 박사는 오랫동안 의학적 돌파구를 만드는 것을 꿈꿔 왔습니다. 그러나 그때까지 그의 연구는 동물 실험이 전부였습니다. 여러 마리 동물에게 다른 동물의 장기를 이식하고 그들이 얼마나 오래 살아남는지 관찰했을 뿐입니다. 그는 의학계 상당수에게 '추방자'처럼 여겨졌습니다.
그의 논문을 게재해 준 학술지는 없었고, 연구비도 동료들이 자신들의 급여 일부를 내놓은 덕분에 겨우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베일리는 '베이비 페이'(당초 아기의 신원이 공개되지 않아 세계 언론이 붙인 이름입니다)의 부모를 설득해 자신의 아이를 맡기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실패를 예고하는 신호는 많았습니다. 첫째, 베일리는 인간과 비교적 유사한 동물을 골랐지만, 개코원숭이는 인간보다 심장이 훨씬 작고 구조도 조금씩 달랐습니다.

비인간적인 수술. 베일리 박사의 의료진이 신생아에게 개코원숭이 심장을 이식하는 장면.
타임(Time)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오랑우탄, 침팬지, 고릴라가 더 나은 공여자가 될 수 있다고 인정했지만, 멸종위기 보호종을 이식에 사용하는 것은 비윤리적이거나 단순히 번거로운 일(서류 작업, 동물권 단체의 항의 등)이라고 밝혔습니다.
둘째, 의사들이 최적의 공여자를 고르기 위한 면역학적 검사를 마치기도 전에 아기의 상태는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아기는 신생아에게 드문 O형 혈액형이었는데, 병원에는 개코원숭이가 다섯 마리뿐이라 절차 전반이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그럼에도 상부의 승인을 받아낸 베일리는 실험을 물러설 생각이 없었습니다.
수술은 1984년 10월 26일, 4시간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아기의 새 심장은 뛰기 시작했고, 이후 며칠간 그녀의 상태는 서서히 좋아졌습니다. 의사들은 수술 전에는 호흡조차 힘들어하던 아기가 이제는 정상적인 건강한 아이처럼 울음을 터뜨리고, 하품하고, 엄마 품에 안기는 모습을 보인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이식 팀이 알린 것처럼 화려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아기는 수술 20일 만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동물의 심장을 이식받은 인간이 그토록 오래 산 경우는 그 전에도, 그 후에도 없었습니다. 동시에 이식 수술은 예상과 달리 그녀의 생명을 연장하지도 못했습니다. 수술을 받지 않았더라도 그녀는 비슷한 시기에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게다가 새로운 논란도 하나둘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비인간적인 실험이었는가?
병원 관계자들은 열정적으로 "일요일이 아마 그 아이의 인생에서 가장 좋은 날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의 보도에 따르면, 바로 그날 아기는 동물 장기를 점점 더 못 견디는 몸 상태로 버티고 있었습니다. 병원은 이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았습니다.
부모의 동의와 관련해서도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과연 그들은 자신이 무엇에 서명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을까요? 대안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을까요?
UCLA(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의 심장외과 의사 모네임 파달리(Moneim Fadali) 박사는 격렬하게 비판했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번 수술은 무책임한 허세에 불과했으며, 아이를 위해서는 동물의 심장이 아니라 사람의 심장을 찾아야 했다는 것입니다. 베일리는 필요한 시간 안에 인간 심장 공여자를 얻을 가능성은 극히 낮았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그의 팀은 그런 노력을 기울인 적이 없었습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수술 당일 다른 병원이 로마린다에 잠재적 공여자가 있다고 통보했는데 이 연락이 그저 무시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의문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베이비 페이의 부모는 의사들이 딴 대안이 없다고 확신시켜 줬기 때문에 위험한 수술을 선택했습니다. 그 결과 그들은 아이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안겼을 뿐 아니라, 아이를 진정으로 도울 기회마저 놓쳤습니다. 사실 1984년에 이미 이른바 '노우드 수술(Norwood procedure)'이 시행되고 있었습니다(물론 전혀 다른 병원에서 말입니다).

로마린다 대학교 의료센터. 레너드 L. 베일리 박사가 어린 스테파니에게 수술을 집도한 병원입니다(출처: Wikimedia Commons, 퍼블릭 도메인).
필라델피아 어린이병원의 심장외과 권위자 윌리엄 노우드(William Norwood)가 1980년대 초에 개발한 이 수술법은 저형성 증후군에 대해 완치 가능성이 높은, 사실상 유일하게 입증된 치료법입니다.
다시 말해, 갓 태어난 아이에게 개코원숭이 심장을 이식하는 대신, 아이를 진짜로 구할 방법이 이미 있었다는 뜻입니다. 타임지의 보도에 따르면 이미 1984년에도 노우드 수술을 받은 아이의 40%가 생명을 건졌습니다. 그렇기에 많은 평론가들이 베일리 박사의 수술을 비인간적인 실험이라 불렀던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이 된 수술
로마린다 대학교 웹사이트에는 지금도 베이비 페이 수술이 의학 발전에 기여했으며, 이식 수술로 살아남은 수십 명의 아이들이 그 불멸의 유산이라는 문구가 남아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체면을 세우기 위한 좋은 예에 불과합니다. 실제로 동물의 심장을 인간에게 이식하려던 시도가 남긴 결과는 단 하나, 그런 실험의 포기였습니다. 그 이후 사람에게 이식되는 심장은 오직 사람의 심장뿐이었고, 살아남은 것은 바로 그 아이들이었습니다.
『더 서블라임 엔진: 인간 심장의 생애(The Sublime Engine: A Biography of the Human Heart)』의 저자 스티븐 앤 토머스 어미든(Stephen & Thomas Amidon) 형제는 이렇게 결론지었습니다. "외과 의사들은 인간의 몸이 다른 포유류의 장기를 받아들일 것이라 믿은 혐의를 받았다. 현재 대부분의 의사는 이종장기이식(xenotransplantation), 즉 종간 장기 이식을 역병처럼 여기고 피한다." 다행히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