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네 프랑크는 가족이 은신처로 이동할 준비를 하며 각종 조치를 취하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숨어 지낸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실감하게 됩니다. 일기 속에서 그녀는 유대인임을 표시하던 노란색 다윗의 별을 옷에서 떼어내는 장면을 기록하고 있으며, 자신과 언니 마르고트에게 새로운 신분이 주어졌다는 사실도 언급합니다.
또한 안네는 부모님이 나누는 대화를 몰래 엿듣게 되는데, 앞으로 마치 범죄자처럼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습니다. 이러한 순간들을 통해 그녀는 다가올 미래에 대해 가족 모두가 깊은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예감하게 됩니다.
이 시기는 1942년 암스테르담에서 프랑크 가족이 '비밀의 방(아흐터하위스)'으로 은신하기 직전의 상황을 보여줍니다. 어린 소녀의 눈으로 점점 현실을 인식해가는 과정이 담겨 있어, 『안네의 일기』에서 가장 애틋하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대목 중 하나로 꼽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