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베수비오 화산 순직 로마 제독, 대플리니우스의 '잊혀진 해골'

베수비오 화산 순직 로마 제독, 대플리니우스의  잊혀진 해골

'플리니우스의 해골'. 위대한 로마 작가의 유해는 20세기 초에 발견되었다.

베수비오 화산이 삼킨 로마 최고의 학자

대플리니우스(기원후 23~79년)는 작가이자 박물학자, 로마 해군 제독으로, 기원후 79년 폼페이, 헤르쿨라네움, 스타비아를 화산재 아래 묻어버린 베수비오 화산 대폭발의 가장 유명한 희생자다.

당시 기록에 따르면 그는 피해 주민들을 구조하는 임무를 수행하면서, 동시에 당시 사람들이 거의 아무것도 알지 못했던 화산 현상을 직접 관찰하고 연구하려다 화산재와 유독가스에 휩쓸려 생을 마감했다. 그의 마지막 순간은 조카인 소플리니우스가 역사가 타키투스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오늘날까지 생생하게 전해지고 있다.

사로 강 하구에서 발견된 73구의 유해

1900년대 초, 사로(Sarno) 강 하구 인근에서 당시 화산 폭발 희생자로 추정되는 무려 73구의 유해가 발굴되었다. 그런데 그중 하나가 특별한 주목을 받았다. 다른 유해들과 상당한 거리를 두고 발견된 이 시신에서는 뱀 형태의 팔찌, 금 목걸이, 쌍두사(雙頭獅) 문양이 새겨진 반지, 그리고 정교한 상아 칼자루가 달린 검 등 값진 장신구와 유물들이 함께 나왔기 때문이다.

이 발견은 당대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거의 틀림없이 대플리니우스의 유해라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만약 사실이라면, 이것은 오늘날까지 우리가 실물로 소유하고 있는 고대 로마 유명 인물의 유일한 유해가 된다.

상자 속에 잠든 '플리니우스의 두개골'

그러나 이 귀중한 발견은 모든 세부 사항을 연구하고 분석해야 할 대상이었음에도, 오히려 너무나 오랫동안 잊힌 채 방치되었다. 로마의 보건예술 역사 박물관에 보관된 상자에는 단순히 "플리니우스의 두개골"이라는 몇 글자만 적혀 있을 뿐이었다.

오늘날의 정밀한 과학 기술을 활용하면 유해의 정체를 충분히 검증할 수 있다. 두개골 형태학적 분석, 연령 및 건강 상태 평가, 당시 기록과의 교차 비교 등을 통해 화산 재해 당시 55세였던 플리니우스의 신원을 확인할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유해는 관료주의와 무관심 속에 방치되어 왔다.

다행히 토리노 일간 라 스탐파(La Stampa) 등 언론의 끈질긴 관심과 노력 덕분에, 이 잊혀진 보물이 조만간 제대로 된 조명을 받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