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610년: 히라 산에서 받은 첫 번째 계시
무함마드는 메카 근처 노르 산의 히라 동굴에서 명상하던 중 대천사 가브리엘(아랍어로 지브릴)에게 첫 번째 계시를 받았습니다. 이 사건은 무함마드의 예언자 활동의 시작이자 이슬람 역사의 출발점으로 여겨집니다. 당시 그의 나이는 40세였으며, 이후 약 23년간 이어진 계시는 궁극적으로 이슬람의 경전인 코란으로 편찬되었습니다.
서기 619년: 슬픔의 해와 비잔틴-사산 전쟁
무함마드에게 개인적으로도 큰 시련의 해였습니다. 그해 그의 아내 하디자와 숙부이자 든든한 보호자였던 아부 탈리브가 잇달아 세상을 떠났는데, 이 시기를 이슬람 전통에서는 '슬픔의 해'라고 부릅니다.
한편 602년부터 이어져 온 비잔틴(동로마)-사산 전쟁은 한창 진행 중이었으며, 이 해 사산조 페르시아군은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를 함락하며 우위를 굳혔습니다. 이 장기 전쟁은 양대 제국 모두를 심각하게 소모시켰고, 훗날 이슬람 세력의 빠른 확장에 중요한 배경이 되었습니다.
서기 622년: 히즈라 — 메카에서 메디나로
메카 내 박해가 심해지자 무함마드와 신도들은 메카를 떠나 야스리브(오늘날의 메디나)로 이주했습니다. 이 이주를 '히즈라'라고 부르며, 최초의 이슬람 공동체(움마)가 세워진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히즈라가 일어난 해는 이슬람력(히즈라력)의 원년으로 정해져 있으며, 오늘날까지 이슬람권 달력의 기준점이 됩니다.
참고로 이슬람 초기사의 결정적 전투로 꼽히는 바드르 전투는 624년, 즉 히즈라 2년에 벌어졌습니다. 수적으로 열세였던 무슬림 군대가 메카군을 격파하며 초기 이슬람 공동체의 사기와 자신감을 크게 높인 사건입니다.
서기 630년: 메카 정복
628년 체결된 후다이비야 조약은 무슬림과 메카측 사이에 10년간의 휴전을 약속하고 무슬림의 메카 순례를 허용한 협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조약이 파기되면서 무함마드는 대군을 이끌고 메카로 진군했고, 630년 거의 무혈에 가까운 방식으로 메카를 정복했습니다. 이로써 카바는 이슬람의 성소로 재정비되었고, 아라비아반도에서 이슬람의 위상이 크게 강화되었습니다.
서기 632년: 무함마드의 죽음과 새로운 시작
무함마드는 632년 메디나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의 죽음 이후 신도들은 아부 바크르를 초대 칼리프로 선출했으며, 이는 이슬람 공동체의 통치 구조가 확립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후 아랍-비잔틴 전쟁과 아랍-페르시아 전쟁을 거치며 이슬람 세력은 급속히 팽창했고, 그 상징적인 전투인 야르무크 전투(636년)에서 할리드 이븐 알왈리드가 이끄는 무슬림 군대가 비잔틴군을 결정적으로 격파하여 레반트 정복의 길을 열었습니다.
맺음말
610년의 첫 계시에서 632년 무함마드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불과 20여 년 사이에 아라비아반도는 완전히 변모했습니다. 이 시기의 사건들은 단순한 연대기적 기록을 넘어, 오늘날 세계 주요 종교 중 하나로 자리 잡은 이슬람 문명의 뿌리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열쇠입니다.