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으로 징조를 읽던 고대 로마인들
고대 로마인들은 본질적으로 미신에 깊이 의존하는 민족이었다. 그들은 세상의 온갖 사건과 현상 속에서 신들이 보내는 경고와 징조를 놓치지 않으려 애썼으며, 그 대상은 하늘의 이변부터 꿈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했다. 특히 꿈은 단순한 수면 중의 환상이 아니라, 신들이 미래를 알려주는 메시지로 여겨졌다.
노라에서 로마로, 결단의 기로에 선 술라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Lucius Cornelius Sulla)의 인생에서도 꿈은 결정적인 순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전해진다. 기원전 88년, 술라는 자신의 정치·군사 경력의 향방을 가늠하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었다.
당시 그는 노라(Nola)에 주둔하며 로마 진군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군대를 이끌고 수도 로마를 향해 진격한다는 것은 공화정 역사상 전례 없는 모험이었다. 실패하면 국가의 적으로 몰려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위험한 도박이었기에, 술라는 오랫동안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여신 마가 건네준 번개
어느 날 밤, 잠든 술라의 곁에 한 여신이 나타났다고 한다. 그 여신은 카파도키아 출신의 전쟁 여신 마(Ma)로, 술라가 직접 로마에 그 숭배를 들여온 신이었다. 여신은 그의 곁에 다가서더니 손에 한 줄기 번개를 쥐여 주며, 적들을 가차없이 응징하라고 명령했다.
이 꿈은 망설이던 지휘관에게 용기를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새벽이 밝아오자 술라는 더 이상 주저하지 않고 로마를 향해 행군을 개시했다.
꿈이 열어준 권력의 길
역사적으로 술라는 최초로 자신의 군대를 이끌고 로마 시내로 진입한 장군이 되었으며, 이 결단은 훗날 종신 독재관에 오르는 화려하면서도 논란 많은 경력의 출발점이 되었다. 플루타르코스의 『영웅전』에도 기록된 이 일화는, 고대인들에게 꿈이 얼마나 강력한 의사결정의 동력이 될 수 있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