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굴라(Caligula). 이 별명은 로마 군인들이 신던 전투용 샌들인 칼리가(caliga)에서 유래했습니다.
본명은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아우구스투스 게르마니쿠스(기원후 12~41년)로, 고대 로마에서 가장 용맹하고 사랑받던 지도자 중 한 명인 게르마니쿠스의 아들이었습니다. 그는 가이우스 카이사르라는 이름으로 제국을 통치했지만, 역사에는 '칼리굴라'라는 이름으로 더욱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대체 왜 그런 이름으로 불리게 된 걸까요?
칼리가, 로마 군인의 신발
칼리가는 로마 군인들이 착용하던 튼튼한 군용 샌들이었습니다. 두꺼운 가죽 밑창에 넓고 뾰족한 못을 박아 험난한 지형에서도 완벽한 접지력을 발휘할 수 있었고, 발목까지 감싸는 가죽 끈은 신발을 다리에 단단히 고정해 주었습니다. 동시에 발가락은 의도적으로 노출시켰는데, 이는 장거리 행군 중 가죽이 피부에 계속 문질러 상처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한 실용적인 설계였습니다.
그런데 이 신발이 어찌하여 황제와 관련이 있는 걸까요?
병사들의 마스코트, '어린 장화'
게르마니쿠스는 어린 아들을 자주 군사 원정에 데리고 다녔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린 가이우스 카이사르는 자연스럽게 부하 병사들에게 사랑받는 일종의 마스코트가 되었습니다. 병사들은 이 아이에게 '칼리굴라(caligula)', 즉 '어린 칼리가'라는 애칭을 붙여주었습니다.
쉽게 말해 '꼬마 장화뚱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무척 애틋하고 귀여운 별명입니다. 하지만 이 다정한 이름은 훗날 성인이 된 그의 성격과는 정반대로 어울리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영웅적인 아버지와는 닮은 점이 없는 그는 지나치게 잔혹하고 피에 굶주린 인물이 되어, 결국 역사상 최악의 로마 황제 중 한 명으로 기록되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